-“고구마밭 8시간 일해 월300만원 벌어요”… 계절근로 6개월만에 680만원 저축
“한국은 농사일이라도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도구도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요.”
충청남도의 한 농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출신 응우옌득땀(Nguyen Duc Tam·31)씨는 한국 농장에서 일한 지 2년차지만 아직도 한국의 체계적인 시스템에 놀란다. 2023년 한국에 온 그는 생강, 감자, 양파, 고구마, 쌀을 재배하는 농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일 새벽 5시 40분, SUV 한 대가 기숙사 앞으로 들어선다. 이 차는 응우옌씨와 태국, 중국인 동료들을 농장으로 데려간다. 그의 주 임무는 온실 내 고구마 덩굴을 정리하는 것. 점심시간 30~60분을 빼고 하루 8시간을 쉬지 않고 일한다.
“지금은 날씨가 선선해 괜찮지만, 7월이 되면 열기가 가마솥 같아요.”
베트남에서 편의점에서 일할 때 그의 월급은 29만원 수준이었다. 한국남자와 결혼한 누나의 도움으로 계절노동자 프로그램에 지원해 한국 땅을 밟았다. 하루 9만원(63달러)을 버는 그는 기숙사비와 식비를 제하고도 매달 100~130만원을 저축한다.
베트남 농촌 출신임에도 처음에는 한국 농기계 다루기가 어려웠다. 농장이 넓고 언덕이 많은데다 현대식 기계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했지만, 지금은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혀 대화가 가능하다.
6개월 일한 뒤 그는 1억3000만 동(약 680만원)을 모아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현재는 다시 일하기 위해 한국행을 준비 중이다.
응우옌씨는 2022년 시작된 한국-베트남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의 일원이다. 베트남 해외노동관리국 응우옌누투안(Nguyen Nhu Tuan) 부국장에 따르면 2022년 433명이던 참가자가 2024년에는 2157명으로 급증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령화로 인력난을 겪는 한국 농어업 현장과 일자리가 필요한 베트남 노동자들의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노동자들은 3~8개월간 한국에 머물 수 있으며, 계약 종료 후 귀국해야 하지만 연간 두 번까지 재신청이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중개 수수료 없이 여권, 비자, A건강검진비, 항공료만 부담하면 되고, 55세까지 지원할 수 있어 고령 노동자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한 비자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고객의 80%가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의 친척”이라며 “주로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신청자가 많다”고 전했다.
껀터(Can Tho) 출신 후인누(Huynh Nhu)씨는 2022년 충청남도 남자와 결혼한 뒤 빚에 시달리던 오빠의 한국행을 도왔다. 8개월간 일한 오빠는 매달 150만원씩 저축했다.
그러나 투안 부국장은 중개인을 통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많은 사람이 브로커에게 520만원 이상을 지불했지만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31세 미안(My An)씨는 언니의 도움으로 지난해 한국에 와 안동시 농장에서 일한다. 언어 장벽이 있지만 “베트남보다 수입이 몇 배 높아 참고 일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Vnexpress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