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르 총리 “인구·경제력 가진 아세안이 굳건히 함께해야”
미국의 상호관세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 말레이시아가 회원국의 ‘단일대오’를 촉구했다고 9일 보도했다.
8일 AF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6억4천만 인구와 세계 최고 수준 경제력을 가진 아세안이 굳건히 함께해야 한다”고 전날 국제회의 등에서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정치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상호관세 문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향후 협상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회원국이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보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아세안에 더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미국의 관세 책정 방식에 결함이 있고 근거가 약하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그는 협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온건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틍쿠 자프룰 아지즈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은 아세안 차원의 공동 대응과 더불어 말레이시아가 미국 상호관세 충격 완화를 위한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고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자프룰 장관은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대체 시장으로의 수출 증대, 반도체·항공우주 산업 보호를 위한 부문별 예외 조항 협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와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참여한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아세안과 중국·인도 FTA 개정 등을 올해 추진할 과제로 제시했다.
안와르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과 연이어 통화했다. 아세안 경제 장관들은 10일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세안에는 미국의 초고율 상호관세가 부과된 국가가 다수다.
회원국 중 캄보디아가 49%로 상호관세율이 가장 높고, 라오스(48%), 베트남(46%), 미얀마(44%), 태국(36%), 인도네시아(32%)가 뒤를 이었다.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는 24%, 필리핀은 17%, 싱가포르는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연합뉴스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