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트럼프發 상호관세, 베트남 GDP 최대 5.5% 타격”

– 국내외 전문가 “조속한 대미 협상, 수출시장 다변화 나서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오는 9일부터 적용하는 최고 46%의 고율 상호관세로 베트남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8일 보도했다. 

국내외 통상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인해 베트남의 GDP가 0.99%에서 최고 5.5%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대미협상과 수출시장 다각화에 주력할 것을 정부 당국에 권고했다.

미국은 지난 5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기본관세 10%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국(25%)과 베트남(46%) 등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60여개국에는 오는 9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베트남에 부과되는 상호관세는 미국의 주요교역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무역흑자 재조정을 위해 각국의 대미 무역흑자와 수출입 규모, 기존 관세수준 등을 기준으로 관세율을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내놓은 외국무역장벽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對)베트남 상품수지 무역적자는 2023년 1045억달러에서 지난해 1234억달러로 늘어났다. 서비스부문 흑자는 각각 16억달러, 17억달러로 전체 무역수지 균형을 맞추는데 크게 부족했다.

베트남 정부는 그러나 미국산 상품에 적용중인 관세율은 평균 9.4%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상품이 최고 15%이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베트남은 최근 수년간 과자류와 호두, 케첩부터 잉크젯 프린트에 이르기까지 8개 품목에 대한 국제무역기구(WTO) 최혜국(MFN)대우 세율을 인상해 가공식품과 농산물에 베트남이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공대의 니븐 윈체스터(Niven Winchester) 경제학 교수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쓴 기고문을 통해 “베트남은 캐나다와 멕시코·태국·대만·스위스·한국·중국과 함께 상호관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위국가 그룹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책 변화의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는 계산모델을 사용한 결과, 상호관세를 비롯한 새로운 미국의 관세정책은 베트남의 GDP를 0.99%, 50억달러 상당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구 평균소득이 연간 196달러씩 감소한다는 의미다.

한편 네덜란드 금융그룹인 ING는 상호관세에 따른 베트남의 경제적 타격을 더 크게 추산했다. ING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GDP의 대미 의존도는 최대 12%에 달하는데 46%의 고율관세가 매겨지면 GDP가 최고 5.5%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베트남은 GDP 측면에서 아시아에서 상호관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로, 달러대비 베트남 동화(VND) 가치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고, 환율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율 상호관세는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부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간접적 영향까지 성장에 큰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대미협상과 함께 수출시장 다각화에 나서는 한편, 유럽연합(EU)과 같은 주요 수출시장에 주력할 것을 입모아 지적하고 있다.

세관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EU 수출은 전년대비 19.3% 증가한 521억달러로 세번째로 큰 수출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0년 8월 발효된 베트남-EU자유무역협정(EVFTA) 이후 베트남의 EU수출은 연간 12~15% 성장세를 보이며 4년만에 누적 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호찌민시국립경제법학대의 응웬 찌 하이(Nguyen Chi Hai) 부교수는 “미국의 상호관세에 따른 과제와 압력을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미국은 큰 시장임이 분명하지만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기에 생산과 시장 다각화에 중점을 둔 새로운 방향을 찾는 것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수출다변화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가 말했던 것처럼 조화로운 이익추구와 위험공유의 정신으로 협상에 나서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양국 관계는 매우 좋아 협상의 긍정적인 토대가 마련돼있다”며 “협상의 핵심원칙은 우호관계와 상호지원을 유지하며 국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미국이 베트남에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즉각 신속대응팀을 꾸리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한편 ING는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대신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베트남은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이런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베트남은 자동차와 LNG(액화천연가스), 농산물 등 여러 품목에 대한 수입관세 인하를 비롯해 보다 많은 것을 양보하며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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