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문가들 “수출 다변화·美와 협상 서둘러야”… 정부 신속대응팀 가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부과한 46% 상호관세로 인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5.5%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4일 Vnexpress지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180개 이상의 무역 파트너에 대해 10~50%에 이르는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베트남은 중국, 캄보디아 등과 함께 46%라는 최고 세율을 적용받는 국가에 포함됐다.
이번 관세는 금, 구리, 의약품, 목재 가구, 반도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일부 에너지 및 광물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알루미늄, 철강,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은 이전에 부과된 25% 관세가 계속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상호관세는 “무역 흐름의 재균형”을 목적으로 하며, 세율 계산 공식은 무역적자와 수출 데이터 등을 입력값으로 사용한다.
백악관의 ‘외국 무역장벽 보고서’는 미국의 대베트남 상품 적자가 2023년 1,045억 달러에서 지난해 1,234억 달러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서비스 무역 흑자는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같은 기간 16억 달러와 17억 달러에 그쳤다.
베트남의 미국 상품에 대한 평균 관세는 약 9.4%로, 대부분 15% 이하이지만 미국은 가공식품과 농산물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사탕, 호두, 케첩, 잉크젯 프린터 등 8개 제품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대상 최혜국(MFN) 수입관세를 인상한 바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과대학의 니븐 윈체스터(Niven Winchester) 경제학 교수는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지에서 베트남이 캐나다, 멕시코, 태국, 대만, 스위스, 한국, 중국과 함께 상호관세의 첫 번째 영향권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변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는 계산 모델을 사용한 결과, 그는 상호관세와 새로운 미국 관세가 베트남 GDP를 0.99%, 약 50억 달러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각 가정이 연간 평균 196달러(약 500만원)의 손실을 입는다는 의미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의 분석은 더 심각한 전망을 내놓았다. ING는 베트남의 미국 시장 노출도가 GDP의 12%에 달한다며, 46%의 세율은 베트남 GDP의 5.5%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ING 보고서는 “베트남은 상호관세로 인해 아시아에서 GDP 측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태국이 그 뒤를 따른다”며 “두 국가에 대한 높은 관세는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부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간접적 영향까지 주요 성장 과제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익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빠른 협상을 진행하면서 수출 다변화를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독일 마인츠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의 필립 하름스(Phillip Harms) 국제경제학 교수는 시장 다변화를 우선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문제는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우리를 수동적 위치에 놓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럽과 베트남은 낯선 사이가 아니며, 베트남-EU 자유무역협정(EVFTA)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베트남 호찌민시 국립대학 경제법대학의 응우옌 찌 하이(Nguyen Chi Hai) 부교수는 “우리는 미국이 큰 시장이라 해도 그곳에만 집중할 수 없다”며 “새롭고 더 적합한 방향을 찾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미국의 46% 상호관세 부과에 대응해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응우옌 득 찌(Nguyen Duc Chi) 재무부 차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무역 균형을 향해 나아가길 원하지만, 이는 ‘모든 당사자에게 더 좋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주말 정부 지도부가 미국을 방문해 상호관세 부과와 직접 관련된 여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NG는 “베트남은 자동차, 액화가스, 일부 농산물 등의 수입관세 인하와 같은 더 많은 양보를 제공하며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Vnexpress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