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을 피하려는 기업들에게 베트남이 ‘중국 대안’으로 주목받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로 더 이상 관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트남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46%다.
CNBC는 운동화부터 소파에 이르기까지 업체들이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면서 이번 상호관세로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미국의 대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20년 넘게 최대 대미 수출국이었지만 2023년 멕시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4천389억 달러(약 644조원)어치를 수출했다. 2022년(5천363억 달러·약 787조원)과 비교하면 18% 줄어든 것이다.
반면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에 1천366억 달러(약 200조원)를 수출해 전년 대비 19% 증가세를 보였다.
CNBC는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상호관세 부과로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일부 유명 브랜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키는 신발 제품의 약 절반을 중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그중 약 25%는 베트남에서 만든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발표한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34%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마약 유입 문제로 중국에 총 20%의 추가 관세를 이미 부과한 바 있다.
관세 확대는 가뜩이나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인 나이키의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키 이외에 다른 주요 스포츠 브랜드들도 베트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23년 미국으로 수입된 신발 3분의 1이 베트남에서 제조됐다고 CNBC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랜드별로 보면 나이키 신발류 50%, 룰루레몬 40%, 아디다스 신발류 39%, 애버크롬비 35%, 나이키 의류 28%, 갭 27%, 아디다스 의류 18% 등이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노스페이스와 팀버랜드, 반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업체 VF 코퍼레이션 역시 중국과 베트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밖에 가구, 장난감 제조업체들도 베트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연합뉴스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