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청년들이 감당할 수 없는 주택 가격과 임대료로 인해 독립을 포기하고 부모 집으로 돌아가는 ‘캥거루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26일 보도했다.
27세 쩐 하이(Tran Hai)는 지난해 6월 아내와 2살 된 딸과 함께 하노이 탄쑤안(Thanh Xuan) 지구에 있는 부모님 집을 떠나 독립을 시도했다. 7명의 성인과 2명의 아이가 함께 사는 3대가 모인 환경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부부의 월 수입 2천만 동(약 78만3천원)으로 월 임대료 8백만 동과 기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집주인이 시세를 이유로 임대료를 3백만 동 올렸다. 결국 독립 4개월 만에 재정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모님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이라면 내 집을 가질 날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라고 하이는 안타까워했다.
베트남부동산협회(VARS)에 따르면 하노이의 평균적인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가구당 월 4천5백만~2억1천만 동의 소득이 필요하다. 이는 대부분 사람들의 실제 소득의 2.3~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글로벌 부동산 연구업체 글로벌 프로퍼티 가이드(Global Property Guide)의 최근 보고서는 하노이를 임대료 기준 아시아에서 11번째로 비싼 도시로 선정했다. 2베드룸 유닛의 평균 임대료는 715달러(약 94만원)로 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 뭄바이를 능가했다.
28세 타인 나(Thanh Nha)는 3억 동을 저축하고 부모로부터 8억 동을 지원받았음에도 어떤 종류의 아파트도 구매할 수 없었다. 하노이 외곽 지역과 중심가의 오래된 아파트를 살펴봤지만 모든 곳의 가격이 30억 동을 초과했다. 30제곱미터 이상의 주택은 최소 50억 동 이상이었다.
VARS의 의장 응우옌 반 딘(Nguyen Van Dinh)은 주택 가격 급등의 원인을 개발업자들이 주로 고소득 구매자와 투기꾼을 대상으로 하면서 발생한 공급 부족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저소득 및 중간소득층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호찌민시도 비슷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건설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호찌민시의 아파트 가격은 20~30% 상승했다. 이전에 제곱미터당 3천만 동 미만이었던 저렴한 주택은 현재 4천5백만 동부터 시작한다.
부동산 전문가 레 꾸옥 키엔(Le Quoc Kien)은 청년들에게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취업 후 첫 10년 동안 주택 비용의 최소 30%를 저축하고 나머지는 장기 은행 대출을 통해 조달하되, 월 모기지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라고 제안한다.
그는 또한 임차인은 소득의 2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도시 외곽의 저렴한 집을 선택하면 돈을 절약할 수 있지만 통근 비용과 시간이 증가할 수 있다”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총 비용과 시간을 예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인해 청년들이 부모와 함께 살게 되는 영국, 미국, 호주, 한국, 중국 등의 글로벌 트렌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Vnexpress 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