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기 바빠 연애할 시간이 없어요”… 베트남 청년들 ‘결혼 포기’

-전문가들 “근무시간 단축으로 해결” vs 청년들 “비현실적” 반발

 베트남의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경제적 안정을 우선시하며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15일 보도했다.  

하노이에 사는 27세 안 킴 씨는 “남는 시간이 있으면 쉬는 데 써요. 소개팅이나 연애할 정신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월 2000만동(약 100만원)을 버는 고소득자지만, 하루 4~5시간 수면으로 연명하며 일에 매진하고 있다.

호찌민시에 사는 30세 IT 전문가 칸 호앙 씨도 “월세와 생활비는 오르는데 임금은 낮아 돈 버는 게 급선무예요. 연애나 결혼에 들어갈 여유가 없죠”라고 토로했다.

이들의 사연은 베트남 청년들의 현실을 대변한다. 베트남 노동안전부에 따르면 베트남 근로자들은 동남아에서 가장 긴 시간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보다 연간 440시간, 싱가포르보다 176시간 더 일한다는 것이다.

이에 응웬 티엔 난 교수는 지난 6일 하노이에서 열린 인구법 정책 워크숍에서 “근무 시간을 줄여 남녀가 파트너를 찾을 시간을 더 주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Vnexpress지가 1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3%가 이 제안이 “비현실적”이라고 답했다. 킴 씨는 “시간이 생기면 쉬거나 사업을 할 거예요. 어차피 시간 줄이면 월급도 줄 텐데 누가 좋아하겠어요?”라고 반문했다.

호찌민시 교육대학의 다오 레 탐 안 심리학자는 “일부 젊은이들이 관계와 결혼을 미루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며 “경력 집중, 자유에 대한 욕구, 재정적 불안정, 집을 살 수 없는 상황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근무시간 단축이 출산율 저하와 결혼 연령 상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만, 부이 티 안 하노이 지식인여성협회장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근무시간 단축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킴 씨는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어떻게 개인의 행복을 생각할 수 있겠어요?”라며 안정된 수입과 경력 발전 기회, 주택 소유 등이 갖춰져야 결혼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베트남 노동조합연구소의 2023년 8월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평균 월 지출은 1170만동(약 58만원)인데 반해 수입은 788만동(약 39만원)에 그쳤다. 응답자의 24.5%만이 수입으로 생활비를 간신히 충당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발전, 출산 혜택 개선, 근로자를 위한 교육과 의료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Vnexpress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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