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학교가 가까운 7군 푸미흥 미드타운에 한국 가정식을 선보이는 ‘부엌’이 문을 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집밥의 따뜻한 위로가 그리운 교민들과 현지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호찌민 푸미흥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미드타운에 자리 잡은 ‘부엌’은 한국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담아낸 정성 어린 메뉴들로 고향의 맛을 전하고 있다. 이국땅에서 느끼는 고향의 맛, ‘부엌’에서 만나보자.
이국땅에서 만난 어머니의 부엌
호찌민에서도 그냥 맛 만으로 정통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부엌은 그 이름처럼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정갈한 한식으로 현지 교민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베트남 현지인들에게는 한국 식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역국과 꼬막비빔밥이라는 차별화된 메뉴로 경쟁이 치열한 호찌민 한식당 시장에서 독자적인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누구나 아는 맛을 정말 잘 구현한 느낌”이라는 한 식객의 리뷰처럼, 부엌은 화려한 변주 없이도 본질에 충실한 맛이 그동안 MSG와 자극적인 맛에 지친 식객들에게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곳이다.
부엌의 대표적인 한상차림
미역국, 한국인의 영혼을 품다
‘미역국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은 베트남은 물론 한국에서도 흔치 않다. 부엌은 이 틈새를 파고들어 미역국을 메인 메뉴로 내세웠다. 가자미, 전복, 소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미역국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특히 가자미 미역국은 통으로 들어간 가자미 살이 통통해 식감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역국은 돌솥밥과 함께 제공되는데, 마치 한국 가정의 상차림을 그대로 재현한 듯하다. 밥이 조금 연한거 같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해 보이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 꼬막비빔밥
▲ 부엌의 대표메뉴 ‘가자미’ 미역국
▲ 모든 메뉴는 돌솥밥이 기본으로 나온다
다채로운 메뉴로 한식의 스펙트럼을 넓히다
부엌의 메뉴는 미역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꼬막비빔밥 정식은 손님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 메뉴로 꼽힌다. 생각보다 많은 꼬막이 들어가 있어 놀라운데다가, 작은 한국 꼬막과는 다르게, 베트남에서 생산된 꼬막을 사용하여 큼지막한 조각이 일품이다. 이렇게 해감이 잘 된 실한 꼬막과 개운한 양념장의 조화는 호찌민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맛이다.
코다리조림 또한 놓칠 수 없는 메뉴다. 간이 조금 세긴 하지만 어지간한 코다리 전문점보다 나으며,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말 깔끔하게 맛있는 편이다. 특히 소꼬리찜, 미나리전, 제육볶음 정식 등 혼자 먹기도 좋고, 술 안주를 같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 구성은 손님들의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되고 있다.
정성이 느껴지는 서비스와 분위기
부엌의 공간은 넓고 쾌적하게 보이게 최대한 흰색바탕에 나무가 잘 어울러져있는 인테리어로 구성했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깔끔하고 무난한 느낌이 손님에게는 충분하다.
필요시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룸도 마련되어 있다, 별실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홀과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한쪽에는 편안함을 느낄수 있는 푹신한 소파가 준비되어 있다. 이러한 깔끔한 인테리어는 음식의 정갈함과 어우러져 편안하고 부담없는 식사 분위기를 조성한다.
한국인도 놀란 정통 한식의 맛
부엌의 음식은 한국인 입맛에 충실하게 맞추어져 있다. 실제로 셰프와 오너 모두 한국인으로, 정확하고 정교한 맛을 구현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 기자가 방문했을때 뒷자리에 앉았던 한 단골 고객은 “연속으로 매일 가서 밥을 먹게 된다”고 할 정도로 중독성 있는 맛을 이곳의 인기 비결로 꼽았다. 또 다른 고객은 “모든 메뉴 도장깨기를 시도 중”이라며 다양한 메뉴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베트남 손님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한다. “처음 먹었을 때부터 반했다”며 “다시 여러 번 방문할 것”이라는 리뷰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 음식을 시도해보고 싶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이곳을 추천한다는 현지인들의 평가는 부엌의 맛이 얼마나 보편적으로 인정받는지를 옅 볼 수 있는 기회다.
가성비 좋고, 접근성 좋은 절묘한 위치와 합리적 가격대
부엌의 1인당 가격대는 20만~80만 동(약 1만~4만원) 정도로, 메뉴에 따라 차이가 있다. 고급스러운 한식당임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평가다.
미드타운 스타벅스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 위치를 기억하기도 좋다. 호찌민에서 한식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점심, 브런치, 저녁 모두 영업하며, 배달K를 통해 호찌민 일부지역은 배달도 가능하다.
그랜드 오프닝을 한지 한달도 안되서 푸미흥의 맛집으로 떠오른 한식당 ‘부엌’. 맛의 비결과, 사업의 포부를 알아보고자 부엌의 오너인 정민성 사장과 함께 식당의 콘셉트부터 창업 스토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그랜드 오프닝을 하셨는데 반응이 어떤가요?
반응은 괜찮은 편이에요. 아직 홍보는 많이 안 됐지만, 매력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요. 사실 그랜드 오프닝은3월 11일에 했지만, 그전에 한 달 가까이 가오픈을 진행했거든요. 벌써 구글 리뷰가 19-20건 정도 올라와 있습니다.
‘부엌’이라는 식당은 프랜차이즈인가요?
그리고 이 식당의 콘셉트는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네, 제가 직접 만든 프랜차이즈에요. 저희 부엌의 콘셉트는 미역국하고 꼬막 비빔밥이 메인 메뉴인 가정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미역국 자체가 웰빙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돼지국밥이나 설렁탕 같은 국물 요리 전문점은 많아도 미역국을 전면에 내세운 곳은 거의 없거든요. 꼬막을 활용한 메뉴도 드물고요.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한식당이 많지 않아서 그 부분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해산물만 취급하시나요?
아니요, 해산물만 있으면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서 육고기도 메뉴 구성에 포함시켰어요. 모든 메뉴가 정식으로 1인분씩 나오기 때문에 손님들이 취향대로 다양하게 주문하실 수 있습니다.
식당 위치 선정은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푸미흥나 시내 1군 쪽으로 갈지 고민했는데, 이 지역을 잘 모르니까 사전조사를 했죠. 매장 오픈 전에 한 여섯 번 정도 답사를 다녔는데, 처음 자리를 잡으려면 주거지 쪽이 맞겠다고 판단했어요. 시내 쪽은 관광객들이 많은데, 그들이 일상적인 가정식을 찾진 않을 것 같았거든요. 전략적으로는 여기 사시는 분들 위주로 소문이 나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이 현재 위치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50평대 정도를 생각했는데, 여기가 70평으로 조금 컸어요. 하지만 위치가 제일 눈에 띄더라고요. 스타벅스도 옆에 있고, 간판을 달아놓으면 홍보하기도 좋고, 공간도 넓고 주차장도 좋아서 결정했습니다.
장사는 어떤가요? 점심과 저녁 중 언제 손님이 더 많으신가요?
지금은 점심 손님이 조금 더 많은 편이에요. 주말 같은 경우에는 저녁에 가족 단위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테이블당 매출이 높은편입니다.
현지인들도 많이 찾나요?
아직은 한국인 손님이 많지만,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것에 비해서는 현지인, 중국인, 대만인 손님도 제법 많은 편이에요. 하루에 3-4테이블 정도의 외국인 손님이 방문하시죠. 미역국 같은 경우는 동양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진 음식이니까요.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저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매장에 매니저가 있긴 하지만, 손님들이 계산하고 나가실 때 제가 꼭 여쭤보고 반응을 살펴보는데, 나쁘지 않아요. 리뷰를 보면 ‘맛있다’, ‘집에서 먹는 맛’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광고를 통해 조금 더 멀리 알려지면 좋겠어요. 한국 음식점이 많긴 하지만, 이런 콘셉트의 식당은 드물거든요.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올 수 있을 정도로 입소문이 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