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Coulmn – 골프 앤 컨트리 클럽 (Golf and Country Club)

베트남의 대표적 골프장의 하나로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베트남 골퍼들의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VGCC(Vietnam Golf and Country Club) 라는 이름의 골프장이 있습니다.

왜 골프장 이름에 컨트리 클럽이 붙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외국의 많은 골프장이 그런 이름을 붙입니다. 별 생각 없이 넘길 수 있지만 왜 거추장스럽도록 긴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예를 들어 롱안에 위치한 <웨스트 레이크 빌라 앤 골프 클럽>의 예를 들어봅시다. 그 이름 만으로 그 클럽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호찌민 서부지역의 호수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클럽인데, 빌라를 함께 지어서 골프도 치고 숙박도 할 수 있는 곳인가 보다 싶은 것이죠.

그런데 왜 VGCCS는 컨트리 클럽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그냥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이라 그 근거를 좀 찾아봤습니다. 30여년 전 그 클럽의 파운데이션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면 적어도 그 클럽의 이름에 엮인 스토리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컨트리 클럽의 유래를 찾아봤지요.
조사에 따르면 컨트리 클럽은 19세기 말, 그러니까 1880 정도에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클럽이 목적은 상류층 엘리트들의 사교와 여가 활동을 위해 설립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파괴된 귀족 커뮤니티 유대감을 재건하기 위해 소규모 저택 같은 곳에서 자신들만의 놀이터를 만든 것입니다.

이름이 컨트리 클럽인 것은 영국의 <컨트리 하우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영국의 <컨트리 하우스>란 중세기 영주의 집으로 Manor House라고 불리던 곳인데 (호찌민 빈탄 군에도 MANOR라는 이름의 고급 아파트가 있습니다) 이 이름이 차후 <컨트리 하우스>로 변형되어 불렸습니다. 늘 영국을 추종하던 미국에서 그 이름을 빌려 컨트리 클럽을 만든 것입니다. 즉 컨트리 클럽이란 스스로 영주급 인사의 생을 즐기고 싶은 귀한 분들의 아지트인 셈이죠.

1920년대에는 산업화, 소득 증가, 교외화로 인해 컨트리 클럽의 성장이 가속화되며 커뮤니티 사교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원래 컨트리 클럽에는 수영, 테니스, 경마 등 여러가지 스포츠 활동을 위해 넓은 토지를 갖고 있었는데, 그 스포츠 여가 활동에 골프가 등장하고, 골프의 비중이 커지자 점차로 골프장이 주가 되고, 컨트리 클럽의 사교활동이 부가 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이름하여 <골프 앤 컨트리 클럽>이 탄생합니다.

그래도 이런 이름이 있다는 것은 골프 외 다른 여가 활동이나 사교 모임이 존재한다는 의미인데 현대의 골프 앤 컨트리 클럽에서는 그저 골프를 위한 활동에 모든 초점이 모아지고 다른 친교 활동은 사실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되었습니다. 골프 외에 어떠한 활동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회원이지만 서로 친분을 쌓을 만한 기회가 없습니다. 그저 몰려드는 내 외장객들을 소화하느라 바쁩니다.

베트남의 전반적 골프 클럽의 운영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시내에 위치한 잘 나가는 골프 앤 컨트리 클럽의 운영은 너무 살벌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컨트리 클럽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회원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야 할 식당에서 별로 마실 것 같지도 않은 짜다 한 잔마저 그 요금을 청구하는 인색한 모습은 그 골프장의 가난한 운영 방침을 엿보는 듯하여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자신의 클럽에서 물 한잔 못 얻어먹는 회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3천 몇백만동의 회비를 지불합니다.

회원들의 모임이라는 컨트리 클럽이라는 이름이 걸맞은 운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월별 토너먼트도 만들고, 회원들의 생일 혹은 좋은 소식을 알리고 새로 들어온 회원의 정보를 제공하는 게시판을 운영한다든가 하면 진정으로 회원이 주인이 되는 컨트리 클럽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골프장이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나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친구들과 사적인 골프를 즐기기 위해 오거스트 내셔날 골프 코스를 만들었다는 바비존스의 호기가 조금 이해가 되는 듯합니다.
컨트리 클럽, 영주의 집을 꿈꿔봅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Translate »
Copy Protected by Chetan's WP-Copypro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