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술이 발달하여 전반적으로 수명이 늘었지만 암은 하늘마저 외면하는지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씬짜오베트남에 칼럼을 5년간 개재하며 인연을 맺었던 지인의 부인이 59세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하며 아까운 생을 마감했다는 부고를 접하고 한동안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지식인으로 많은 재능을 가지신 분이었고, 최근에도 대학원에 다니며 공부에 매진하던 분이었는데 갑작스럽게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정말 하늘의 뜻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암으로 죽마고우 2명을 10년 전에 잃고 심한 속앓이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한 그들과의 추억이 너무 짙어 지금도 그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곤 합니다. 그래도 모두 하늘에서 아픔이 없는 평화의 안식을 얻었으리라 믿습니다.
요즘 대부분 부고의 원인은 암인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지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 사망자중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30대와 40대에서는 5-6%에 불과하지만, 60대가 되면 40%로 급증하고 80대가 되면 무려 54%로 증가합니다. 80대가 넘어 돌아가시는 분 중에 노환이나 사고로 인함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암으로 인한 죽음입니다.
의학이 발달하며 암 치료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망자중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소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의 추세를 살펴보면, 2019년의 암 사망 비율은 30.7% 였으며, 2023년에는 31.5%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통계가 말해주는 것은, 암 치료는 좋아지고 있지만 암 발생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암 발생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의료 인프라의 발달로 암 진단이 더욱 세밀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사망을 유도하는 암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을 가진 암은 폐암으로 2023년 기준 31.5%, 두번째로는 대장암이 18.1%, 세번째는 위암인데 5.6%, 그리고 네번째가 간암이 9.8% 라고 합니다.
결국 인류의 죽음을 유도하는 가장 큰 요인은 암인 셈인데, 과연 암은 언제나 정복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최근에 등장한 인공지능이 이런 우리의 기대를 일부라도 채워줄 수 있다는 희망적 뉴스가 나오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의 장점은 데이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짧은 시간에 분석하고 정리하여 원하는 답을 제공하는 게 인공지능의 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인공지능의 기능이 의료계에서 엄청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암이 발생한 환자의 사전, 사후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면 암이 발생하기 전부터 징후를 파악할 수 있어 사전 예방이 가능해지고, 사후에도 방대한 진료기록을 활용하여 각각의 체질이나 개인적 특징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인간의 불확실한 능력으로 해오던 일을 제한 없는 AI의 능력을 사용하여 더욱 정확한 진단으로 예방이 가능해졌고 치료 역시 업그레이드 된다는 것입니다.
암환자의 대부분은 지난해 검진 때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암이 나타났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숙달된 의사라 해도 각종 영상 사진을 해독하는 것은 기계의 눈처럼 정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AI가 나선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AI의 눈은 인간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나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도 놓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징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에 따른 진행을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미래의 일을 예상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대처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AI가 활동 영역을 넓혀도 인명에 관한한 최종 결정은 신의 영역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인명재천이라는 말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부여된 숙제는 그저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누구나 느끼는 일이지만, 세상만사가 늘 평안하리란 보장은 없지요. 우리 건강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늘 건강한 육신을 갖기 위하여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며 관리해야 합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일, 나라를 다스리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하지요. 성경에 보면 자신이 성전이라 했습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말씀하셨죠. 자신 즉, 하나님이 주신 성전을 가꾸는 일이 쉬울 리 없습니다. 그저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감사하며 사는 게 주님의 성전을 가꾸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끝으로 하늘의 부름을 받으신 분의 명복을 기원하고, 지금도 암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의 빠른 쾌유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