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아파트 단기임대 금지에 임대료 ‘하락’

세입자 유치경쟁 시작

민시가 아파트 단기임대 금지 원칙을 확인하고 나선 이후 적법한 장기임대 세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일부 아파트 임대료가 10% 가까이 하락하는 등 임대시장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4일 보도했다.

민시 인민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도시내 아파트 관리·사용에 대한 규정을 통해 주거용 아파트를 관광숙박업의 사업장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분명하게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단기임대와 일일임대, 시간제임대 등의 관광숙박업에 사용되는 아파트는 혼합용도 목적으로 건설된 관광용아파트(콘도텔)로 제한된다.

이러한 규정을 명확히 밝힌 이후 주로 에어비앤비 비중이 높았던 아파트들의 세입자 유치 경쟁에 따른 임대료 하락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고급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빈홈센트럴파크(Vinhomes Central Park)의 전문 단기숙박업체 관리자로 일하고있는 쯔엉 득 찌(Truong Duc Tri)씨는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에 “아파트 관리위원회가 오는 15일부터 단기 숙박업에 아파트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공지함에 따라 임대료가 상당한 변동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상호합의를 통해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거나 집주인이 직접 새로운 임차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던 때와 비교해 임대료가 10~15%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제 많은 집주인들이 새로운 임차인을 찾기 위해 5~10%의 임대료 인하를 단행하고 세입자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월 1600만~2800만동(627~1097달러)인 1년 이상 장기임차 임대료도 수백만동씩 하락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찌씨에 따르면 현재 해당 단지에서는 1300여채 상당이 에어비앤비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단기임대의 경우, 침실 1~4개짜리의 1일 임대료가 100만~400만동(39~158달러), 월임대료는 2500만~7000만동(980~2743달러) 등에 형성돼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뿐만 아니라 장기임대를 놓고있는 아파트 소유주들도 임차인들로부터 임대료 인하 요구를 받고 있다.

타오디엔(Thao Dien) 지역에 아파트 2채를 소유중인 지역민 툭 안(Thuc Anh)씨는 “우리 아파트에서는 400세대 이상이 에어비앤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단기임대를 금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임차인들은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임대 전환에 나선 일부 에어비앤비 업자들은 서둘러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임대료 인하에 나섰고 그로 인해 우리와 같은 일반 임대사업자들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임차인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임대료를 5% 인하하는 것으로 합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개인과 기업 등 모두 800명을 고객으로 둔 업계 거물 응웬 트엉 화이(Nguyen Thuong Hoai)씨는 “우리가 관리중인 단기임대용 아파트만 1만호에 달하는 데 시장 전체를 따지면 족히 수만호는 넘길 것”이라며 “별다른 유예기간 없이 갑자기 사업이 중단된다면 시장은 단기간 쏟아진 매물을 충분히 흡수할 수 없어 상당수 아파트가 공실로 남아 단기임대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투자자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게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에어비앤비 형태로 운영되는 아파트의 실제 수익성은 장기임대보다 크지 않으나, 높은 수요로 투숙객 유치에 장점이 있어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우리와 같은 업체와 협업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 사이에서는 이러한 임대료 조정이 불가피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DKRA그룹에 따르면 단기임대가 금지된 일부 아파트는 임대료가 최대 20% 떨어지기도 했으며, 시당국의 금지 조치에 향후 이러한 현상이 더 많은 아파트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정보·매매 플랫폼 밧동산닷컴(Batdongsan)는 에어비앤비로 운영중인 아파트가 장기임대로 전환할 경우, 막대한 공급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임대료 5~10%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기임대 전환에 따른 임대료 하락은 세입자에게 이익이지만, 아파트 유형에 따라 유동성과 투자매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딘 민 뚜언(Dinh Minh Tuan) 밧동산닷컴 남부지역 담당 이사는 “지난해 호치민시 아파트 임대료는 평균 5~10% 하락한 반면, 지난 5년간 매매가는 59% 상승하는 등 상당한 괴리를 보이면서 현재 임대수익률이 약 3%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건축자재와 인건비 등 투입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투자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이러한 아파트 유형에 대한 유동성도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거용 아파트에서 관광객 숙박을 금지하는 규정은 아파트시장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보다 실제 주택 수요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나, 장기적으로 시장은 변화에 적응해갈 것이며 관련업종에 몰렸던 자금들은 전문 서비스아파트나 호텔 등 적법한 분야로 옮겨가는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부동산정보업체 뉴스프로퍼티(News Property)의 타 쭝 끼엔(Ta Trung Kien) 대표는 “호민시의 단기임대 금지는 임대시장은 물론이고 부동산시장 전반에 큰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에어비앤비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유연한 숙박 옵션중 하나로, 베트남은 이를 금지하기보다 적절한 규제를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편이 옳다”며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민시변호사협회의 후인 프엉 타오(Huynh Phuong Thao) 변호사는 “베트남은 2014년 및 2023년 개정 주택법을 통해 일반 아파트를 거주 이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다만 호치민시는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 문제에 관해 몇가지 개념과 더 구체적인 분류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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