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운동이 있다. 바로 근력운동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근육운동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중년층 이상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최근 한 사진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82세 해리슨 포드의 사진)
82세의 나이로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한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의 모습이다. 그가 2023년 80대의 나이로 열연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진에서 보듯 탄탄한 근육에 있었다.

인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후부터 근육량이 매년 1~1.3%, 근력이 2.6~4.1%씩 감소한다. 특히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욱 가파라져 근력은 매년 15% 이상 하락한다. 이러한 자연적 근육 감소는 노화의 일부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
인체에서 근육계는 신체의 40~60%를 차지하며, 신체세포의 75%가 근육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신체 단백질 합성의 4분의 1이 근육기관에서 이루어진다. 근육 없이는 움직임 자체가 불가능하며,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는 활동 범위의 제한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실질적인 건강 유지를 위해 나이가 들어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근육운동이 주는 놀라운 혜택
① 젊음의 유지와 회복
근육은 말 그대로 젊음을 찾아주는 회춘약이다. 근육운동을 통해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이 활성화되면서 몸이 젊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젊음이란 결국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 원동력이 바로 근육이다. 노년에는 에너지가 떨어지는데, 그 차이가 바로 근육량의 차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다.
②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
근육을 키우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감소하며,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기능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되어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관절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또한 근육운동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척추 협착증과 같은 디스크 문제에도 효과적이다. 허리와 목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밀려나는 디스크를 막아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근력강화로 인한 통증완화는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으로,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③ 체중 관리와 신체 구성 개선
근육량이 증가하면 몸의 파워가 좋아지고 탄력 있는 몸매가 된다. 특히 근육운동은 다이어트와 그 이후의 날씬한 몸매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근육은 기초대사량의 40%를 소모하는 부위로,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난다. 즉, 근육 운동을 통해 근육을 만들면 살이 안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
④ 정신 건강 증진
웨이트 트레이닝은 단순히 신체를 키우거나 단단하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운동은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얻어지는 몸의 변화는 성취감으로 발전해 건강한 정신 상태로 이어진다.
⑤ 텔로미어 길이 보존
텔로미어는 유전자(DNA)의 끝에 붙어 있는 일종의 보호장치로,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면서 점점 닳고 짧아진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노화의 지표로, 길면 젊은 세포, 짧으면 노화가 진행된 세포라고 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텔로미어 길이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길었다. 울트라마라토너의 경우 같은 연령대의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 길이가 11% 더 길었다.
근육운동, 언제 시작해야 할까?
근육량 감소와 텔로미어 길이 단축은 40~60세 사이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 노년에 건강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 즉 중년부터 운동을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하는 것이 좋지만, 최소한 40세에 접어들면서 운동을 생활화해야 건강한 노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근육운동에는 ‘너무 늦은 때’란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중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지금 시작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좋은 시기다. 50대, 60대, 심지어 70대, 80대에 시작해도 근육 운동은 놀라운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80대 노인들도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과 근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근육운동 방법
근육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간단한 방법들이 있다. 꼭 바벨 등 중량을 들지 않아도 자신의 몸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도 효과적이다.
우리 몸에는 ‘파워 존(Power Zone)’이라는 것이 있다. 무릎부터 어깨까지 우리가 힘을 쓸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로, 이 파워 존이 튼튼한 사람이 건강하다. 파워 존만 단련시켜도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근육운동의 효과적인 접근법
운동 빈도
근육운동은 주 2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성인이 매주 최소 15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나 75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유산소 vs 근력운동 순서
근육운동을 먼저 한 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육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한 다음 유산소 운동을 하면 유산소 운동의 효과가 더 높아지고, 근육이 탱탱하게 유지되어 달리기나 수영과 같은 활동이 더 수월해진다.
전문 지도의 중요성
근육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달 정도라도 퍼스널 트레이닝(PT)을 받거나 근육운동을 잘 아는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운동은 특정 근육을 정확하게 자극하는 것이 핵심인데, 처음에는 그 감각을 잡기 어렵다. 바른 자세와 적절한 강도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며, 기본기를 익힌 후에는 인터넷 자료나 책을 참고하여 혼자서도 지속할 수 있다.
나이 들수록 근육이 중요한 이유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1970년에는 기대수명이 62.3세였지만, 2024년에는 84.3세로 높아졌고, 여성의 경우 87.1세에 이른다. 2050년에는 기대수명이 5년 정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기대수명은 늘어나지만 건강수명은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불편하게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길어진 수명 동안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 핵심이 바로 근육이다.
근육의 양은 곧 삶의 질과 직결된다. 활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적절한 근육량이 필수적이며, 이는 노년기의 독립적인 생활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연금보다 근육’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