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맛집

– 진사갈비는 잊어라!
– 시내 중심부에 준비한 최명서 사장의 출사표

호찌민 중심부에 자리한 롯데백화점은 쇼핑의 중심지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4층에 새롭게 문을 연 대형 한식당 ‘화풍정’은 현지 한식 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넓은 실내 공간, 세련된 인테리어, 그리고 풍성한 메뉴 구성으로 무장한 이곳은 오픈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호찌민의 미식가의 주목을 얻기 시작한 곳이다.

호찌민 중심 다이아몬드 플라자가, 롯데백화점으로 다시 살아났다

2022년 11월, 호찌민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현지인들에게 친숙했던 다이아몬드 플라자가 롯데백화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롯데쇼핑은 ‘베트남의 봉마르쉐(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라는 야심찬 비전을 품고 약 4년간의 치열한 노력 끝에 베트남 유일의 ‘럭셔리 백화점’으로 이 공간을 탈바꿈시켰다.
호찌민 롯데백화점은 도시 내 다른 대형 쇼핑몰들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은 식음료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화풍정이 위치한 4층 푸드코트는 롯데백화점의 핵심 집객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한국인 관광객과 현지 거주 한국인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하고 있다.

공간이 시원시원한 일반홀의 모습

화풍정의 넓은 첫인상

화풍정의 내부 공간은 상당히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테이블 배치는 여러 형태의 모임을 고려한 듯 2인석부터 대형 단체석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이용 가능한 VIP룸의 존재다. 이 공간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비즈니스 미팅이나 가족 모임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세련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천장의 간접 조명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벽면의 한국 전통 모티프 장식들은 한식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단순히 식사를 하는 곳이 아닌, 한국 식문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화풍정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한식의 기본이 탄탄한 화풍정

화풍정은 ‘고급 한식의 대중화’라는 모토 아래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메뉴판을 살펴보면 고기구이를 중심으로 한 전통 한식부터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퓨전 한식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세트 메뉴는 한국 식문화의 정수인 ‘반상’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구성되어 있다.
주력 메뉴인 고기구이 부문에서는 갈비, 삼겹살, 차돌박이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떡갈비의 경우 호평을 받고 있다. 고기의 품질은 한국에서 직수입한 프리미엄급 소고기와 현지에서 엄선한 돼지고기를 사용하여 최상의 맛을 추구한다. 고기 요리와 함께 제공되는 쌈 채소와 소스는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며, 매일 아침 현지 시장에서 공수한 재료로 준비된다.

점심 특선 메뉴로는 육쌈찌게 및 육삼냉면 그리고 육쌈돌솥세트메뉴가 제공되고 있으며, 본 메뉴들은 최근 개발되어 화풍정측의 기대가 매우 높은 음식이기도 하다. 이 중 돌솥비빔밥이 들어간 육쌈돌솥세트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밥의 식감이 부드럽고 채소, 고기, 계란, 그리고 특제 고추장 소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균형 잡힌 맛을 선사한다. 돌솥의 뜨거운 열기가 만들어내는 바삭한 누룽지의 향과 식감은 현지인들에게도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여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화풍정에서 추천하는 메뉴중 하나는 서울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불고기 전골이다. 가격도 약 55만동대에 양도 많은데다가, 달달하게 양념한 불고기에 각종 채소와 당면을 얹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끓여서 밥에 올려먹는 맛이 일품인 음식이었다.

화풍정의 또 다른 차별점은 다양한 주류 메뉴에 있다. 특히 ‘화요’ 시리즈의 전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어, 소주와 함께 즐기는 한국식 회식 문화를 현지에서도 그대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와인 리스트도 꽤 충실한 편으로, 한식과 잘 어울리는 라이트한 화이트 와인부터 육류 요리에 어울리는 풀바디 레드 와인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가격대는 호찌민 시내의 다른 고급 한식당인 ‘호미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1인당 평균적으로 30-40만동(약 15-20달러) 정도의 소비가 예상되며, 프리미엄 세트 메뉴의 경우 1인당 50-60만동(약 25-30달러)까지 올라간다. 이는 일반적인 현지 식당과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가격대지만, 제공되는 음식의 품질, 양, 그리고 전반적인 다이닝 경험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화풍정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주요 고객층은 중상층 베트남인, 주재원을 포함한 한국인 커뮤니티, 그리고 호찌민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구매력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가성비 있게 구성한 점심 특선 메뉴를 통해 상대적으로 접근성 높은 가격대를 제시함으로써 일상적으로 가볍게 밥을 먹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방문도 유도하고 있다.

오픈초기의 단점을 극복하라

화풍정의 서비스는 한국식 서비스의 효율성과 베트남의 친절함을 결합한 형태로 제공된다. 직원들은 모두 정형화된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한국어 인사말과 메뉴 설명이 가능한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인 매니저와 현지 직원들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측면에서 직원들은 매우 친절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테이블에 착석하는 순간부터 계산을 마치고 떠나는 순간까지, 고객의 필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한국 전통 식사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인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메뉴 추천과 식사 방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제공하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식사 중간에 음식이 제대로 익고 있는지 확인하거나, 추가 주문이 필요한지 묻는 등의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띈다. 또한 식사를 마친 후 남은 음식에 대해서는 포장 서비스를 제공하여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모습도 보여준다.
화풍정은 서비스 측면에서도 한국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기를 구울 때 직원이 직접 도와주는 ‘구워주기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식사 후 전통차를 서비스하는 등의 디테일이 그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한국 식문화의 총체적 경험을 전달하고자 하는 화풍정의 철학을 반영한다.
다만 아직 오픈한지 100일도 안되어서 일부 서비스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 특히 성수기 시간대의 웨이팅 관리 시스템이 아직 체계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점, 그리고 일부 직원들의 메뉴에 대한 지식이 완벽하지 않은 점 등은 향후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전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화풍정의 미래

화풍정은 호찌민의 한식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잠재력을 가진 레스토랑이다. 현재는 오픈 초기의 불안정함과 개선점들이 존재하지만, 롯데백화점이라는 안정적인 기반과 넓은 공간, 다양한 메뉴 구성, 그리고 프리미엄 한식이라는 명확한 포지셔닝은 분명한 강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호찌민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K-컬처에 대한 관심과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는 화풍정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한국인 관광객과 현지 거주 한국인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한식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호찌민의 치열한 레스토랑 경쟁 환경과 롯데백화점의 상대적으로 제한된 집객력은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그리고 고객 경험 전반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화풍정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신생 레스토랑이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국 음식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장에 적응하는 유연성, 그리고 고객들에게 단순한 식사 이상의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화풍정은 호찌민을 대표하는 한식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앞으로의 운영이 안정화되고 서비스와 음식 맛이 일관성 있게 제공된다면, “내가 또 먹으러 올까?”라는 물음에 많은 고객들이 망설임 없이 “그럼요!”라고 대답하게 될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