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FDI(외국인직접투자) 기업중 절반 이상이 현지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배경에 조세 회피를 위한 이전가격(移轉價格)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라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1일 보도했다.
이전가격이란 주로 다국적기업이 해외에 있는 모회사 또는 자회사를 통해 제품과 용역 등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으로, 세부담 경감을 위해 법인세율이 낮은 기업에 상품을 공급할 때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공급받을 때에는 높은 가격으로 매입가를 책정하는 경우를 이전가격 조작이라고 일컫는다.
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FDI 기업 실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베트남에서 운영중인 FDI 기업 2만8918곳 가운데 1만6292곳, 즉 56%가 넘는 기업이 손실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해 연도 FDI 기업의 합산 손실은 전년대비 32% 늘어난 217조4640억동(85억1910만여달러)을 기록한 반면, 매출과 이익은 9416조동(368억6990만여달러), 337조동(132억190만여달러)으로 각각 4.3%, 16% 감소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는 “당해 FDI 등록자본금은 394억달러로 전년대비 34.5% 증가했으며, 대부분의 자금은 중소규모 프로젝트에 집중됐다”며 “FDI 기업 대부분은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 다음, 별다른 가치 창출없이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베트남의 세제혜택과 낮은 인건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많은 FDI 기업이 수년간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일부 회사는 많은 매출과 이익을 거뒀으나 납부 세액은 많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향후 정부는 탈세와 이전가격 조작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재정부는 현재 운영중인 FDI 프로젝트에 대한 조사에 나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거나 규정 위반으로 세입도 사회경제적 발전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에 대한 조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사이드비나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