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강화에 베트남 업계 ‘위기와 기회’ 동시 직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베트남 업계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게 됐다고 Vnexpress지가 13일 보도했다.

오는 3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25% 관세 정책은 그동안 관세 면제나 쿼터 혜택을 받아온 국가들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베트남은 2018년부터 이미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적용받아왔으나, 이번 조치로 알루미늄 관세가 15%포인트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응옌 쑤언 다(Nghiem Xuan Da) 베트남철강협회(VSA) 회장은 “철강업계는 이미 2018년부터 고율 관세에 적응해왔기 때문에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베트남알루미늄프로파일협회(VAA)는 미국 수출이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세 인상이 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외국인투자기업(FDI)이 주도하는 수출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VAA는 “수출 감소로 인한 과잉 생산능력이 이미 침체기를 겪고 있는 내수시장에 추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그간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았던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새로운 무차별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받게 되면서 이들 국가의 물량이 베트남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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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응옥 흥(Do Ngoc Hung) 베트남 산업무역부 미국 주재 무역대표는 “미국 수출이 어려워진 국가들이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베트남과 같은 수출국이 추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철강협회(AISI)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약 17억 달러 규모의 수출로 미국의 5대 철강 공급국에 포함됐다. 상위 4개국이 대부분 무관세나 쿼터 혜택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예외 없는 관세’ 정책으로 오히려 공정한 경쟁 기회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수입 의존도도 베트남에게는 기회요인이다. 미국은 철강 수요의 12-15%, 알루미늄 수요의 40-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국 생산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베트남 제품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베트남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응해 ▲원자재 수급 전략 수립 ▲기술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시장 다변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VAA는 특히 새로운 제품 개발과 부가가치 향상, 미국 수입업체들과의 위험 분담 협상을 강조했다.

응옌 만 꾸옌(Nguyen Manh Quyen) 휴스턴 주재 무역대표는 “전문 컨설팅을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VSA 다 회장은 “위기 속에는 기회가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기업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8% 이상으로 설정하고 수출 12% 증가, 무역흑자 3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팜민찡(Pham Minh Chinh) 총리는 최근 정부회의에서 미국, 중국 등 주요 교역국들의 정치경제 상황 변화로 수출 성장 동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Vnexpress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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