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복잡한 행정 절차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사업환경 개선을 정부 당국에 촉구하고 나섰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4일 보도했다.
마츠모토 노부유키(Nobuyuki Matsumoto)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제트로) 호치민시 사무소장은 21일 ‘2024년 해외 진출 일본기업 현황조사’ 발표 행사를 갖고 베트남에서 사업중인 일본기업들의 애로사항들을 공유했다.
제트로가 베트남내 일본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2.4%는 ‘행정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고 답했다. 이는 동남아 평균인 38.3%를 2배 가까이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미비한 법률제도 ▲불투명한 법 집행과정 ▲복잡한 세무절차 등에 불만도 동남아 평균보다 15~2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해 동남아 전반에서 이러한 문제로 인한 불편이 감소했던 반면, 베트남에서 부정답변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겪었던 문제들의 결과는 고스란히 실제적인 숫자로 드러났다.
기획투자부 외국인투자청(FIA)에 따르면 작년 일본기업들의 베트남 투자액은 35억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48% 이상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에대해 마츠모토 소장은 “지난해 줄어든 일본기업의 투자는 주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부재했던 데 따른 것”이라며 “이는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의 어려운 투자환경을 목도했기 때문으로, 향후 베트남이 일본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애요소를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부기업은 투자허가 신청에만 1년 이상이 걸리고, 공장 건설과 유지보수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장 6개월에 이른다고 사무소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며 “일본기업들은 베트남의 성장잠재력에 따라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복잡한 행정절차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부정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향후 1~2년내 베트남 사업 확장을 계획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56%로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의 잠재력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업종별로는 특히 모든 F&B 또는 소매유통기업이 투자 확대를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조업이 48%로 뒤를 이었다.
또한 일본기업들은 베트남 투자에 있어 ▲시장 규모대비 높은 성장잠재력 ▲낮은 인건비 ▲안정적인 정치·사회상황 등 3가지 요소에 주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에서 이 3요소는 모두 동남아 평균을 상회했다.
마츠모토 소장은 “일본기업들은 대체로 투자환경이 불리하다면 현지시장에서 철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베트남의 경우 그렇지 않다. 그러나 투자확대에 나선 기업들은 곧 복잡한 행정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확장을 고민하게 된다”며 “베트남이 행정적 요소에 대한 어려움을 동남아 평균(38.3%)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면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환경 개선을 정부 당국에 촉구했다.
그는 “올들어 또 럼(To Lam) 공산당 서기장 지도 아래 정부조직 축소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은 정부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 일본기업들이 베트남의 투자환경에 믿음을 갖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인사이드비나 202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