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Tet 설)을 앞두고 시민들이 승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뗏이 다가오면 명절을 쇠기 위해 이른 귀성길에 오른 운전자들로 공급이 줄어드는게 일반적이나, 올해의 경우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인상이 특히 이 같은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0일 보도했다.
하노이에서 사무직으로 근무중인 20대 여성 G씨는 최근 자신이 겪었던 승차난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며 현지 누리꾼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게시물에서 G씨는 퇴근시간 낌마-응웬찌탄(Kim Ma-Nguyen Chi Thanh) 교차로에서 모든 차량호출앱을 가동한 끝에 20분만에 배차가 완료돼 귀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몇분이면 차를 구할 수 있었던 이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G씨외에도 최근 SNS상에는 출퇴근시간대 차량 호출로 불편을 겪었던 건 사용자들이 저마다 경험담을 공유하며 승차난이 현지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승차공유 플랫폼 그랩 소속으로 활동중인 H씨는 “올들어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가 크게 인상된 이후, 신호위반이나 보도 주행 등이 용인되지 않아 픽업지점(승차지점) 근처까지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진 상태”라며 “픽업이 늦어지면 고객들은 불만은 표출하고, 이는 평점에도 악영향으로 이어지기에 이전처럼 많은 호출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자로 발효된 새 시행령은 전보다 대폭 강화된 행정 과태료와 함께 운전면허 벌점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신호위반이나 보도 주행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오토바이가 종전 80만~100만동(31~39달러)에서 400만~600만동(157~236달러)으로, 자동차는 400만~600만동에서 1800만~2000만동(709~788달러)으로 크게 인상됐다.
하노이에서 승차공유업체 비(Be) 소속 오토바이 기사로 활동중인 운전자 A씨는 쯔엉찐길(Truong Chinh)부터 레반르엉길(Le Van Luong)까지 7km 남짓 거리를 이동한 뒤 승객으로부터 요금을 건네받았다. 앱수수료와 프로모션 할인액을 제외한 뒤 손에 쥔 순이익은 2만7000동(1.1달러)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유류비가 포함되지 않은 액수이다.
A씨는 뗏전 이른 귀성길에 오를 계획이다.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교통체증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수당은 들인 노력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는 하루 9~10명의 승객만 태우고, 나머지는 물품배송과 음식배달로 일과를 채우고 있다”며 “1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서두르던 동료기사들이 과태료를 받는 것을 보고, 운전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랩기사로 재직중인 30대 운전자 H씨는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배차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많은 승객들이 기사들에게 불만을 호소하며, 낮은 평점이 쌓이면 우리 같은 기사들이 받는 페널티(불이익)도 커진다”며 “고된 노동에 반해 수익이 크지 않아 뗏 이후 전직을 계획하고 있다”며 A씨와 같은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 밖에도 대다수 플랫폼 소속 근로자들이 이전에 비해 소화할 수 있는 주문건수가 절반 가량으로 급감했다며 플랫폼 대신 일반 매장 정규직 배달근로자로 이직하거나 타업종으로의 전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베트남 3대 승차공유 플랫폼 비는 “뗏을 앞두고 온라인 쇼핑과 물품배송, 귀성버스 예매 등으로 인해 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배차 간격이 길어지며 소속 기사들의 생산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상태”라며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내비게이션 기능 개선을 비롯해 운전기사를 늘릴 수 있는 많은 솔루션을 구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뗏전까지 파트너 드라이버가 연초와 비교해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승차공유시장은 최근 몇 년간 괄목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며 시민들의 출퇴근부터 음식배달, 물품배송 등 일상 생활 전반에서 없어서는 안될 하나의 필수재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줄어든 운전기사 공급은 고스란히 소비자 불편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하노이 시민 T씨는 “지난 2주간 차량이 잘 잡히지 않아 아이들을 데리고 오가는 데 큰 불편함을 겪었는데, 회사 동료들도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는 것은 물론, 음식배달이나 신년회 등 각종 모임에 늦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