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베트남이 2025년에도 아시아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6.1%로 전망했다. 이는 역내 주요국인 중국(4.5%), 인도네시아(5.1%), 태국(3%)을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성장 모멘텀을 발판으로 더욱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1인당 GDP를 7,400~7,6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 30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작년 8% 성장률에 고무되어 금년 성장률 목표를 8%대로 잡았다 하지만 8%대의 성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 계획이 가능할 지를 비나 캐피털의 리포트에 기반하여 이번 호 신짜오베트남에서 살펴봤다.
새로운 국면에 들어간 베트남 경제의 3가지 포인트!
베트남 경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의 견고한 성장세에 힘입어 GDP가 크게 늘었지만, 2025년에는 내수가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수출 둔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변화다. 베트남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부 관료들이 언급한 8%대의 야심찬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관하여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다.
첫째, 내수가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올해는 대미 수출과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지만 내년에는 이 두 부문의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수출 둔화가 GDP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개선되는 소비심리가 6.5~7%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최근 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구조개혁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이는 장기 성장에 분명히 도움이 되겠지만, 수출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결국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더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트럼프 리스크’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진단이 베트남내에서는 팽배하다.
이러한 견해는 베트남이 멕시코와 함께 트럼프 첫 행정부 시절 최대 수혜국이었다는 점에서 나온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와 달리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베트남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흑자 규모가 세계 3위인 만큼, 트럼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무역흑자 축소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증시도 주목할 만하다. VN지수는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올해(2024년 12월 18일 기준) 6.8%나 올랐다. 동화 가치가 5% 가까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성과다. 외국인이 약 40억 달러어치를 팔아치웠음에도 시장이 건재했다는 점, 여기에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예상 EPS 성장률 17%에 선행 PER 12배)까지 고려하면 내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다만 2025년은 증시와 경제 모두에게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반기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함께 수출·성장 둔화가 증시와 환율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성장을 끌어올리면서 트럼프 리스크와 동화 약세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국내 소비가 금년 베트남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5년 베트남 경제의 핵심은 ‘내수’
미국은 베트남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올해 대미 수출은 20%나 뛰어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0% 감소와 비교하면 놀라운 반등이다. 특히 전자제품과 첨단기술 제품의 대미 수출이 40%나 급증하면서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런 높은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리가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재고 보충 주기가 한 몫을 했고,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아시아 전역에서 발생한 ‘선구매’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제품 대부분이 수출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제조업 생산도 자연스레 둔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매년 새로운 공장들이 문을 열고 있어, 수출과 제조업 생산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내년에는 성장 동력이 수출에서 내수로 옮겨가면서 6.5%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소비자 조사기관인 Cimigo와 InFocus Mekong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소비 심리가 약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실질 소매판매 증가율은 6% 수준으로, 베트남의 평균적인 성장률인 8-9%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덕분이다.
베트남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다는 점(제조업은 25%)을 감안하면, 소비가 살아난다면 수출과 제조업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정부도 내년 인프라 투자 확대를 약속하면서 소비 심리 개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는 특히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소비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면 인프라 투자보다 소비 심리 개선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GDP의 6% 수준인 인프라 투자 증가만으로는 경제에 큰 힘이 되기 어렵다. 하지만 호찌민시 신공항과 하노이 순환도로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부동산 시장까지 회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중산층의 주요 자산인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서 발생하는 ‘자산효과’로 소비 심리가 크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 성장 3가지 시나리오
첫째, 정부가 대미 수출 둔화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다.
둘째, 베트남 제품 수요 감소에 대응해 인프라 투자만 늘리는 경우인데, 이것만으로는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추진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경우다.
최근 몇 주 동안 정부 관료들은 더욱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내년 대미 수출 둔화 영향을 상쇄하려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런 의욕적인 목표 설정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부가가치세 인하(10%→8%) 연장이나 정부 조직 효율화 같은 대책은 2025년 성장을 견인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조치들은 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지만, 당장 내년 성장률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베트남의 경제와 증시는 다소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에 정부가 야심찬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연초 부진했다가 연말로 갈수록 성장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2025년 성장을 주도
인프라 투자는 작년대비 15~20% 정도 상승예정이다, 이를 통해 1%대의 경기부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국회는 11월 12일 2025년 GDP 성장률 목표를 6.5~7%로 설정했다. 이후 정부는 더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며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앞서 언급했듯 내년 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제조업 성장률은 올해 10%에서 내년 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인 만큼 성장률이 1%포인트 가량 하락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도 올해 40%에서 내년 15%로 둔화될 전망이다. 관광업이 GDP의 8%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이 1.5%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내년 성장 지원과 장기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내년 인프라 투자는 15~20% 늘어난 310억 달러(GDP의 6%)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1,000km 추가 건설, 호찌민시 신공항 1단계 완공, 호찌민과 하노이 공항 확장 등이 주요 사업이다. 하지만 이는 50억 달러(GDP의 1%)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쳐 제조업과 관광업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고성장을 유지하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리스크’는 과연 유용한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일부 외신은 그의 정책이 베트남에 미칠 영향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미국의 지정학적 목표 달성에 유용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선거 이후 우리가 발간한 세 차례의 보고서에서 이미 자세히 다룬 바 있다.
설령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베트남은 제조업 FDI 유치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세계 3위 규모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최근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베트남이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외환시장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는 트럼프 당선 전후로 달러 대비 20% 이상 폭락했다. 반면 최근 관세 발표 이후 중국 위안화와 캐나다 달러화의 연초 대비 하락폭은 각각 2%와 6%에 그쳤다. 시장은 멕시코가 주요 타깃이며, 캐나다와 중국, 베트남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극단적인 관세 부과를 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의 최근 관세 발표 이후에도 달러-동화 환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최근 3년간 중국의 대베트남 직접투자가 두 배로 늘어나면서 중국은 베트남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향후 미국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요소다. 실제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내년 베트남의 신규 외국인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 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의 에릭 올랜더는 “베트남의 워싱턴 로비 활동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비해 규모나 수준이 한참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베트남을 겨냥하지 않을 이유는?
베트남과 관련해 트럼프가 내세우는 주요 목표는 제조업 일자리의 미국 복귀와 무역적자 축소다. 무역흑자 문제와 관련해 베트남 정부는 선거 직후 미국산 LNG와 항공기 구매 의향을 밝혔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베트남은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를 활용해 연간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를 빠르게 수입할 수 있다고 한다.
제조업 리쇼어링의 경우, 미국의 높은 임금과 숙련공 부족으로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한 미국 제조업체 임원은 “금형 제작자는 사라진 기술이다. 미국에서 그런 수준의 기술을 재건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래 표에 나온 미국의 주요 수입 소비재를 보면 얼마나 많은 제품 생산이 해외로 이전됐는지, 또 이를 미국으로 되돌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나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은 9월 바이든 대통령에게 “멕시코를 통한 중국의 무분별한 우회 수출 문제에 대응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미 수출 중 중국산 우회 수출은 2%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베트남 관세당국과 미국 전문가들의 긴밀한 협력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 신뢰가 크게 개선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요를 늘릴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빌 클린턴 당선 이후 최대 폭의 선거 후 상승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낙관론이 베트남의 대미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효과는 2026년에나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동화 환율, 2025년에도 출렁인다!
최근 3년간 동화-달러 환율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주된 원인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2022년 초부터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가 2024년 9월부터 인하로 돌아섰다. 여기에 베트남 내부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 상반기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연준의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금리를 내렸다. 이로 인해 동화와 달러의 단기금리 차이가 사상 최대(500bp 이상)로 벌어지면서 2023년 하반기 동화 약세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동화 가치가 5%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의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과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로 달러 인덱스가 4% 상승한 데다 베트남 내부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SBV는 이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긴축하고 6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매도했다. 이로 인해 외환보유액은 870억 달러로 줄어 3개월치 수입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최근 몇 달간 동화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9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 강세를 보이다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관세 부과가 달러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미 대선을 전후해 달러 인덱스는 7% 급등했다. 2025년에도 동화 환율의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연말까지는 달러 대비 3% 정도의 제한적인 약세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동화 가치에는 두 가지 국내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 외환보유액이 3개월치 수입액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은 일반적으로 최소 3개월치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한다. 외환보유액이 부족하면 동화 방어를 위한 달러 매도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9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 동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지만,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7~9월 동화 절상폭은 아세안 신흥국 통화들에 비해 제한적이었다.
둘째, GDP의 6%에 달하는 무역흑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외국인투자기업들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재고를 소진했다.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라 재고 소진이 무역흑자(GDP의 6%)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이들 기업이 재고를 다시 채우면서 수입 증가율(16%)이 수출(14%)을 앞지르고 있다. 내년에는 이 격차가 더 벌어져 무역흑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 위안화, 그리고 베트남 증시
많은 분석가들은 위안화의 큰 폭 절하가 베트남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동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위안화가 동화 대비 10-15% 절하되더라도 베트남의 수출 경쟁력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베트남의 공장 임금이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생산 원자재의 3분의 1 이상을 수입하는 베트남으로서는 생산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위안화 움직임은 동화 환율과 베트남 증시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재도약 기대되는 베트남 증시
베트남 증시는 2024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2월 18일 기준 VN지수는 올 한 해 동화 기준으로 12%, 달러 기준으로 6.8% 올랐다. 이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크게 떨어진 덕분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되고 주가가 싸게 형성된 점도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동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점은 아쉽다. 외국인들은 올해에만 36억 달러어치의 베트남 주식을 팔아치웠고, 이는 지난해 9.4억 달러 매도에 이은 것이다. 이로 인해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보유한 비중은 17% 아래로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베트남 견제 우려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상장기업들의 실적도 2024년 13% 성장에서 2025년 17% 성장으로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베트남 주식의 가격이 매우 매력적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로, 이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주변국과 비교해도 20%나 싸다. 성장성을 감안한 주가수익성장비율(PEG)도 0.7배에 불과해 저평가 매력이 크다.
2025년 베트남 증시의 핵심 변수는 부동산 시장이다. 부동산 업체들의 순이익이 2024년 9%에서 2025년 20%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은행 실적에도 긍정적이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 주택담보대출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증시에서 은행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의 실적 개선(2024년 14%→2025년 17%)은 시장 전체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FTSE가 2026년 베트남을 신흥시장으로 승격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국제 기준에 맞춰 증시 제도를 개선했고, 이미 신흥시장 지위에 필요한 대부분의 조건을 갖췄다. 정부도 2025년 이후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준비 중이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한다면, 트럼프가 베트남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위험은 적다고 보지만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 투자심리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 주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중국의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지위 철회를 위한 미국의 법안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큰 격화로 이어져 아시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또한 2025년 초 달러 강세가 심화되며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앞서 설명한 이유로 연말에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올해는 6.5%대의 성장을 기대하라
2024년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던 대미 수출 급증세는 금년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부동산 시장 회복, 소비 회복 등 내수 요인이 국회의 공식 목표치이자 올해 수준인 6.5% 성장률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 되고 있지만. 금년과 같은 7~8%의 성장은 국제정세의 불안함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달성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