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Vnexpress지가 호찌민시(Ho Chi Minh City) 첫 메트로 개통을 맞아 17년간의 건설 과정을 심층 분석한 보도를 통해, 베트남 최대 도시의 교통 혁신 프로젝트가 걸어온 굴곡진 여정을 조명했다.
이날 기사에 따르면 벤탄(Ben Thanh)-수오이티엔(Suoi Tien) 구간 메트로 1호선은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도시철도 사업으로, 총 사업비 437조동(약 2조3천억원)이 투입됐다. 이는 2011-2015년 호찌민시 전체 교통 인프라 투자액(386조동)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2007년 설립된 도시철도관리위원회(MAUR)는 호찌민시 전체 8개 메트로 노선의 주무기관으로서 ‘수퍼 보드’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실상은 17년 동안 시 산하 부서와 중앙부처의 의견을 기다려야 하는 ‘발이 묶인 거인’에 불과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도시철도관리위원회 전 위원장이자 현 호찌민시 부시장인 부이 쑤언 끄엉(Bui Xuan Cuong)은 “메트로 사업이 국제표준과 계약, 베트남 법률을 동시에 준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주도권과 권한이 극도로 제한됐다”고 17년이란 긴 공사 기간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을 설명했다.
특히 국제 표준계약인 FIDIC에 따르면 투자자는 21일 이내에 시공사의 요청에 답변해야 하지만, 베트남의 복잡한 행정체계로 인해 이를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것이 끄엉 부시장의 설명이다.
일본 니폰코에이(Nippon Koei) 그룹이 주도하는 NJPT 컨설팅 컨소시엄의 레 반 끄엉(Le Van Cuong) 프로젝트 매니저의 증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유럽에서는 규정에 따라 투자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나무 벌목 허가가 호찌민에서는 교통국, 자연자원환경국 등 여러 부서의 승인을 거치느라 4-5개월이나 소요됐다”며 행정 절차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베트남 사무소의 스가노 유이치(Sugano Yuichi) 대표는 “베트남의 ODA 사업 승인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며 “때로는 총리 승인을 받는 데만 3년, 투자 결정까지 4-5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호찌민시는 2045년까지 추진하는 총 510km, 10개 노선의 지하철망 구축을 위해 43개의 특별 메커니즘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는 계획, 자본조달, 시행권한, 기술기준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며, 도시철도공사 설립도 검토 중이다.
호찌민시 도시철도시스템개발 프로젝트를 자문하는 판 후우 주이 꾸옥(Phan Huu Duy Quoc) 박사는 “턴키 방식을 적용하면 1호선과 같은 규모의 지하철도 6년 안에 완공이 가능하다”며 “수백억동에 달하는 컨설팅 비용을 들여놓고 각종 부서의 승인을 기다리는 현재의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이 쑤언 끄엉 부시장은 “메트로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1호선의 교훈을 바탕으로 특별법 제정과 지방정부 권한 강화를 통해 나머지 노선들을 보다 원활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Vnexpress 2024.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