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한 남성의 방화로 카페에서 11명이 숨진 대형 참사의 생존자들이 당시의 아비규환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고 Vnexpress지가 19일 보도했다.
18일 오후 11시경 박뜨리엠구(Bac Tu Liem) 팜반동(Pham Van Dong)거리의 3층짜리 카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건물은 1층이 카페로 사용됐고, 2~3층은 직원 숙소였다. 1층에는 롤러도어와 유리문 두 겹의 출입구가 있었으며, 이곳이 유일한 비상구였다.
생존자 응웬비엣끄엉(Nguyen Viet Cuong·56)씨는 E병원 병상에서 “친구 3명과 함께 노래방 차례를 기다리다 갑자기 출구 쪽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며 “불길이 이미 입구를 막고 있어 본능적으로 2층으로 도망쳤다”고 증언했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부반타인(Vu Van Thanh·38)씨는 “정전으로 어둠 속에서 계속 뛰었고, 연기 때문에 힘이 빠져갈 때 소방 호스를 발견했다”며 “재킷을 벗어 물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소방관들에게 구조됐다”고 말했다.
구조대원 호앙잣바오(Hoang Gia Bao)씨는 “2층 화장실에서 거의 탄 시신 한 구를 발견했고, 3층에서도 시신을 발견했다”며 “어둠 속에서 본능적으로 수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노이 경찰청의 응웬하이쯩(Nguyen Hai Trung) 청장은 방화 혐의로 까오반훙(Cao Van Hung·51)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훙은 이날 오후 9시부터 혼자 맥주를 마시다 손님 7명과 말다툼이 벌어져 폭행을 당했고, 이에 앙심을 품고 코누에(Co Nhue) 시장과 판바반(Phan Ba Vanh)거리의 상점에서 휘발유 7리터를 구입해 카페와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질렀다.
소방당국은 소방차량과 구급차를 대거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1층 화장실에서만 5구의 시신이 쌓여있는 등 총 11명이 사망했다. 시신 8구는 1층에서, 나머지 3구는 계단에서 발견됐다. E병원은 생존자들이 공황상태와 함께 여러 부상을 입은 채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한편 하노이는 지난 5월에도 쯩킨(Trung Kinh)거리의 주택가 화재로 14명이 사망하는 등 올해 들어 대형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Vnexpress 2024.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