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몽까이 – 중국 동상시 중국측 국경검문소 건물
육로 여행의 길이 열렸다!
중국의 한국인 대상 일방적 비자면제 조치로 여행의 새 장이 열렸다. 지난 11월 8일부터 시행된 이 정책으로 한국인들은 여권만으로도 거대한 중국 대륙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특히 베트남 교민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제공한다.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베트남에서는 이제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육로를 통해 중국에 들어가 출장이나 여행을 하는 것이 좀더 용이해 졌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뭔가 까다롭게 느껴지던 중국의 입국절차로 인해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던 중국 육로 여행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본지에서는 이 기회를 통해 직접 하노이에서 육로로 중국과의 국경인 몽까이를 거쳐 난닝 -> 광저우 -> 홍콩 -> 호찌민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고 여행을 떠나봤다.
하노이에서 새벽에 출발한 몽까이행 버스
하노이에서 국경도시 몽까이(Mong Cai)로 향하는 여정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다. 베트남 북쪽 지역인 꽝닌(Quang Ninh)성을 지나는 버스에서 보이는 풍경은 한국의 가을 정취가 묻어나고 있었다. 하노이를 출발한 지 약 3시간 후 도착한 몽까이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꽝닌성 제2의 도시다.
활발한 무역과 상업 덕분에 부유한 도시로 성장한 이곳은, 베트남에서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호화로운 빌라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 하노이에서 – 몽까이로 이동하는 차량 안
▲ 국경도시답게 중국어와 베트남어 간판이 어우러진 거리 풍경이 이채롭다.
▲ 몽까이 시 모습
분주한 베 – 중 국경
▲ 베트남측 국경검문소 풍경
▲ 베트남 국경 검문소 앞에 도착하자 생각보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다. 주로 항공편을 이용하는 우리에게는 낯설은 풍경이다.
특히 오토바이 주차장은 시장을 연상케 할 만큼 혼잡했다 수많은 상인들이 쉴 새 없이 물건을 나르며 거래를 하는 모습에서 주차장이라기 보다는 활기찬 시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곳에서 소규모 중국과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이 보였다.
▲ 베트남 측 국경검문소는 놀라울 정도로 광활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의 인파는 호찌민 공항을 능가할 정도로 끊임없이 북적인다.
▲ 베트남 출국 심사를 마치면 중국 국경검문소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 구간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닌 아름답게 조성된 공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양국을 잇는 다리 주변의 조경이 잘 가꿔져 있어, 국경을 넘는 여행자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선사한다.
▲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중국 광시장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의 동싱(東興)시가 나타난다.
이 도시는 국경도시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모든 공공 표지판에는 중국어와 베트남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어 두 나라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중국 측 입국심사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처리 속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입국 절차에서는 기본적으로 지문을 채취하며, 체류할 호텔 예약 정보나 출국 항공권 등 여행 계획을 증명하는 서류들을 제시해야 한다. 절차가 엄격하고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입국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여행의 혁명을 가져왔다. 중국의 거대한 고속철도망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루트는 대표적으로 두가지를 선정할 수 있다. 사파근처 라이까이를 거쳐 허까우로 넘어가는 서쪽 루트와 이번에 본가지가 택한 몽까이- 동싱으로 들러가는 동쪽루트가 있다. 본 기자가 이번 여행에서 라오까이(Lao Cai)-허커우(Hekou) 루트 대신 몽까이 동싱시 방면의 동쪽루트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동싱시에서 난닝(Nanning)까지 중국이 자랑하는 소속철도가 연결되어 있어 이동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의 장점은 바로 고속철도에서 시작한다, 국토가 큰 나라여서 고속철도를 통해 이동시간을 확실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총 연장거리 4만 5000킬로미터의 세계 최대 고속철이 구비되어 있어 국경을 넘자마자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여행 시간을 단축시키는 마법 같은 존재다.
▲ 중국 고속철도 전국 노선망
▲ 동싱시역 모습
▲ 중국 고속철 열차내부 모습
2023년 12월에 개통된 베- 중 국경도시인 동싱시역 –난닝 고속철도 노선은 광저우(Guangzhou), 구이린(Guilin), 쿤밍(Kunming), 충칭(Chongqing) 등 주요 도시로의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특히 동싱에서 난닝 구간에는 일본 신칸센 E-2 계열을 기반으로 제작된 중국형 고속철도 CRH2A 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더욱 편리한 여행이 가능해졌다.
열차의 내부는 일본 신칸센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중국만의 특색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이 노선은 개통한 지 얼마되지 않은 2선 구간이라 최고 시속은 230km로 제한되어 있으며, 실제 운행 중에는 평균 200km 정도의 속도를 유지했다.
1시간 10분간의 여정을 마친 열차는 중국의 10대 고속철도 거점역 중 하나인 난닝동역(Nanning East Station)에 도착했다. 좌우로 500미터가 넘는 웅장한 규모의 역사와 끊임없이 오가는 인파의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난닝이 중국에서 2선 도시로 분류된다고는 하지만, 외국인 방문객의 눈에는 그 규모와 활기찬 모습이 마치 거대한 수도의 중심역을 연상케 했다.
난닝에서 광저우를 잇는 두 번째 구간은 56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린다. 이는 베트남의 호찌민에서 다낭까지의 직선거리가 602km임을 고려하면, 호찌민에서 호이안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구간이라 할 수 있다.
▲ 난닝동역 출발홀 내부 모습
▲ 건축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광저우 남역의 모습
오후 5시 22분에 출발한 열차는 3시간 30분의 주행 끝에 저녁 8시 40분경 광저우에 도착했다. 긴 여정의 막바지에 도착한 광저우남역의 시계는 저녁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노이에서 새벽 6시에 시작된 이 여정은 약 14시간에 걸쳐 중국의 남쪽 지역을 통과하며 광저우에 도착했다. 비록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각 도시를 충분히 둘러볼 시간은 부족했지만, 이번 여행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총 1,042km에 달하는 거리를 한국인이 비자 없이 순수하게 육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육로로 중국에 들어가 고속철도를 타고 광저우로 도착하니 중국이 뭔가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뭔가 내려놓지 못하고 다니던 중국여행이 아니라 중국안에 들어가 앉아서 중국에 묻혀 지내는 기분이다. 기사를 목적으로 주말을 이용하여 긴급하게 떠난 여행이기에 일단 여행 루트만을 살펴보았다. 일단 소기의 목적을 마치고 난 후 광저우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잡아 홍콩을 거쳐 호찌민으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아쉬운 1박 2일 벼락치기 여행이었다. 그래도 일단 육로 여행의 맛을 느낀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언젠가 여유로운 일정으로 천천히 중국대륙을 육로를 통해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비자면제 조치로 가능해진 이 새로운 여행 루트는 베트남과 중국을 잇는 또 하나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앞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로를 다녀왔다는 점에서 이번 여정은 작지만 큰 발걸음이었다.
중국 여행의 기본 Essential 5가지 명심할 사항
1. 알리페이
중국에서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외국인 여행객들도 알리페이(Alipay)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알리페이는 VISA나 마스터카드 등 해외결제 가능한 신용카드와 여권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ALIPAY’를 내려받은 뒤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고 본인인증을 하면 된다. 상점에서는 알리페이 앱으로 QR코드를 생성해 결제하거나, 상점의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스캔해 결제, 택시, 교통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2. 제 3국 출국 항공권 혹은 교통편
중국 무비자 입국의 핵심 조건은 정해진 체류 기간 내 출국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육로로 입국하더라도 중국을 떠나는 항공권, 선박승차권, 또는 열차표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열차를 통해 홍콩으로 빠져나가는 티켓 혹은 각 여행객에게 적절한 승차권을 추천한다.
3. 호텔 예약은 외국인이 리뷰한 곳에서만
중국에서는 외국인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어, 지정받지 않은 숙박업소는 외국인을 받을 수 없다. 홀리데이인, 힐튼, 쉐라톤, 메리어트 등 외국계 체인 호텔은 대부분 외국인 투숙이 가능하다. 하지만 저가 호텔이나 소규모 숙소는 중국 국적자만 투숙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내국인 전용 호텔들은 글로벌 예약 사이트에 등록은 되어 있어도 외국인 투숙 제한 사실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4. 여행시 주숙등기 필수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상 외국인의 경우 현지 도착 후 24시간 이내에 ‘주숙등기’라는 거주지 등록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외국인이 호텔에 투숙할 경우에는 호텔 측에서 이 절차를 자동으로 처리해주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주숙등기 제도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 현지인의 집이나 외국인 투숙이 불가능한 숙소에 머물 경우에는 직접 파출소에 가서 등록해야 한다.
5. 핸드폰을 끄면 곤란해 진다
중국에서는 모바일 기기 없이는 의사소통과 결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알리페이를 통한 일상적인 결제, 교통카드 발급, 고속철도 승차권 예약구매 등이 모두 스마트폰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휴대폰을 켜둔 채 소지해야 하며, 반드시 중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심카드가 필요하다. (데이터 전용이라도 준비해두어야 한다). 중국은 외국어 소통이 어려운 나라다. 상하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고급 유명체인호텔 직원조차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파파고와 같은 번역 애플리케이션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