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반도체 후공정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업들도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4일 보도했다.
반도체 후공정은 반도체 칩을 완성품으로 만드는 과정중 하나로 조립과 테스트, 패키징 등으로 나뉘며, 완제품 생산비 가운데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 하나마이크론(Hana Micron)과 미국 반도체 패키징업체 앰코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 이하 앰코) 등이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고 있거나 추진중에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반도체 후공정인 ATP(조립·테스트·패키징) 산업 규모는 950억달러로 추정되며, 베트남은 미-중 무역 긴장속, 미국 행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후공정 산업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 따르면 외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베트남의 반도체 후공정 산업은 2032년 전세계 시장 점유율의 8~9%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성장세다.
이와 관련, 하나마이크론의 베트남법인인 하나마이크론비나(Hana Micron Vina)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객사 요구에 따라 지속적인 시설 확장을 추진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마이크론비나는 2026년까지 레거시 메모리칩 패키징 분야 강화에 1조3000억원 상당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앰코는 지난해 박닌성(Bac Ninh) 당국과 16억달러 규모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 건립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전체 시설 면적은 20만여㎡ 상당으로, 완공시 베트남 최대 규모의 현대식 공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앰코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새 공장에 설치된 설비중 일부는 중국 공장에서 이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인텔이 자사 글로벌 공급망 가운데 최대 규모의 후공정 공장을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다.
외국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현지 기업들도 후공정 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기술 대기업 FPT(FPT Corporation 증권코드 FPT)는 3000만달러를 투자해 하노이시 인근 1000㎡ 규모 반도체 테스트 시험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0개로 구성된 테스트 라인은 내년초 가동될 예정이며 2026년까지 3배 규모로 확장될 예정이다.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항공(Vietjet Air 증권코드 VIC)의 지주사인 소비코그룹(Sovico Group) 또한 중부 다낭시(Da Nang) ATP 시설에 투자할 외국 파트너를 찾고 있다.
레 당 융(Le Dang Dung) 소비코그룹 수석고문은 “베트남은 후공정뿐만 아니라 전공정에서도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최대 통신회사 군대통신그룹(Viettel, 비엣텔) 또한 2030년까지 반도체 공장 최소 1개 운영이라는 정부 목표에 따라 베트남 최초의 칩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FPT와 비엣텔은 논평 요청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인사이드비나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