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경제도시 호찌민시의 인구 순유입이 2년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2일 보도했다.
팜 짠 쭝(Pham Chanh Trung) 호찌민시 인구가족계획국장은 최근 시정회의에서 “지난 2022~2023년 순유입 인구가 2년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역학적 인구증가율은 0.68%로 출생자에서 사망자수를 뺀 자연적 인구증가율 0.74%보다 낮았다”고 밝혔다.호찌민시는 지난 수십년간 출산율 전국 최하위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이주노동자들이 빈 자리를 채우면서 큰 폭의 경제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최근 호찌민시는 비싼 생활비와 장기화된 불황으로 인한 인력감축에 인구유입이 감소하면서 추가적인 성장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다.통계총국(GS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호찌민시는 전국 이주노동자중 11.5%를 유치해 빈즈엉성(Binh Duong) 26%에 이어 남부 경제권역에서 2위를 차지했다.시당국에 따르면 2015~2021년 기간 역학적 인구증가율은 자연적 인구증가율보다 매년 높게 나타났고, 심지어 2배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호찌민시의 순유입 인구는 매년 17만~18만명을 기록하며, 새로운 인적자원으로서 도시경제 성장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지난 202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작년의 경우 6만5000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산됐다.지난 수년간 역학적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던 빈떤군(Binh Tan)도 순유입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이에대해 레 티 응옥 융(Le Thi Ngoc Dung) 빈떤군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020년 관내 정주인구는 74만6200여명으로 이중 타지에서 온 인구수가 43만2230명을 차지했으나, 작년 기준 임시거주자수는 34만6570명으로 10만5000여명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융 위원장은 “빈떤군은 산업단지가 많은 행정구역중 하나로, 최근 몇년새 인력감축과 불안한 고용시장에 많은 근로자들이 지역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사회문제연구소 대표인 응웬 득 록(Nguyen Duc Loc) 부교수는 “과거 호찌민시는 뛰어난 인프라와 함께 높은 인력수요, 소득증대 기회 등 전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떠오르며 이촌향도를 주도했으나, 최근 비싼 생활비와 극심한 교통체증, 일자리감소 등 여러 문제가 대두되며 주변지방으로 인력을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실제로 유엔개발계획(UNDP)의 ‘2023년 베트남 지방거버넌스 및 공공행정성과지수(PAPI 2023)’ 보고서에 따르면 호찌민시는 현지인 사이에서 이주 선호도가 가장 높은 도시에 이름을 올린 바있다.전체 이주희망자중 22%는 희망도시로 호찌민시를 선택했으며, 주요이유로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가 31.5%로 같은 희망도시 상위 5개 지방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분야 전문가들은 “여전히 많은 타지역 주민들이 호찌민시를 주요 이주희망지로 여기고 있으나, 실제 이주를 택했던 외지인들은 녹록치 않은 환경에 다시 도시를 떠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지난 2022년 베트남상공회의소(VCCI)와 국제이주기구(IMO)가 호찌민시와 동나이성(Dong Nai), 빈즈엉성(Binh Duong) 이주노동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5.5%는 ‘빠른 시일내 귀향할 것’이라고 답했고, 44.6%는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고향에 자녀를 둔 기혼자였으며, 전체 47% 이상은 ‘출신지역의 노동 여건이 개선되면 귀향해 가족과 함께 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귀향 의사를 내비친 응답자중 38%는 수입대비 큰 지출로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했다.앞서 호찌민시가 발표한 ‘2030년 목표, 2023~2025년 호찌민시 고용 및 기술 개발계획’에 따르면, 비싼 물가와 생활비가 이주노동자 유치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당시 1인당 월평균 소득은 최상위 집단이 최하위 집단보다 3.5배 많았고, 빈부격차는 주거와 고용•교육•의료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 접근성에 대한 불평등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채용정보플랫폼 비엑람똣(Viec Lam Tot)의 황 티 민 응옥(Hoang Thi Minh Ngoc) 이사는 “고용시장과 소득수준은 이주노동자를 끌어들이는 주요요인이며, 생활여건과 교통•교육•의료 등 복지정책은 후순위”라고 설명했다.앞서 앵커연구소(Anker Research Institute)가 작년말 발표한 ‘베트남 생활비 및 임금수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호찌민시와 같은 도시지역에서 필요한 임금은 월 861만동(340.4달러) 수준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023년 기준 호찌민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소득은 651만동(257.4달러)으로 빈즈엉성•하노이시•동나이성에 이어 전국 4위에 그친 반면, 물가는 하노이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게 나타났다.응옥 이사는 “생활비보다 소득이 낮은 그룹은 대부분 비숙련 근로자”라면서 “이러한 근로자는 자신의 경력과 전반적인 생활 수준 향상을 이끌 수있는 기회를 찾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록 부교수는 “호찌민시는 이주희망자들 사이에서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주근로자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감안할 때, 당국이 이러한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인구순유입 감소세는 더욱 짙어져 도시는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드비나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