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국제학교(KIS) 체육관의 오후 시간은 활기로 넘친다. 댄스부부터 농구부까지 다양한 동아리들이 같은 시간대에 열정적인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체육관 남쪽에 자리 잡은 농구부의 모습이 눈에 띈다. 키 큰 학생들의 화려한 드리블 실력은 농구가 여전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KIS 농구부는 비록 오랜 역사를 가진 동아리는 아니다. 2019년에도 활동한 기록이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 이후 재창설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농구부 주장과 부원들을 만나 그들의 농구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며 팀워크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세 학생의 솔직한 이야기를 전한다.
다들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달랐을 것 같은데, 어떻게 농구를 시작하게 됐나요?
길윤재 주장: 제 경우는 가족의 영향이 컸어요. 우리 가족이 농구를 정말 좋아해서 자주 경기도 보러 다니곤 했거든요.
처음에는 원주DB 주니어 농구팀에서 시작했는데, 2021년 후반기쯤에 우리 학교에서 변화가 있었어요. 당시 졸업을 앞둔 선배가 농구부 창단을 추진했고, 저희 세 명이 다 통과돼서 정식으로 농구부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김태윤: 저는 좀 더 단순했어요. 그냥 원래부터 운동을 좋아했거든요. 농구를 한번 해봤는데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하게 됐습니다.
김은수: 전 좀 우연한 계기였어요. 처음에는 그냥 친구들이 같이 하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사실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키도 크고 좋다는 얘기도 듣고… 마침 8학년 때 농구부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죠.
지금까지 얼마나 했는지 궁금한데요?
다같이 : (웃으면서) 벌써 3년이나 됐네요!
와, 꽤 오래했네요!
그동안 농구부 활동하면서 느낀 매력이 뭔가요?
길윤재 주장: 음… 저는 팀워크예요. 우리가 다 같이 연습하고 경기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잖아요. 처음엔 서툴렀던 게 나중엔 잘되고,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운동하면 체력이 좋아지니까 머리도 더 잘 돌아가더라고요. 공부할 때도 집중이 잘 되고, 확실히 도움이 돼요.
김태윤: 저는 일단 체력적인 부분이 제일 좋아요. 체력이 늘다 보니까 공부할 때도 안 딸리고… 그리고 농구부 안에서 다들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좋은 인맥도 생기고. 그런 게 매력인 것 같아요.
김은수: 저는 팀이라는 게 좋아요.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하는 공동체잖아요. 거기서 다양한 친구들도 만나고, 형들도 만나고… 그런 점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운동부 하면 학업에 지장 있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 부모님들은 어떠셨어요?
길윤재 주장: 아, 그게 재미있는 게… 저희 부모님은 오히려 서포트를 많이 해주셨어요. 물론 운동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안 한다는 인식이 있긴 하죠. 근데 저희는 그걸 잘 극복하고 있어요. 시험 한 달 전부터는 개인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고… 저는 오히려 체력이 좋아져서 공부가 더 잘된다니까요?
김태윤: 저도 7학년 때부터 했는데, 부모님이 특별히 반대는 안 하셨어요. 제가 학업도 나름 잘 챙기고 있어서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할 일 있을 때는 훈련 빼주기도 하고, 그래서 할 일 하고 농구도 하고… 이렇게 잘 조절하면서 하고 있어요.
김은수: 저는 사실 처음에는 반대가 좀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잘 하고 있죠.
보통 언제 모여서 연습하나요?
길윤재 주장: 학기 시작하고 나서 최대한 많은 인원이 가능한 시간을 잡아요. 한 학기가 20주 정도 되는데, 그중에 8주 정도는 꼭 만나서 연습해요. 하루하고 하루 쉬는 방식으로요.
그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예요?
길윤재 주장: 음… 저는 훈련하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걸 볼 때가 제일 좋아요. 특히 경기에서 이겼을 때! 아, 그리고 3점슛 들어갈 때… 그때 진짜 희열이 장난 아니에요. (웃음)
김태윤: 전 경기할 때가 제일 좋아요. 팀이 득점하면 다들 같이 응원해주고, 심지어 농구부 아닌 학생들도 응원해주고… 그런 분위기가 정말 좋더라고요. 그리고 훈련 마지막 주에 20분 정도 경기하는 것도 재미있고… 경기 끝나고 가끔 회식할 때도 즐거워요.
김은수: 저도 경기할 때가 제일 좋아요. 특히 골 넣을 때랑… 뭔가 멋진 장면 만들어낼 때? 그때가 진짜 최고예요.
보통 1년에 어떤 활동들을 하나요?
다른 국제학교랑 시합도 자주 하나요?
길윤재 주장: 저희 학교는 리그에는 참가하지 않아요. 대신 다른 학교에서 초대하거나, 저희가 원정 가서 경기하는 식이에요. 보통 한 학기에 4경기 정도… 그러니까 1년이면 8번 정도 경기를 하고 있어요.
(잠시 생각하다가) 아,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는데… AIS에서 했던 대회예요. 사실 저희가 꼴등을 했지만, 그 대회가 전환점이 됐어요. 다른 팀들이 하는 플레이를 보면서 ‘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하고 많이 배웠거든요. 그때부터 저희가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김태윤: (한숨 쉬며) 체력훈련… 진짜 힘들었어요. 계속 뛰고, 밖에서도 뛰고… 훈련이 정말 빡세요. 물론 체력훈련을 안 할 때도 있는데, 그때는 기본기 위주로 하고 수비전술 같은 거에 신경 많이 써요.
김은수: 저도 체력훈련이 제일 힘들었어요. 특히 4계절(운동장을 4개로 나누어서 왔다갔다 하는 훈련) 체력훈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때가 진짜…
앞으로 농구와 관련된 꿈이 있나요?
길윤재 주장: 음… 저는 그냥 우리 학교 대표로서 잘하고 싶어요. 실력도 있고 하니까 학교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거죠. 프로 진출 같은 건 생각 안 해요.
김태윤: 저는 취미로만 하고 있어요. 프로리그 가겠다 이런 꿈은 없어요. (웃으며)
김은수: (진지한 표정으로) 저는 사실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서 하고 있어요.
농구부 활동을 꼭 해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길윤재 주장: 제가 생각했을 때는… 소속감이 정말 큰 것 같아요. 같이 땀 흘리고 노력하면서 느끼는 정신적인 유대감이랄까? 그런 걸 통해서 본인도 성장할 수 있는 게 큰 매력이에요.
김태윤: 일단 부활동 자체가 기본적으로 재미있고… 계속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김은수: 저는 좀 다른데… 진로를 농구 쪽으로 가고 싶어서 하고 있어요. 나중에 농구 관련된 진로 선택할 때 가산점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농구부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길윤재 주장: (환하게 웃으며) 운동부라고 해서 너무 겁먹지 마세요. 보통 운동부 하면 좀 세보이고 그럴 것 같지만… 진짜 농구가 하고 싶다면 기회 왔을 때 꼭 잡으세요. 우리 부 다들 착해요. 진짜로!
김태윤: 맞아요. 처음엔 다들 어색하고 그럴 수 있지만, 함께 하다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김은수: 농구를 잘 못해도 괜찮아요. 포기하지 말고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워가면 돼요. 저도 처음엔 많이 서툴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