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뜬 본 기자 귀에 들리는 건
고양이 ‘펄이’의 야옹 소리다.
“아, 맞다. 밥 줘야 하는데…”
부스스 일어난 나는 부엌으로 향한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든다.
‘아침밥을 꼭 지금 줘야 하나? 나는 바빠서 아침을 거르는데…’
이런 고민은 본인 뿐만이 아니다.
1400만 반려인 시대, ‘반려동물 밥 시간’은 많은 이들의 고민거리다.
“우리 댕댕이, 사람처럼 하루 세 끼 줘야 하나요?”
“집사가 회사 갔다 오면 고양이가 너무 배고파 할 것 같은데 어떡하죠?”
“야행성 동물인 고양이, 밤에 밥 줘도 되나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런 질문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수의사들의 답변도 제 각각이다. 어떤 이는 규칙적인 식사를 강조하고, 또 다른 이는 자연 상태의 식습관을 따르라고 한다.
이에 본지는 ‘MythBusters’ (호기심 해결사) 시리즈를 통해
반려동물 돌봄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제로 ‘반려동물 급여 시기’를 다뤄본다.
과연 우리의 소중한 가족들, 언제 어떻게 먹여야 가장 건강할까?
수의사와 동물행동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고양이 급식법 > 헬스 트레이너처럼 작게 자주 먹여라
고양이의 경우 키우다 보면 내가 먹을 때 마다 계속 음식을 달라고 요구할 때가 많다. 이렇게 상시적으로 음식을 찾는 습관은 고양이가 야생에서는 하루 8-10회 정도 작은 동물을 사냥해 먹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습성 때문에 한때 자율급식이 좋다는 의견이 있어서. 사료는 자율급식처럼 상시로 제공하는 방식이 유행했었다. 그러나 실내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 무제한 급식을 하면 비만이 되거나 무기력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잘못된 상식으로는 고양이는 고양이과 동물이니까 사자나 호랑이 같은 대형동물처럼 배고프면 먹을 수 있도록 하루 한 두 끼만 주는 제한급식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고양이는 작게 나눠서 자주 먹는 동물이고. 그리고 체형이 작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호랑이 사자보다 훨씬 더 활발해서 공복을 자주 느낀다는 점을 무시하는 처사다. 고양이는 8시간 정도 지나면 공복감을 느끼며, 12시간 이상 공복 상태가 지속되면 위산 분비 과다로 구토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경우 하루 급여 칼로리의 20-30% 정도를 ‘사냥’하는 형태로 급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습식 사료 반 캔과 소량의 건식 사료를 주고, 낮 동안에는 집 곳곳에 간식을 숨겨두며, 저녁에 다시 습식 사료와 건식 사료를 주는 방식이다. 이는 고양이가 머리를 쓰고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인 예시로, 직장인 집사의 경우 다음과 같은 급식 스케줄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하루 5-7끼 정도의 급식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급여하는 것이다. 이는 고양이가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려는 식탐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묘 가정의 경우에는 급식 관리가 더욱 까다로울 수 있다. 각 고양이마다 필요한 영양과 칼로리가 다를 수 있고, 어떤 고양이는 처방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마이크로 칩을 인식하는 자동 급식기를 활용하거나, 각 고양이가 자기 몫을 먹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는 것이 좋다. 또한 숨겨두는 간식의 양을 줄이고, 주 1회 정도 각 고양이의 체중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개 급식법 > 사람같이 규칙적으로 먹여라
개의 경우 의외로 사람과 비슷한 성질이 있다. 야생에서도 무리를 짓고 잡식생활을 하는 동물이어서 규칙적인 리듬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다. 수의사들은 일반적으로 하루 2번 이상의 급식을 권장한다. 이는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새끼 강아지의 경우,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 4-5번 이상 급여하는 것이 좋다.
하루 2번 이상 급여를 권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하루 1회 급여로는 필요한 영양소 권장량을 다 섭취하기 힘들 수 있다. 개들도 기초대사 이외에 산책이나 놀이를 위한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개에게 규칙적인 일과가 생겨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은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면역력 향상 등 육체적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성견의 경우 하루 1끼 급식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다. 미국의 ‘강아지 노화 프로젝트’ 연구진은 약 2만4000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1끼만 먹은 개들이 소화기계, 근골격계, 췌장과 간담도계, 구강을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 문제를 가질 확률이 낮았으며 인지기능도 더 또렷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람의 ‘간헐적 단식’과 유사한 효과로 보인다.
이런 결과의 주요 원인은 칼로리 섭취량과 관련이 있다. 하루 1번 급식을 하면 2번 주는 것보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성견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성장기의 강아지는 여전히 하루 4-5회 이상의 급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적절한 급식량 결정하라
개와 고양이의 이상적인 급식 횟수와 방법은 각 동물의 연령, 건강 상태, 생활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 반려인들이다.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가 최대한 적절한 급식방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식 횟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적절한 양의 사료를 주는 것이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비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의 체중을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 사료량을 조절해야 한다. 인간과 다른 신체를 갖고 있는 반려동물을 인간의 입장에서 판단하면 안 된다. 각 반려동물의 특성을 공부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식사 방식은 어떤 것인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일반화된 방식이 우리 아이에게도 적합한가를 판단하는 것 역시 급여를 결정하는 우리 인간의 몫이다. 오직 사랑으로만 그 과제를 극복할 수 있다. 결국 건강한 식습관은 반려동물의 수명과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반려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