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펫 플렉스(Pet Flex) 시장
최근 한국 사회에서 ‘반려동물 오마카세’라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고급 일식 요리 문화인 ‘오마카세’를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을 위한 서비스로 확장한 것으로, 펫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펫 오마카세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위한 사치가 아니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반려견 비즈니스를 대표하고 있다.
펫 오마카세 문화: 반려동물을 위한 럭셔리 다이닝 경험의 새로운 지평
‘펫 오마카세’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반려동물 문화 현상이다. 일본어로 ‘맡긴다’는 뜻의 ‘오마카세’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위한 고급 맞춤형 식사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 트렌드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맞물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펫 오마카세의 특징 >
맞춤형 서비스
펫 오마카세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 시 반려동물의 이름, 품종, 나이, 몸무게, 체질, 알레르기 여부, 선호도 등 상세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반려동물에게 최적화된 메뉴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퍼피라운지’에서는 특이체질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반려견을 위해 소고기 대신 캥거루 고기를 사용하는 등 섬세한 조정을 한다.
최상급 재료 사용
모든 음식은 ‘휴먼그레이드’ 재료로 만들어진다. 이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상위 등급의 재료를 의미한다. 신선한 육류, 생선, 채소 등을 사용하며, 방부제나 인공 첨가물을 배제한다.
전문 셰프의 요리
반려동물 영양학을 전공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셰프들이 요리를 담당한다. 이들은 반려동물의 영양 요구사항과 미각을 고려하여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진행한다.
정교한 코스 요리
일반적으로 6-8가지 코스로 구성되며, 전채, 수프, 메인 디시, 디저트 등 사람을 위한 파인 다이닝 못지않은 구성을 자랑한다. 각 코스는 소량으로 제공되어 반려동물의 소화를 돕는다.
특별한 다이닝 환경
반려동물의 눈높이에 맞춘 테이블과 의자, 특수 제작된 식기 등이 준비된다. 조용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전용 공간에서 반려인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서비스 사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퍼피라운지’ >
‘퍼피라운지’는 한국 펫 오마카세 문화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혜련 총괄 셰프와 그의 팀은 각 반려견의 특성을 고려한 1대1 맞춤 식단을 제공한다.
상세 메뉴 예시
• 아뮤즈 부시
저염 치즈를 얹은 대구살 볼에 단호박 수프
• 전채 연어 무스를 올린 메추리알
• 샐러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믹스한 특제 샐러드
• 따뜻한 요리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을 넣고 말은 닭가슴살 요리
• 메인 코스 반려견의 체질을 고려한 육류
(예: 캥거루 고기 스테이크)
• 팔레트 클렌저 소화를 돕는 특제 요구르트
• 디저트 무설탕 과일 젤라토
각 코스는 5-30g 사이의 적은 양으로 제공되어 반려견의 체구와 소화 능력을 고려한다.
서비스 과정
• 예약 시 반려견 정보 수집
• 도착 시 셰프의 환영 인사와 메뉴 설명
• 반려견 전용 방석과 식기 세팅
• 코스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요리 제공
• 식사 중 반려견의 반응 관찰 및 기록
(향후 메뉴 개선에 활용)
• 식사 후 셰프와의 대화 시간 (피드백 및 영양 상담)
가격
• 소형견(~7kg): 58,000원
• 중형견(7~15kg): 68,000원
• 대형견(15kg 이상): 78,000원
이 가격에는 7코스 요리, 미네랄워터, 후식 등이 포함된다. 추가로 와인 페어링(반려인용)이나 특별 코스 업그레이드 옵션도 제공된다.
< 연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펫 오마카세 시장 >
펫 오마카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펫사료협회에 따르면,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은 연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펫 오마카세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퍼피라운지’의 경우 하반기 부산 지역 매장 오픈을 계획 중이며, 다른 업체들도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펫 오마카세 전문점이 50개 이상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한 사치나 과소비가 아닌,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존중하는 문화적 변화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펫 오마카세 문화는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반려동물 영양과 식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이 문화가 어떻게 발전하고 정착될지, 그리고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펫 오마카세가 인도한 반려동물 틈새시장 ‘ 펫 플렉스’ >
이러한 서비스의 등장은 한국 사회의 변화하는 반려동물 문화를 반영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반려동물에게 월평균 13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반려동물 용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른바 ‘펫 플렉스’ 문화가 형성되고 있으며. 하단에 소개된 사업들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 시네마
지난해 세계 최초로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퍼피시네마’가 수원 영통점에 오픈했다. 영화관 뿐만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상영관 외 반려동물 전용 레스토랑, 스파 등 다양한 반려견 전용 서비스가 함께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를 살펴보면, 스마트 기저귀를 착용한 반려견이 배변이나 배뇨를 하면 극장에 대기한 핸들러에게 알람이 전달되고, 곧바로 기저귀를 교체해줘 반려인과 반려견이 쾌적하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별도 이용료, 구독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영화관 이외에도 플레이그라운드, 미용, 스파, 카페와 같은 시설 이용과 보딩(시간 단위 돌봄) 서비스 등 반려견 전용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반려견 동반 입장 시 반드시 1일 보장 미니보험에 가입하여야 이용 가능하며 시설 이용 중 사고 발생에 대한 보상을 통해 고객이 안심하고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좌석 이용 가격은 한 좌석 당 3만6천원이며, 한 좌석당 반려인 두 명에 반려견 한 마리, 또는 반려인 한 명에 반려견 두 마리가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퍼피시네마 영통점에서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존 윅4,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상영되고 있으며, 주말은 오전 오후 모두 상영되는 영화가 있으며 평일은 저녁 시간 위주로 상영되고 있다.
펫택시
반려동물과 함께 자유로운 이동을 원한다면 ‘펫택시’도 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운송업으로 등록한 뒤,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운송하는 차를 뜻해 유치원 등원, 애견카페, 미용실, 호텔 등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이동장 밖으로 반려동물을 꺼내도 되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도 편리한 서비스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외출시 이동 수단’으로 펫택시를 선택한 보호자가 전체의 6.2%였다. 이는 3년 전(2018년) 2.4%에 비해 2.5배 증가한 수치다.
사용 가능한 서비스로는 그랫, 카카오T 펫 등이 있다.
그랫 펫택시를 사용하고 싶다면 ‘그랫’ 앱 다운로드 후 출발을 원하는 날짜, 출발지, 도착지, 강아지 정보 기입 및 카드 등록까지 진행 후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이 확정되면 카카오톡으로 확정 연락이 온다. 별도의 추가요금 없이 예약 시 진행한 금액 그대로 이용 가능하며, 차량 내부에 물티슈, 패드, 돌돌이 등이 설치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지난해 4월부터 ‘카카오T펫’ 베타 운영을 시작했다. 카카오T 앱 첫 화면의 ‘펫’ 메뉴를 통해 탑승 30분 전까지 원하는 위치로 차량 호출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을 등록해야 하며 최대 10마리까지 가능하다.
왕복 운행이 필요한 이용자 수요에 맞춰 원하는 시간만큼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 대절 서비스도 제공된다. 서비스 이용료는 실시간 수요 공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되며 기본요금은 8천원이다.
한편, 전용 펫택시 운영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포항시는 지난해 3월부터 동물운송업을 신청한 3곳에서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를 시행 중이라고 밝히며 올해 2월 초부터 1대가 추가되어 총 4대가 운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전용 셀프 빨래방
세탁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 반려동물 털이 신경 쓰였던 경험이 있거나, 일반 세탁기 이용에는 한계가 있어 직접 손빨래를 해왔던 이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서비스가 있다.
무인 점포운영솔루션 기업 코리아런드리에서 펫(반려동물) 관련 의류와 용품을 전용으로 세탁할 수 있는 ‘펫워시’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한다고 올해 4월 17일 밝혔다.
친환경 세탁시설을 바탕으로 특수 제작된 반려동물 전용 세탁기와 친환경 반려동물 전용 세제를 사용해 운영되며, 특수처리공법을 적용한 배수시설과 하수처리 시스템도 있다. 셀프 빨래방을 운영하는 기존 운영자나 신규로 오픈하는 창업자를 위한 ‘삽인샵’ 형태와 펫전용 셀프 빨래방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 전용빌라
평소 반려동물의 짖음 문제로 인한 이웃 주민과의 갈등, 반려동물과 같이 살 집 구하기 어려움 등의 문제를 겪은 이들이라면 반려동물 전용빌라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다 보면 슬개골 탈구 예방을 위한 미끄럽지 않은 바닥, 목욕에 용이한 입수 및 배수시설 등 생각보다 갖춰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일반 주거 환경에서는 불가능했던 부분이 반려동물 전용빌라에서는 가능하다.
반려동물 전용빌라로 볼 수 있는 곳으로는 대표적으로 파주 여연재가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만 입주 가능한 조건을 내걸은 이곳은 별도의 펫룸은 물론 논슬립 타일, 외부 현관 옆 세족장, 반려견 공용 샤워 시설 등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다. 여연재 네이버 카페를 통해 자세한 분양 문의 및 시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전용빌라는 서울에도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퍼즐주택’은 설계, 시공단계에서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주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건설되었다. 서대문구 반려동물 친화 주택 ‘견우일가’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2021년 공급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만 19세에서 37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공급된다.
<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펫 플렉스는 계속된다 >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의 등장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장년층을 중심으로 이를 과도한 소비문화의 한 형태로 보고 있는 의견이 높다. 아울러 이러한 펫 플렉스 서비스가 반려동물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인지,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환경은 아닌 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건 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견주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처럼, 실제로는 반려인의 과시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라는 비판도 있다.
반려동물 오마카세의 등장은 한국 사회의 변화하는 반려동물 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도한 소비문화와 계층 간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러한 서비스가 어떻게 발전하고 사회적으로 수용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보는 관점이 강해질 수록 이러한 비즈니스의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고급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모든 반려동물이 기본적인 돌봄과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