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September 19,Thursday

냉방병

무더위 탈출하다 만난 에어컨의 위협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는 동남아시아지역의 경제발전과 도시화가 가능했던 이유를 딱 하나 꼽았는데, 바로 ‘에어컨’이다. 동남아시아 및 열대지방의 발전은 온도조절을 가능하게 한 에어컨이 없었으면 생산력을 늘릴 수가 없어서, 에어컨 없는 동남아시아의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그의 논지였다.
그만큼 동남아 지역에서의 에어컨의 역할이 지대했고, 최근에는 어디에서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어 동남아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하루 종일 에어컨에 노출된다고 봐도 무방한데 에어컨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 바로 냉방병이다.

냉방병은 병이 아니다

냉방병(冷房病)이란, 냉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벼운 감기와 비슷한 질환을 말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냉방기를 이용할 때 걸리는 여름감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감기’에서 볼 수 있듯, 굉장히 다양한 증세를 보여 주는 것 또한 특징이며. 하나의 질병이라기 보단 여러 병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하나의 증후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대에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의 발달 및 보급으로 인해 더욱 늘어나는 추세이다.
냉방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인은 다양하다. 먼저 잦고 심한 기온 차 때문에 면역력 및 신진대사의 저하되는 경우인데, 과도한 열 스트레스와 저온 스트레스의 반복으로 인해 신체가 지치게 되는 경우가 잦다. 아울러 레지오넬라증, 환기 부족 때문에 실내에 축적된 병원균 및 오염 물질이 생기는 게 주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냉방병의 원인

예로부터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현대의 여름은 성능이 좋은 에어컨 덕분에 실내가 서늘하고, 때로는 긴 팔 덧옷이 필요할 때도 있어 이 말은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것의 원인은 3가지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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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실내외 기온 차이

우리가 냉방병의 원인으로 흔히 꼽는 것이 실내외의 과도한 기온차이다. 여름의 무더운 외부 기온에 비해서 실내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한 것이 문제가 된다. 이는 우리 몸이 과도한 실내외 기온 차이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서 발생한다.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순응’이라는 과정을 통해 외부의 온도에 맞추어 적응을 해가는데 그 기간은 약 1~2주 정도이다. 그런데 현대에는 냉방이 잘 된 실내와 높은 기온의 실외에 지내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서, 다시 말해 여름의 고온에 대한 적응 과정을 반복하면서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지치게 되는데, 이때 바로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여성의 경우, 여름에는 노출 부위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냉방병에는 더 취약한 편이다. 더구나 에어컨을 계속 틀면 실내의 수분이 응결되어 습도가 30~40%까지도 낮아지므로 우리 몸의 호흡기 점막이 건조되어 인후염이나 감기와 같은 증세를 일으키고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발생하기도 한다.

레지오넬라증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세균들로 오염되어서, 이 세균들이 냉방기를 통해서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감염균을 ‘레지오넬라’라고 하며, 일종의 전염성 질환이다. 이 균은 냉각기 내에서 잘 서식하고, 같은 냉각기를 사용하는 건물 전체에 퍼지게 되며 특히 허약자나 면역 기능이 약화된 사람에서 주로 감염된다. 이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냉방기의 청결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정기적인 냉각기 점검과 필터 청소가 필수적이다.

밀폐 건물 증후군

빌딩증후군’의 일종으로, 시원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게 위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대적인 건물의 실내에서는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환기와 냉난방을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빌딩에서 흔히 잘 발생한다. 주로 두통을 호소하며 눈, 코, 목 등이 건조해져 따갑거나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거나 피로감이 생길 수도 있다. 밀폐 건물 증후군은 여러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담배 연기는 물론이고 사무실 내의 가구나 카펫, 페인트나 접착제, 복사기 등에서 발생하는 화학성분들이 환기가 제대로 안 되어 실내에 계속 쌓이게 될 때 발생한다. 이는 반드시 환기를 통해 화학성분을 외부로 내보내야만 증후군의 원인이 사라질 수 있다. 규칙적으로 창문을 통해 환기를 해야 하며, 중앙환기 시스템의 경우, 회수 및 강도를 강화해야 한다.

냉방병의 극복 방법

냉방병의 증상은 대부분 냉방 환경을 개선하면 호전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각각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고열, 기침, 근육통 등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냉방병 예방법

1) 실내외 온도 차이는 5~6℃ 이내로 하고, 사람이 적은 방향으로 에어컨 송풍 방향을 맞춘다.
2) 에어컨의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고, 긴 소매의 덧옷을 준비한다.
3) 에어컨은 1시간 가동 후 30분 정도 정지한다.
4) 적어도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5) 자주 외부에 나가 바깥 공기를 쏘인다.
6) 에어컨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필터는 최소한 2주에 한 번씩은 청소한다.
7)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 운동을 수시로 하고, 자세를 자주 바꾸어 준다.
8) 찬물이나 찬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마시지 않는다.
9) 잠잘 때는 배를 따뜻하게 덮고 잔다.
10) 과음하지 않는다.
11) 매일 가벼운 운동으로 적당히 땀을 흘리고 샤워한다.
12)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13) 지나친 냉방을 피하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실내의 온도는 대체로 22~26℃ 사이가 적정하다. 처음에는 낮추었다가 서서히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방병은 우리 몸이 허약할 때 쉽게 걸리게 되므로,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은 가능하면 일정한 시간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활가이드

냉방병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냉방병은 무엇보다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우선 실내외의 온도 차이는 5~6℃ 이내로 하고, 과로를 하지 않는 등 몸의 면역력 유지에 주의해야 한다. 다음에는 한두 시간마다 정기적으로 실내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몸에 한기를 느낄 때에는 긴 소매 남방이나 가디건을 준비해 두었다가 걸쳐 입고,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경과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냉방 기구 사용을 중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고열, 기침, 근육통 등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주의사항

온도의 변화에 대한 신체 조절 능력은 5℃ 내외다. 따라서 실내와 외부의 온도차를 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아무리 더워도 온도 차이가 8℃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외부 온도가 23℃ 이하일 때는 1℃ 낮게, 26~27℃일 때는 2℃ 낮게, 28~29℃일 때는 3℃ 정도 낮게 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30℃일 때는 4℃, 31~32℃일 때는 5℃, 33℃가 넘으면 6℃ 정도 낮추는 것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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