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September 17,Tuesday

세대 교체

지난 주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자신이 속한 토트넘 축구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요즘 한국 축구협회의 유래 없는 잡음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 축구 선진국인 영국의 토트넘과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의 출현은 신성한 울림과 자성의 시간을 갖게 합니다. 특히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젊은 선수, 젊다 못해 어린 10대 선수들의 활약은 토트넘의 내일을 밝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었습니다. 비록 손흥민은 이제 축구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토트넘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인해 오히려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패기에 손흥민의 경험이 가미되어 더욱 강한 팀이 될 것이라는 것이죠.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이나 단체나 하다못해 가족이라 해도 피하지 못하는 흐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월이 지나며 어쩔 수 없는 인적 노화로 인한 세대교체입니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가장 큰 요인은 물론 인간의 노화로 인한 자리바꿈도 있겠지만 그 못지않게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입니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그 변화에 적합한 인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축구협회가 아주 고약한 악취를 풍기며 모든 국민을 찡그리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고루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퇴물 인간이 너무 오래 권좌에 앉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당연히 있어야 할 세대교체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탓입니다.
요즘 곧 다가올 미국의 대선에서 누가 대권을 쥘 것인가에 대하여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노회한 바이든이 민주당 후보직을 사퇴하고 부통령으로 있는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의 새로운 대통령 후보로 부각되면서 미국도 역시 자연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노회하다는 이유로 물러선 바이든은 젊은 시절 미국의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후 지금까지 정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빼어난 인재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빼어난 인재라 해도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줍니다.
그 노회하다는 이유로 물러선 바이든을 대신하여 세대 교체된 젊은 유색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는 과연 또 다른 노회한 정치인 트럼프와의 대결에서 승리 할 수 있을 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젊은 바람에 배팅을 합니다. 80대의 노정객이 지혜로울 수는 있지만 급변하는 세대흐름을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대교체는 한 인간의 지혜나 경륜보다 훨씬 무겁고 앞선 과제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세대 교체는 특정 국가 지도부나 단체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창업자가 훌륭한 아이디어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만들어 세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그 위대한 창업자 역시 뒤안길로 내려갈 시기를 인식해야 합니다. 그 시기를 적절하게 찾아가는 것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많은 기업들이 이와 같은 생각으로 고민하고 경영자는 잠을 설쳐 댈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인간 역시 비록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공통적인 고민을 하고 삽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베트남 교민 사회의 역사를 기록하며 교민들과 함께 한 씬짜오베트남이 이 급변하는 시대에도 그런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그리고 그 새로운 역할에 노쇠한 이 인간이 필요한가 하는 난제로 잠을 설쳐냅니다.
잠을 설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야 이미 노화증세를 보이는 늙은 두뇌에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고 수면은 모자라 몽롱한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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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조건적이고 엄정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새시대에 새로운 사고로 새로운 무장을 할 줄 아는 신선하고 젊은 두뇌의 등장을 고대합니다. 과연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씬짜오베트남이라는 미디어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요?
나름대로 그 모습을 그려본다면, 이미 시대가 변해 미디어가 갖고 있는 역할의 많은 부분을 유튜브나 SNS로 빼앗기고 있지만 그래도 정제된 소식을 엄선하여 신뢰도 높은 소식을 전하는 전통적 미디어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시대에 맞게 온라인과 AI 무기를 사용하여 교민 미디어의 역할을 확대. 발전시킬 의지와 용기가 있는 인물 정도가 될 까요?
혹시 그대가 그런가요? 씬짜오베트남이 그대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미디어는 특히 세대교체가 제때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이유는 미디어가 만드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이 먼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대중의 변화는 연령이나 지위에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저 시대의 흐름을 따라 변화할 뿐입니다. 재화를 만들고 공급하는 이들보다 그 재화를 소화하는 소비자 층에서 먼저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것이 세상의 당연한 이치라는 것을 깨달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업하는 모든 이가 세대교체를 해야 할 이유입니다.
소비하는 대중의 변화에 따라가려면, 그렇게 변화하는 소비층의 사고에 공감하고, 같은 사고로 살아가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스티브 잡스입니다. 모두들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애플폰이 스마트 폰의 효시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애플폰 전에 이미 IBM 과 노키아에서 스마트 폰 기능이 있는 폰을 만들었지만 크게 호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대의 흐름을 감지한 스티브 잡스는 멋진 디자인에 좀더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폰을 만들고, 소비자가 애용하는 청바지에 검은 티를 입고 멋진 조명 아래 등장하여 마치 최초의 스마트 폰인양 선보인 것이 바로 애플폰 입니다. 그는 대중의 변화를 감지하고 혁신을 유도했습니다. 결국 구시대를 대변하던 IMB과 노키아를 밀어내고 경제계의 세대교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회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순천자흥 역천자망 (順天者興 逆天者亡) 이라는 맹자의 글이 있습니다.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 역행하는 자는 망한다는 말인데, 시대의 변화가 자연의 섭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세대교체는 거부할 수 없는 하늘의 명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뜻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단순한 논리로 세대교체 대상이 되지만 아직 노화를 거부하는 혈기 넘치는 인간이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인가요? 자신은 아무리 부인해도 나이에 따른 노쇠한 육체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유일한 출구는 정신적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것만이 서슬 퍼런 세대교체 바람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구체적인 방법은 늘 공부하는 것입니다.
요즘 새롭게 세상을 흔들고 있는 AI에 대하여 공부하고, 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젊은 이들과 대화하고, 꾸준한 지적 호기심을 잃지 않고 지낼 줄 안다면 그야말로 지혜와 경륜을 갖춘 진짜 인재로 존경받으며 세대교체의 대상이 아니라 세대교체를 이끌 주역으로 활약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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