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말을 따르지 말고 의미를 따르라

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소위 ‘콩글리시’ 라고 부르는 ‘한국식 영어’를 극복하고 영어를 영어답게 배우고 사용하는 원칙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공부하면서 국제회의통역사(동시통역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글로벌 비지니스 현장과 수 년간의 강의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한국인이 영어를 마스터하는데 효과적인 원칙과 영어 사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때로 예정 시간보다 강의 시작이 5분 정도 늦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는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어졌네요.”라며 양해를 구하지요. 그러면서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예정 시간보다 늦어졌다”를 영어로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말이죠.

그러면서 “예정 시간보다 늦어졌다를 영어로 옮기기 위해서 ‘late’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계신 분이 계신지요?”라고 질문을 이어갑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손을 듭니다. 그리고는 대부분의 원어민이라면 “예정보다 늦어졌다.”를 “We’re behind schedule.”이라고 한다고 하면 역시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We’re behind schedule.”이라는 영어가 무슨 뜻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정보다 늦어졌다”를 영어로 하려면 겉으로 드러나는 ‘말’ 즉 ‘늦다’를 ‘late’라는 영어로 옮기려는 습관이 먼저 작동을 하는 것이 한국식의 영어입니다.
때로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제 소개를 영어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연자를 처음 보는 청중이 대부분인지라 자기 소개는 어쩌면 당연한 순서이지만,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참가한 강연이고, 청중이 수십명에 달하는 큰 강연에서 뜬금없이(?) 영어로 강연자 소개를 하면 ‘영어 강의라는 말이 없었는데 오늘 강의 전체를 영어로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당황하는 분도 계시고, ‘강사가 영어 좀 하네..’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도 계십니다.
순식간에 영어로 자기 소개를 마치고 나서는 갑자기 우리말로
“모두 다 이해 되시지요?”라고 우리말로 질문을 던집니다.
“이거 영어 강의였어?”라고 황당해 하던 분들은 비로소 안심(?)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한국어를 못하는 교포강사인 모양인데’ 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영어를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목소리와 어조에 재미있다는 반응입니다. 이어서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그러면 제가 지금 ‘다 이해되시지요?’라는 말을 하였는데, 그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혹시 understand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리신 분이 계신가요?”
역시 많은 분들이 손을 듭니다.
한편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꽤 있습니다.
“원어민이라면 아마도 ‘Are you following me?’라고 할겁니다.”
역시 많은 분들이 수긍을 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이미 원어민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을 많은 경우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단지 영어를 할 때 그들의 방식을 떠올리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우리의 방식대로 영어를 떠올리려 하는 습관에 너무 익숙해져 있을 뿐입니다.

영어를 사용할 때 우리말의 겉 껍데기를 따라가며 영어로 옮기려는 방식을 누르고 어떤 말의 ‘의미’ 혹은 속 뜻을 영어로 옮기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보아야 합니다. 우리말과 영어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말’이 아니라 ‘의미’를 잡아내려는 습관을 들이면 더 많은 영어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게 됩니다. 결국 자신이 잊고 있었던 영어의 표현들이 더 명확하게 의미로서 이해가 되고 따라서 다음 번에 비슷한 구조의 문장을 보거나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그 의미가 다가온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예정보다 늦어졌다’‘We’re behind schedule.’이라고 표현한다는 차이를 곱씹어 본다면 ‘예정보다 이르다’‘We’re ahead of schedule.’ ‘예정에 딱 맞다’‘We’re right on schedule.’ 등으로 표현하는 저들의 방식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schedule이라는 존재와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떠올리며 예정보다 늦고, 이르고, 예정에 맞는 우리의 ‘시간’ 개념조차도 ‘공간’의 개념처럼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듯 한국어와 영어 사이의 차이점을 꿰뚫기 위한 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절대 껍데기를 따라가지 말고 알맹이를 따라가라.”
Never follow the surface.
Always follow the substance.

작성자 : 이성연 원장 –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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