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규모의 횡령사건으로 인하여 호텔산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한국의 호텔 앤 레스토랑 메거진지가 11일 보도했다. 최근 SCB(사이공 상업 은행)로부터 베트남 GDP의 3%에 달하는 125억 달러(17조 250억)를 횡령한 초대형 부패 스캔들의 주인공인 Van Trinh Phat(이하 VTP) 그룹의 쯔엉 미 란(Truong My Lan) 회장이 사형을 선고를 받은 사건으로 인하여그녀의 친족을 포함해 SCB의 직원 및 관련 공무원들까지 총 86명이 횡령, 뇌물 공여 그리고 은행법 위반 등과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문제는 쯔엉 미 란 회장이 소유했던 VTP 그룹의 주요 자산을 살펴보면 호찌민의 대표 럭셔리 호텔, 더 리베리 사이공(The Reverie Saigon), 셔우드 레지던스 (Sherwood Residence), 윈저 플라자 호텔(Windsor Plaza Hotel) 등이 있다.
이 밖에도 VTP 그룹은 하노이 대우 호텔의 지분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만다린 오리엔탈 사이공의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는 유니언 스퀘어도 있다. 또한 호찌민의 타임스 스퀘어와 IFC 원, 하노이의 캐피털 플레이스 등 베트남 대표 도시의 유명 빌딩이 이들의 자산에 포함돼 있다. VTP 그룹은 횡령을 위해 1000여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허위 대출을 신청, 자금을 빼돌렸으며, 그룹이 소유한 대부분의 호텔과 빌딩 또한 대출을 위한 담보로 사용돼 문제 해결을 위해 대우 호텔 하노이를 포함, 몇몇 호텔과 빌딩의 매각이 제안되고 있다. 또한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건설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이로써 호텔 오너사의 변경은 불가피해 보이며 특히 만다린 오리엔탈 사이공의 경우 오픈이 불투명해졌다.
베트남의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현재까지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Nguyen Phu Trong) 공산당 총비서의 주도 아래 ‘불타는 용광로’라 불리는 강력한 사정 바람이 불고 있는데, 2022년부터 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국가 주석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부패 사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진다며 임기를 3년 이상 남기고 사임했으며, 그의 후임인 보 반 트엉(Vo Van Thuong) 주석도 올해 3월 돌연 사임했다.
이는 나라의 얼굴인 대통령이 1년 새 2번이나 바뀌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는 베트남 전 총리실 장관의 체포 소식과 권력 서열 4위인 국회의장의 사임 소식도 흘러나왔다. 이처럼 베트남의 반부패 운동은 위와 같이 경제, 사회 그리고 정부 고위층 등 베트남의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하노이시 당비서와 국회의장을 거쳐 공산당 총비서 5년 임기를 3연임하며 반부패 운동과 베트남 경제성장을 주도한 현재 베트남 최고 권력자인 응우옌 푸 쫑 총비서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 전기가 지난해 10월 출판됐으며, 얼마 전에는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80세인 그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그의 무자비한 부정부패 척결 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보잉 등 국제적인 브랜드가 입주해 있는 하노이의 캐피털 플레이스 빌딩도 이번 스캔들로의 여파로 만다린 오리엔탈 사이공의 오픈 계획에 영향을 주게 됐다.
호텔 앤 레스토랑 메거진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