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소득감소에 치솟는 주택임대료 ‘이중고’ 시달려

하노이 시민들이 불황 장기화에 따른 소득감소와 치솟는 주택 임대료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28일 보도했다.

Vnexpress지의 자체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꺼우저이군(Cau Giay)•동다군(Dong Da)•하이바쯩군(Hai Ba Trung)•탄쑤언군(Thanh Xuan) 등 시내중심가 주택 임대료는 올초부터 현재까지 10~15%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 상승의 주요요인은 ▲땅값 상승 ▲집기 추가에 따른 투자비용 ▲임대공간 분할에 따른 임차인 수용 규모 확대 등이 꼽혔다.

이와관련, 승차공유업체 파트너 드라이버로 재직중인 D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임대료 40% 인상을 통보받아 다른 집들을 알아봤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어 함께 지낼 하우스메이트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D씨가 거주해온 주택은 남뜨리엠군(Nam Tu Liem) 소재 면적 18㎡, 월 200만동(78.6달러)짜리 자취방으로, 집주인은 최근 소방장비와 침대, 옷장, 에어컨 등을 새로 설치한 뒤 6월부터 임대료를 280만동(110달러)으로 올린다고 D씨에게 통보했다.

집주인은 “지역 땅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가구 배치도 늘었기에 임대료 인상은 당연한 처사”라고 답했다.

줄어든 소득에 부담을 느낀 D씨는 3주간 200만~250만동(78.6~98.2달러)대 새 집을 알아보러 분주히 다녔지만 슬리핑박스(면적 8~10㎡, 잠만자는 방)외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결국 임대료를 나눠낼 동거인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올들어 하노이시 주택임대료 인상폭은 도시지역 거주자들의 연간 소득증가율의 두배를 넘어서고 있다.

앞서 통계총국(GSO)이 발표한 ‘2023년 인구생활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지역 거주자들의 1인당 월평균소득은 약 630만동(247달러)으로 전년대비 5.3% 증가에 그쳤다. 이는 장기화된 경제 불황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지에서 ‘미니아파트’로 불리는 3~5층짜리 빌라형 건축물은 위치에 따라 원룸 임대료가 월 1000만~1200만동(392~471달러) 안팎으로 외곽지역 일반 아파트와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부동산정보포털 밧동산닷컴(Batdongsan)의 딘 민 뚜언(Dinh Minh Tuan) 이사는 “대도시 주택 임대료 상승은 주로 근로자들의 높은 수요에 따른 것으로, 특히 경기 순환기인 뗏(Tet 설)을 기점으로 많은 근로자들이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에 집주인들 또한 이 시기에 임대료를 조정하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개발계획(UNDP)이 베트남 전국 1만9500명의 현지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2023년 베트남 지방거버넌스 및 공공행정성과지수(PAPI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이주를 희망중인 베트남인 가운데 호치민시와 하노이시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22%, 15%로 나타난 바 있다. 이주 희망 이유로는 ‘더 나은 취업기회’가 22%로 ‘가족상봉(41%)’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뚜언 이사는 “지난해 소형주택 화재사고가 잇따르며 소방규정이 강화된 것도 임대인들의 비용부담으로 이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임대료로 전가돼 작년부터 이러한 유형의 주택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밧동산닷컴에 따르면 올들어 하노이시 주택 임대료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취방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취방 검색량은 월간 기준으로 12~15%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사회주택 보급 확대가 자취방과 소형 공동주택에 대한 수요를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민간 개발업계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저금리대출과 세제정책 등 다양한 인센티브 마련을 정부에 조언했다.

Vnexpress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