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노동계가 민간부문 근로시간 단축을 정부에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7일 보도했다.
베트남노동총연맹은 지난 26일 노동생산성 향상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현행 48시간인 민간부문 주당 근로시간을 44시간으로 줄인 뒤 최종 40시간까지 단축하는 로드맵 마련을 정부에 거듭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대표 연사로 나섰던 당 뚜언 뚜(Dang Tuan Tu) 창신베트남 노조위원장은 “정부는 주당 근로시간을 역내국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해 근로자들에게 적절한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건강과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뚜 위원장은 “노동생산성 향상은 근무시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술 및 기계에 대한 투자를 통해 육체노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며 “정부는 법적환경 개선과 더불어 산업기계 및 장비 수입세 인하와 절차 간소화를 통해 기업들이 이러한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노동법에 따르면 민간부문 근로자는 일반적인 조건에서 하루 8시간, 주 48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없다. 기업은 근무계획을 사전 통보한 뒤 일일 및 주당 근로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민간기업에 주당 40시간 근무를 권장하고 있을뿐 이를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
이와 달리, 공공부문 근로시간은 1999년 총리 결정 188호에 따라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으로 조정됐다. 이 규정은 공무원의 업무효율성 향상을 통한 각종 업무 및 민원의 5일 이내 처리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민간부문 근로시간 단축 요구는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있어왔다.
이와 관련, 베트남노동총연맹은 작년 12월 총회에서도 주당 근로시간 40시간까지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계획은 많은 근로자들의 염원이자 희망사항”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으며,
지난해 10월 국회 6차 회기 당시 팜 쫑 응이아(Pham Trong Nghia) 의원은 1947년 주당 근로시간 48시간 미만, 연간 초과근무 100시간 미만을 규정한 호찌민 초대주석의 법령을 인용하며 “지난 80년간 민간부문의 근로시간은 단축되지 않은 반면 초과근무시간은 3배이상 늘어났다”며 “1999년 이후 공공부문 주당 근로시간은 40시간으로 규정됐지만 이후 노동법이 수차례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 근로시간은 48시간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민간부문 근로시간 단축을 제안했다.
한편 2019년 노동안전국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중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긴 반면 휴일은 가장 적은 상황이다.
베트남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약 2320시간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보다 낮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라오스, 캄보디아보다는 높았으며 유급휴가일은 12일, 공휴일은 11일로 동남아 최저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긴 노동시간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1년 7030만동(2760달러)이던 베트남 근로자 1인당 연간 노동생산가치는 2021년 1억7200만동(6753달러)으로 2.5배 늘어났으나 여전히 역내국들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사이드비나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