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동영상으로 인해 이제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매일 뉴스를 읽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뉴스를 읽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중의 하나가 뉴스를 보는일입니다. 아침에 화장실에서도 읽고, 밥먹으면서도 읽고, 누구를 기다리면서도 읽고, 일하면서도 읽고, 퇴근길의 차에서도 읽고, 자기전에 침대에서도 읽습니다. 사무실의 컴퓨터로도 틈틈히 뉴스를 읽습니다. 누군가가 단톡방에 올린 링크를 통해서도 뉴스를 읽습니다.
친구를 만나서 대화를 하다가 ‘ 야, 넌 뉴스도 안보냐?’ 라는 말을 들으면 자존심이 상합니다. 뉴스속에서 대화거리를 찾고, 뉴스속에서 정보를 얻고, 뉴스속에서 재미를 찾습니다. 뉴스를 읽으며 놀라고, 화나고, 웃고, 슬퍼하고, 아이디어도 얻고, 위로도 받습니다.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때는 댓글을 통해 누가 읽을지도 모를 글을 남기고,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다툼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뉴스속에 둘러쌓여 있
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뉴스 읽기에 쓰고 있습니다. 마치 숨을 쉬듯 뉴스를 읽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간을 정말 제대로 쓰고 있는 걸까요? 얼마나 많은 뉴스를 기억하고 있나요? 혹시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우리의 감정이 휘둘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의 시간들이 조회수로 변환되어 누군가의 수입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모른 채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뉴스를 안 읽고 살 수는 없지만, 기왕 읽는 뉴스를 더 잘 읽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알랭 드 보통’이 쓴 <뉴스의 시대>는 우리의 뉴스 읽기 습관을 되돌아 보게 하는 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기사들의 유형을 보여주며, 우리가 그런 기사를 볼때 느끼는 감정, 왜 그런 기사들을 읽게 되는지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그런 기사들을 쓰는 이유, 그런 기사들이 원하는 결과도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사 읽기, 이상적인 기사 쓰기에 대한 의견을 밝힙니다. 기사들의 유형과 그것을 읽을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분석은 너무나 탁월하여, 글을 읽는 내내 저자에게 내 일기장을 들킨 기분을 느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에서 태어나 지금은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철학자, 소설가, 수필가 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킹스칼리지에서 철학 석사를 받고, 하버드에서 철학 박사 과정(중퇴)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작가 생활을 시작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학교는 화려한데, 전공은 많이 부러운 학과는 아니네요. 하지만 그는 대중 작가로 성공하여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라는 연애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 불안>, < 일의 기쁨과 슬픔>, <행복의 건축> 등 다양한 책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