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정책을 펴고 있는 호주가 베트남과 양국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양국은 핵심광물 협력도 확대하기로 해 호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7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에서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관계 격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관계 격상으로 호주와 베트남은 서로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고, 찐 총리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베트남이 다른 나라와 맺은 외교 관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이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두 나라는 기후 변화, 에너지, 국방 및 안보, 경제 참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또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 경제 통합을 통해 한층 개방적인 무역과 투자를 추구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에너지 및 광물에 관한 연례 장관급 대화를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을 포함한 에너지와 자원 부문의 협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희토류 공급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제품에 사용되며,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국가다.
미국도 지난해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으며 희토류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날 호주와 베트남의 외교 관계 격상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들어 해빙기를 맞고 있지만 호주와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무역 갈등을 빚었다.
또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호주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해 핵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안보 측면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 중이다.
이번 합의에 대해 AP통신은 베트남이 미·중의 갈등을 틈타 전 세계 주요 강대국과 외교관계를 강화하는 ‘대나무 외교’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대나무 외교’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엔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2021년 강한 뿌리, 튼튼한 줄기, 유연한 가지라는 대나무의 특징을 비유로 삼아 베트남의 외교 정책이 대나무와 같아야 한다며 ‘더 많은 친구, 더 적은 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됐다.
이후 베트남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과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다.
연합뉴스 202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