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베트남 패키지 기판 공장이 3월 말 시범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올해 패키지 기판 사업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고 디지털투데이지가 26일 보도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인해 삼성전기 패키지 사업 부문은 악영향을 받았다. 삼성전기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패키지솔루션 부문 연간 매출은 1조7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하락했다. 스마트폰·PC 등 IT 세트 수요 부진과 메모리 재고조정으로 인해 공급이 감소했다.
올해는 전망이 밝다. 특히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 기판 공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FC-BGA은 원형 돌기 모양의 범프를 만들어 반도체 칩을 돌려 연결해 만드는 기판이다. 기존 BGA 기판에 비해 크기가 크고 고집적화가 가능해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PC, 서버, 전기차 등 반도체에 쓰인다.
삼성전기 FC-BGA 기판 공급은 올해 애플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리즈에는 애플 ARM 기반 프로세서 m1, m2칩이 장착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m1, m2칩에 쓰이는 FC-BGA 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9세대 아이패드가 단종 수순으로 밟으면서, 향후 출시되는 일반형 아이패드 역시 m1칩 탑재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 기판 공급 물량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지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RM 프로세서 신규 제품용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향후 출시될 맥북 시리즈에 탑재될 m3칩 기판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전기 측은 공식적으로 공급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AI PC 등 온디바이스AI 기기 시장의 확대도 호재다.
IDC에 따르면 온디바이스AI 지원 AI PC는 올해 5000만대 공급되며, 오는 2027년에는 1억6700만대까지 증가한다. AI PC가 SoC(시스템 온 칩)으로 기존의 로직칩과 AI칩을 결합해 기기 내 탑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FC-BGA 기판 역시 AI PC 공급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HBM용 FC-BGA도 이미 생산하고 있다”며 “AI 시장이 커지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이미 공급 준비도 마친 상태다. 지난 2021년 12월 약 1조3000억원을 들여 베트남 FC-BGA 생산시설을 구축했고, 2022년 4월에는 3000억원을 투입해 부산사업장 FC-BGA 공장을 증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 베트남 FC-BGA 기판 공장은 현재 시제품 양산 중”이라며 “올해 3월 말이나 4월 초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투데이 202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