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백제로 이어졌던 베트남 바닷길 유적서 1600년 전 힌두사원터 나왔다

베트남 남부 안장성의 메콩강 삼각주 해안지역엔 고대 백제사람들의 자취가 남아있다. 1500~1600여년 전 백제인들이 오가며 국제교역을 했던 항구도시 흔적들과 유력한 교역물인 유리 구슬 등이 2000년대 이후 종종 발견된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중국과 백제, 일본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바다 교역로의 핵심 거점으로 추정되는 옥에오 유적지다. 5~7세기 고대 한반도 삼국과 원거리 해상 교역과 문화교류를 펼쳤던 메콩강 유역의 해상왕국 푸난(扶南)국의 중요한 국제항구였던 곳이다. 최근 이곳에서 한국 고고학자 합동 조사단이 1600년 전 여러 나라 사람이 방문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인도 힌두교 사원터를 찾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한겨레지가 13일 보도했다.

전문 발굴조사기관인 서울대박물관과 대한문화재연구원, 조선문화재연구원은 지난 11월부터 현지 옥에오문화유적관리위원회, 호치민대 조사팀과 함께 옥에오문화유산 지구의 바테산 서남쪽 고담생 유적을 조사한 결과 최근 힌두교 사원터로 보이는 벽돌 건물의 자취를 발견했으며, 이 유적에서 사자 모양의 기둥, 비슈누 신상의 하반신 조각, 당대의 토기 조각 다수를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고 11일 밝혔다.

세 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합동 조사단은 400㎡에 달하는 발굴 지역의 땅 표면에서 지하 1.9m까지 파고들어 가는 굴착 조사를 벌여 벽돌로 쌓은 고대 건축물이 최소 4번 이상 겹쳐 들어 선 양상을 확인했다고 한다. 중첩된 유구의 지속 시기는 3∼12세기로 나타나는데, 가장 번성한 시점은 푸난국 전성시기인 4∼7세기로 추정된다.

노출된 전돌건축물은 칸으로 공간이 구분된 대형 건축물로 전체 규모는 아직 온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단 벽돌 부재가 열 지어 배치된 흔적을 찾는 과정에서 힌두교의 주요신인 비슈누(Vishnu) 신상 발부분에 해당하는 석조물이 나왔고 신전의 열주 일부분으로 생각되는 사자 장식을 새김한 돌기둥도 나와 오랜 기간 힌두 사원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조사단 쪽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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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에오 유적은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 유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태평양 전쟁 기간인 1942~1944년 프랑스 학자들의 발굴로 처음 실체를 드러냈으며 베트남이 통일된 뒤인 1980년대 중반부터 후속 발굴이 거듭되면서 기원전부터 7세기까지 로마와 아라비아, 인도, 중국, 한반도를 잇는 바다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 조사단은 지난 2018년부터 옥에오 유적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코발트블루색의 유리기, 동남아시아산 유리구슬, 중국 수나라 때로 추정되는 자기류, 인도산 토기 등을 출토해 수습하면서 국제적인 항구도시 옥에오의 단면을 드러내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한겨레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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