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씬짜오베트남 직원은 주말을 맞아 붕타우에 위치한 사파마 힐링 센터이자 자연과학 체험관에 다녀온 적이 있다. 붕타우에 위치한 이 센터는 황의훈 회장이 조림사업을 하면서 시작된 토지에 대규모 시설을 넣어 일반인에게는 자연 속에서의 힐링을 즐기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자연과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을 만든 것이다.
아직 우리 교민에게 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이용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도심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보기를 원하는 일반인은 물론 , 자연속에서 자연과학의 사례를 직접 보고 가르치길 원하는 학교나 단체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귀한 학습장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된다.
이 시설을 준비한 인물이 누구인가 했더니 바로 교민사회의 귀한 인적 자산으로 알려진 황의훈 전 한인회장이다. 오늘은 그 황의훈 전 한인회장을 만나 그가 만들어낸 베트남의 모든 흔적을 돌아보기로 했다.
지난 11월 28일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사람들의 머리위로 쏟아지기 직전, 요즘 호찌민 메트로 딘민푸 역사를 위한 육교 건설로 분주한 EBM빌딩에 소재한 본지 사무실에 황의훈 회장이 방문했다.
씬짜오베트남의 당연 손님 접대 메뉴인 검은 커피를 앞에두고 대화를 시작한다. 베트남에 성공한 인물에게 의례적으로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 베트남에는 언제, 왜 들어 오셨나요? 라는 한마디에 그가 말문을 열었다.
창신 신발 공장 공장 건축 감리로 입국
1992년 한베 수교 후 제일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은 신발 공장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 당시 한국에서 나이키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나이키 본사의 요구에 따라 전부 해외공장을 지어야 할 입장이라 태광, 창신 삼양 등 한국에서 내놓라하는 신발제조업체가 거의 동시에 베트남에 진출하는 시기에 한국에서 사업의 연을 맺었던 창신의 베트남 공장 건설에 대한 감리를 맡기로 하고 베트남이 입국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베트남 생활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황회장은 푸년에 있는 기술직업 학교를 찾아 교장을 만나 학생들에게 한글을 무료로 가르쳐주기로 제안하고 그 제안에 동의한 학교장의 지원으로 베트남 학생들에게 한글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신앙을 받아드린 황회장의 봉사정신이 베트남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꽃피우기 시작했다.
황회장: 일단 학생들에게 한글을 지도하기로 했는데 막상 하려니 교재가 마땅치 않아요. 그래서 조선일보 독자투고난에 기고를 하고 한글를 가르치기 위한 교재를 지원받기 원한다는 글을 올리자 단시일에 한국에서 엄청난 지지와 지원이 들어옵니다. 당시 제 주소도 넣지 않고 전화번호만 넣었는데 그 많은 교재가 호찌민 황의훈 그리고 전화번호만 적은 상태로 배달이 될 정도로 많이 들어왔습니다. 한국인의 협동정신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죠.
그렇게 시작한 한글 보급 활동은 차후 황회장의 베트남 활동에 결정적 역활을 하게 된다.
황회장: 그렇게 한국에서 보내 준 교재로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베트남 학생들이 머리가 좋은지 한 6개월만 배우면 다 취직이 되어 나갑니다. 주로 한국 기업에 통역이나 공장 중간 관리자로 픽업되어 나가니 한글 학교가 더욱 활성화되어갑니다. 처음에는 저에게 한국 기업에서 연락이 와서 인터뷰도 알선하고 했는데 너무 요청이 많아서 그 후로는 학교 측에서 직접 관리를 하게 했지요. 덕분에 직업 학교에서 한글을 배운 학생들은 졸업 후 6개월 안에 다 한국기업에 취업이 되어 학교장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지요.
어느날 한국회사에 취업한 학생이 연락을 합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한국회사 사장님이 저는 찾는다고 해서 찾아가 면담을 했는데, 베트남에 진출 후 공장을 꾸려 운영하고 있는데 베트남 사정을 잘 모르니 자재 등 구입품에 대한 어려움이 너무 크다며 제에게 그 일을 좀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회사에서 필요한 자재등 구임품을 알선하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저를 통해 한글을 배운 학생들이 산지 사방에 깔려있어 자재 구입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은 잘 모르는 현지 공급업체를 찾아서 자재를 구입하니 예전보다 많은 경비를 절약할 수 있었지요.
그 일을 계기로 제가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하고 있는 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한 3년 정도 작은 기업들을 상대로 일을 하다 보니 자금도 좀 쌓여서 사마파( SaFaMa: Saigon, Factory, Materials)라는 이름으로 정식 회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태광산업과 MRO서비스 계약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태광산업도 현지 자재 구입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연차 회장을 직접 찾아뵙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태광에서 구입하는 모든 자재가격보다 10%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거래한 대금은 다음 달 말에 수금하는데 잘못된 물품이 있다면 바로 수금 예정 금액에서 제외하기로 하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그게 먹혔습니다. 그후 20여년 동안 태광에 독점으로 MRO서비스를 맡게 되었죠.
실제로 제가 태광산업 MRO서비스를 맡은 후 태광산업의 물품 구입금액은 제가 약속한 10%가 아니라 30% 정도가 줄었습니다. 과외 관리 비용도 많이 줄어든 것이죠. 그렇게 20여년을 태광과 거래를 잘 했는데 지금은 삼성 계열사 중에 하나인 I Market이라는 회사로 태광이 거래처를 바꾸고 저는 그 I Market 사에 물품을 조달하는 것으로 구조가 조정되었습니다.
한주필: 대단하시네요. 뿌린대로 걷는다고 무보수 봉사활동이 어엿한 사업체를 만들어 준 심이군요.
황의장: 저는 지금도 늘 봉사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제 철학은 뿌린대로 걷는다가 아니라 준 것보다 10배 20배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이건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진리일 수도 있습니다. 단지 제가 기독교 신자라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가 그렇습니다. 눈이 녹은 한 방울의 물이 봄에 얼은 땅을 헤치고 솟아나는 씨앗을 살리고, 꽃을 피우고, 엄청난 열매를 맺습니다. 봉사 활동은 바로 겨우내 얼음으로 지내다 녹은 한 방울의 물과 같은 것입니다.
한주필: 그럼 성공한 사업가인 황회장은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 활동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십시오.
황회장: 밥퍼라는 유명한 봉사 활동이 있지요. 베트남 빈탄군 적십자회에 찾아가서 내가 불우이웃에게 식사를 제공하려 하니 땅을 제공해주면 그 위에 제돈으로 건물을 짓고 식사를 준비해서 당신들이 정하는 사람들에게 무료 급식을 하겠다고 했지요. 처음에는 별로 내키지 않은 반응이었지만, 그동안 제가 기부를 많이 한 탓에 승낙 했습니다. 그게 2013년 일입니다. 빈탄군 인민위원회는 돈이나 살로 기부하면 되지 뭐 밥을 지어 주겠다고 하냐며 좀 의아한 반응이었는데 제가 자신있게 말했지요 이것을 하면 당신들 적십자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제가 직접 식사를 준비하지는 않고 인민위원회에서 고용한 조리사를 시켜서 만들고 배식은 저희 교회사람들이 협조를 하였죠. 하루에 150명 일주일에 삼일을 무료배식을 했지요 대상자는 적십자에서 선정해서 식권을 받아
오는 것으로 했지요.
이런 소식이 각종 미디어에 보도되자 대박이 납니다. 빈탄 적십자로 엄청난 관심과기부가 이어집니다. 그런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봉사 활동 확인서를 써달라고 하는데 제가 개인으로 하니 그런 것을 써줄 수가 없어 마침 법퍼 봉사로 유명한 다일 공동체 최일도 목사님에게 협조를 요청해서 NGO 라이센스를 내달라고 하니 다일 공동체 베트남 호찌민 지부 황의훈으로 라이센스가 나와서 그 일을 한동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목사님이 그 일을 전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여 저는 그간의 과정을 전부 최목사님에게 넘기고 그 일에서는 빠졌습니다. 그런 봉사 활동이 제가 베트남에서 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한주필. 한인회장으로 봉사를 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목사님을 모셔서 꿈과 하늘 교회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황회장: 선교는모든 신앙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자비량 선교사를 자임하며 스스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때, 한인회를 맡으면서 순수봉사단체로 역할을 접목 시키려 했는데 제가 좀 순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인회는 정치적인 색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결국 성공적인 회장 역할을 못한 듯합니다.
확실한 대박 사업, 조림사업
한주필: 다시 사업이야기로 돌아가서, 지금하시는 MRO사업외에도 여타 많은 사업을 진행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죠.
황회장: 저는 장기적으로 베트남에서의 조림사업에 관심을 두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심는 사업이죠. 얼핏보기에는 남의나라에서 나무를 심어서 어쩌자는 거냐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나무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줍니다. 묘목을 심어서 재목으로 가치가 있는 성목이 될 때까지 나무는 거의 매년 가격이 배로 증가합니다. 실제로 제가 지금 심고 있는 Apiton이라는 나무는 묘목을 심어 성목이 되어 판매할 때의 가격은 100배가 됩니다.
보통 통화가치가 20년정도에 2배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무는 그에 비해 열 배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땅값 역시 20년이면 2-5배는 뛰지 않을까요? 성목이 될 때까지 20년이상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땅값도 오르고, 초기 5년정도 잡초를 제거하는 관리를 제외하고는 관리비가 안듭니다. 또한 나무를 수확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심어진 땅을 그대로 판매한다면 더욱 손쉬운 사업이 됩니다. 부동산 사업도 되면서 차후에는 탄소 배출권 사업도 가능하리
라 봅니다. 그리고 의외로 큰 돈이 들어가는 사업도 아닙니다.
그런 조림사업을 구상했을 때 아무도 제 말에 동조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땅을 사서 조림을 했습니다. 조림사업을 시작하고 나무가 자라자 그것을 그냥 방치하지 말고 그 울창한 자연을 이용한 사업을 구상한것이 바로 이 사파마 힐링센터입니다.
사파마 힐링센터는 또 다른 이름으로 자연과학 학습장입니다. 학생들에게 자연을 통한 과학속에서 과학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많은 시설을 갖추었습니다. 성인들에게는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며 마음에 쌓인 도심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 씬짜오베트남을 통해 홍보를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향취를 느끼시고 학생들에게 자연을 통한 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습 기회를 가지시길 기대합니다. 대규모 단체의 MT장소로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주필: 저는 개인적으로 조림사업에 대하여 귀가 솔깃 한데요. 물론 그런 사업을 하기 위하여는 믿을 만한 베트남 파트너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긴한데, 사업체 구성의 구조만 마련된다면 아주 전망있는 사업인 듯합니다. 언제 다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그리고 , 요즘 사업 외에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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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참여
황회장: 대한민국 건립의 초대 대통령에 대한 기념관이 없는 것은 아마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나 싶은데, 세상의 모든 지도자가 다 공과가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너무 정치적인 색채로 초대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방치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마침 그런 운동을 한다고 하길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념적, 정치적 논쟁을 넘어서 건국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인정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자취를 기념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에게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 교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 기대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직접 연락을 주시거나 씬짜오베트남에 문의하시면 연결이 될 것입니다.
한주필: 장시간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황회장: 특별히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경제적 유익도 누렸으니 이것에 돌려주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계획이 될 수 있겠지요. 근본적으로 저를 이곳 베트남에 데려온 주님의 계획을 믿고 따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