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의 베트남 생산 거점이 정상 궤도에 도달하면서 현지 진출 5년 만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장기간 이어진 적자 터널에서 탈출한 데 이어, 생산라인 역시 가동률 100%를 유지하며 실적 및 수익성 추가 개선이 기대된다고 시사저널이 3일 보도했다.
이날 효성화학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수직 계열화 및 동남아 생산 거점 구축을 위해 2018년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법인을 세웠다. 2019~2021년 생산시설을 완공했지만 설비 결함이 드러나 4번의 정기보수를 진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및 PP 수요둔화 등의 악재로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544억원, 2021년 605억원, 지난해 3137억원 등이다. 하지만 효성화학은 현지 사업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마침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2억원을 달성해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전분기 916억원의 손실과 비교하면 뚜렷한 실적 개선이다.
공장 가동률이 올해 7월부터 100%에 진입한 것이 실적 반등의 주요인이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공장의 설비 문제로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야만 했다”며 “하지만 베트남의 PP 수요 증가로 설비 가동률 100%를 달성하며 이익을 실현했다. 향후 고부가 제품 비중의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전세계 PP 시장 중 수요 성장률이 인도(9.1%) 다음인 4.6%인 국가다. 현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의 실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부담 감소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효성화학은 프로판가스를 원료로 탈수소화 공정을 거쳐 프로필렌을 생산한 후 PP를 제조한다. 프로판가스 가격이 원가를 좌우하는 셈이다.
올해 프로판가스 시세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프로판가스의 톤(t)당 평균 가격은 ▲1분기 700달러 ▲2분기 520달러 ▲3분기 473달러 등이다. 핵심 원재료의 원가가 낮아지는 동시에 PP의 수요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100% 생산라인 가동은 실적개선의 신호탄”이라며 “앞으로 현지 수요 상황을 면밀히 살펴 생산량을 조절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제품 판매로 수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시사저널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