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흘리고 뇌물
사이공은행(SCB) 대주주의 초대형 횡령사건에 은행을 감시감독해야할 중앙은행(SBV) 간부와 직원들이 뇌물수수 등 대거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3일 보도했다.
쯔엉 미 란(Truong My Lan) 반틴팟그룹(Van Thinh Phat Group) 회장의 SCB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공안부 경찰수사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중앙은행 검사·감독국 소속 조사관 24명 전원이 란 회장의 불법대출에 가담한 대가로 최소 1억동(4130달러)부터 많게는 520만달러까지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공안부는 란 회장의 1066조동(440억2230만달러) 규모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520만달러 상당의 뇌물 수수혐의로 도 티 냔(Do Thi Nhan) 중앙은행 검사·감독국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있다.
이와 함께 경찰수사국은 조사원 16명을 직위 이용과 공무상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의견을 냈다. 나머지 7명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불법수취한 뇌물을 모두 반환한 점을 참작해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수사국에 따르면 냔 국장은 지난 2017년 8월 SCB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기 사실을 포착했으나 이후에도 SCB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있도록 조사내용을 흘리고 관련 보고서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죄에 가담했다.
냔 국장은 2017년 10월 란 회장과 만나 SCB의 규정위반이 심각한 수준이며 고객들의 예금을 보장하기 위해 자산매각에 나서야한다고 권고했다. 당시 란 회장은 비공식적으로 SCB의 지분 91.5% 가량을 소유한 최대주주였다.
그러자 란 회장은 냔 국장과 조사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며 38조동(15억6930만달러) 규모 부실채권(NPL)을 문제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조사원들이 본격적으로 불법대출에 가담하며 SCB의 주요 재무지표가 모두 조작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냔 국장은 실제 35.8%에 달했던 부실채권비율을 6.8%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냔 국장은 이어 2018년 3월 하노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반틴팟그룹 계열사 고객 71명에게서 불법대출 징후가 포착됐다는 내부정보를 공유하며 관련자료가 수사기관으로 이첩되지 않도록 자산을 매각해 대출상환에 나설것을 란 회장에 권유했다.
이에 란 회장은 또다시 냔 국장에게 도움을 청하며 조사규모를 축소해 해당고객들의 현금흐름과 대출 상환액의 출처를 추적하지 말것을 요청했다. 이는 신규대출로 기존대출을 상환해온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따라 냔 국장은 조사원들에게 상환액의 출처추적 금지를 지시했고 조사 규모를 축소했다.
경찰수사에서 냔 국장과 냔 국장의 상사인 응웬 반 훙(Nguyen Van Hung) 중앙은행 수석 부감독관은 SCB의 심각한 규정위반과 취약한 재무상태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과 정부로부터 불법대출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와관련, 공안부 경찰수사국은 란 회장을 뇌물공여와 은행규정 위반, 횡령 등 3가지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함께 공안부는 이번 사건과 연루된 85명에 대해 뇌물수수, 은행규정 위반, 횡령, 지위이용, 직권남용, 책임감 부족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혐의 등으로 기소의견을 냈다.
경찰수사국은 란 회장과 공범들이 이번 불법대출로 SCB에 500조동(206억4840만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혔으며 란 회장이 304조동(125억5420만달러)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SCB가 회사채 불법 발행에 연루됐다는 소식으로 뱅크런 조짐을 보이자 중앙은행은 사태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SCB를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통제해왔다.
인사이드비나 202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