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GDP 약 6%…베트남 억만장자 5인 합산 자산보다 많아
베트남 부동산기업 반틴팟그룹(Van Thinh Phat Group)의 쯔엉 미 란(Truong My Lan) 회장이 사이공은행(SCB)을 통해 횡령한 금액이 304조동(125억284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횡령 규모는 시가총액 1위인 비엣콤은행(Vietcombank 증권코드 VCB)를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 시총을 앞서는 규모라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0일 보도했다.
공안부 경찰수사국은 지난 17일 란 회장을 뇌물공여와 은행규정 위반, 자산횡령 등 3가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함께 공안부는 이번 사건과 연루된 85명에 대해 뇌물수수, 은행규정 위반, 자산횡령, 직무상 지위이용, 공무상 직권남용, 책임감 부족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혐의 등으로 기소의견을 냈다.
경찰수사국에 따르면 란 회장은 피콤은행(Ficombank)과 띤응이아은행(TinNghiaBank), SCB 3개 은행이 합병된 2012년부터 SCB 지분율을 85%~91.5%로 유지한 대주주로, SCB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았으나 자신의 가족을 은행 요직 곳곳에 앉히는 방법으로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란 회장이 SCB에서 불법대출 등의 방법으로 횡령한 자금은 총 304조동으로 나타났다. 금리를 고려한 현재 가치는 415조동(171억290만달러)을 넘어선다.
란 회장의 횡령액 125억3000만달러는 베트남 GDP의 약 6%, 전체 부동산업계 대출잔액의 11%을 차지하는 수준이자 동시에 18일 기준 베트남 최고 부호인 팜 녓 브엉(Pham Nhat Vuong) 빈그룹(Vingroup, VIC) 총수 순자산의 3배, 베트남 억만장자 5명의 순자산을 합친 금액(118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 밖에도 앞서 공안부는 란 회장을 불법 채권발행 및 자금세탁을 통한 사기·자산전용 혐의를 인정해 기소의견을 낸 바 있으나 경찰수사국은 추후 추가 조사와 처리를 위해 해당 사건을 분리해둔 상태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찰수사국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란 회장과 공범들이 SCB를 통해 안동투자그룹(An Dong Investment Group) 회사채 25건을 불법 발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채 불법 발행규모는 30조동(12억3640만달러) 이상으로 전국적으로 4만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경찰수사국은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만큼 각 지방 공안당국에 신속한 피해현황 파악과 채권 구매자 조사에 나설 것을 지시한 상태다.
회사채 불법발행과 관련, 란 회장은 지난해 10월 공범 3명과 체포돼 경찰수사국의 수사를 받아왔으며 사건에 대한 전말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연루자들의 체포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도 티 년(Do Thi Nhan) 중앙은행(SBV) 검사·감독국장을 비롯해 중앙은행 직원 5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도 국장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SCB 담당 감독부서장으로 재직해왔으며 SCB가 중앙은행의 특별관리은행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일련의 위반사항과 열악한 재정상태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란 회장으로부터 총액 520만달러의 뇌물을 수취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경찰은 도 국장이 수취한 뇌물 520만달러 전액을 환수한 상태다.
현재 경찰수사국은 달아난 캐나다인과 중국인 등 전직 SCB 이사회 의장 2명과 그들의 부하직원 5명을 뒤쫓고있다.
인사이드비나 202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