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정 반영못한 규정 지적
베트남 국회에서 현행 음주운전 기준이 과도하게 엄격해 사회경제적 발전을 해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3일 보도했다.
또 럼(To Lam) 공안부 장관은 지난 10일 도로교통안전질서법 개정안 초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초안은 혈중알코올이 잔존한 상태에서 운전금지를 비롯해 음주운전 통제 및 처벌에 관한 규정 전반을 담고 있다.
앞서 국회는 2019년 호흡중·혈중알코올농도(이하 혈중알코올농도)가 잔존중인 상태에서 운전금지를 골자로 한 알코올 유해영향 방지법(2020년 시행)을 승인한 바 있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검출될 경우 농도와 상관없이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게된다.
도로 및 철도 교통 분야의 행정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인 ‘의정 100호(100/2019/ND-CP)’는 운전자에게서 알코올 농도가 검출되는 경우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자전거 40만~60만동(16.4~24.7달러) ▲오토바이 600만~800만동(246~328달러) 및 22~24개월간 면허취소 ▲자동차 3000만~4000만동(1233~1644달러) 및 22~24개월간 면허취소 등이다.
개정안 초안에 대해 국회 국방안보위원회에서는 해당 처벌기준이 엄격하며 베트남 국민의 문화와 관습, 전통과 부합하지 않다는 위원들과 현행법에서 규정한 음주후 운전금지 시행이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들어 정부 제안에 동의하는 위원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이중 처벌기준이 엄격하다고 밝힌 국방안보위원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현행법과 일관성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차량 유형별로 적절한 혈중알코올농도 처벌기준 마련을 권고했다.
재생에너지기업 할콤베트남(Halcom Vietnam 증권코드 HID)의 응웬 꽝 후언(Nguyen Quang Huan) 회장 겸 의원은 “초안에 따른 금지규정은 전날밤 음주후 다음날 아침 운전까지 금지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보장할 수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은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후언 회장은 “현행법은 주류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소득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핀란드의 경우 맥주 1병을 마신 다음 1시간, 2병은 3시간 이후 운전을 권고하고 있고, 이 정도 수준의 알코올은 신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충분히 운전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허용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의 규정 검토를 제안했다..
팜 득 안(Pham Duc An) 아그리은행(Agribank) 회장 겸 의원 또한 “세계 각국에서는 음주운전에 관한 일정한 허용기준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운전자를 처벌하고 있다”며 허용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를 제안했다.
이 밖에도 팜 칸 퐁 란(Pham Khanh Phong Lan) 호찌민시 보건국 부국장은 “혈중알코올농도가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운전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운전에 앞서 음주를 금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팜 느 히엡(Pham Nhu Hiep) 후에중앙병원장(Hue) 겸 의원은 “초안에서의 금지 규정은 자전거나 시클로(운송용 세발자전거), 리어카 등의 기초적인 교통수단에 실현 가능하지 않다”며 “전날밤 술을 마신 뒤 익일 아침 혈중알코올농도가 잔존한 상태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모습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모든 유형의 교통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규정 마련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이날 개정안 초안에는 ▲운전중 흡연금지 ▲10세 미만 또는 신장 135cm 미만 어린이 조수석 탑승금지 ▲학생 통학용 차량(스쿨버스) 안전규정 ▲운송사업자 운송시간제한 등의 주요 내용이 담겼다.
국회는 오는 24일 개정안 초안을 논의한 뒤 내년 중반 정기국회에서 검토·승인할 계획이다.
인사이드비나 202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