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대도시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뒤집어진 와이파이 표기 옆에 비자, 마스터카드등 세계적인 카드회사 로고가 보이고, 동시에 구글페이, 애플페이 표기가 교통카드 단말기에 같이 붙어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즉 출장이나 여행시 현지교통카드를 사지 않고,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통해 자신의 신용카드로 대중교통 결제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접촉(Contactless) 결제를 통해 가능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세계의 시류보다는 늦지만, 팬데믹 기간 위생 그리고 디지털화를 통해 확산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카드 결제시 뒤집어진 와이파이 표기가 있다면 기존 결제 방식보다 조금 더 빠른 컨택트리스 결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표기다. 이런 비접촉 결제 방식은 이제 보편화 되고 있는 추세다. 이번 <비즈니스 핫 이슈>에서는 점차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Cashless, Contactless 결제방식에 대하여 알아보자.
컨택트리스(Contactless)결제는 무엇인가?
결제 단말에 마그네틱 카드의 마그네틱을 긁거나 IC칩을 삽입하여 결제하는 접촉식 결제와는 다르게 NFC와 같은 근거리 무선통신을 사용하여 결제 단말기와 결제 수단이 직접 접촉하지 않고 결제하는 비접촉 결제 방법이다.
주로 EMVCo가 주관하는 EMV Contactless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며, 고속도로에서 적용되는 하이패스IR 결제 방식이나 일부 대중교통 수단과 택시에서 활용되고 있는 블루투스 결제 방식 등도 비접촉 결제에 해당된다.
넓게 보면 카카오페이, 알리페이,VnPay 등에서 바코드/QR코드 결제 등도 비접촉 결제로 볼 수 있지만, 본문에서는 주로 신용, 체크카드에서 활용하고 있는 비접촉결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비접촉결제의 작동법은?
비접촉결제(Contactless Transaction)의 작동법은 NFC를 기반으로 하는 결제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NFC란 Near Field Communication의 약칭으로, 10cm 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활성화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근거리 무선 통신 기법이다. 즉 무선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다 NFC의 기본 작동 원리는 ‘전자기 유도’에 근거하고 있다, 1831년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발표한 전자기 유도 법칙의 핵심은 ‘자기력선속의 변화가 전위차, 즉 전류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NFC 단말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금속 선이 감겨진 고리형 안테나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근처에 있는 다른 단말에서 NFC를 위해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이 안테나에 전류가 흐르며 NFC 칩에 저장되어 있던 ID와 같은 정보의 송수신이 이루어지게 된다.
NFC는 13.56MHz의 대역을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424Kbps의 통신속도를 지원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여기서 MHz, 대역, Kbps 등의 용어들이 생소할 수 있는데, Hz는 진동수의 단위로, 주기 운동이 1초에 몇 회 일어나는지를 나타낸다. 신호는 안테나 속 전자
의 진동으로 전기장과 자기장이 변화하며 전달되는 만큼, NFC의 경우 전자가 1초에 약 1,350만 회 진동하여 형성된 전자기파 신호를 주고받으며 통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단 NFC는 5G, LTE와 비교하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느낄 수가 없다. 기술적인 설명은 별로 흥미롭지 않다. 그저 참고 삼아 읽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NFC의 대표적인 사례는 모바일 교통카드다. 모바일 교통카드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에 반응하는 NFC의 빠른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그만큼 NFC는 처음 통신을 수행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매우 짧다. 블루투스는 처음 연결에 수 초가 소요되는 반면, NFC는 그 시간이 0.1초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의 크기가 크지 않다면 외려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게 된다. 또한, NFC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해 송수신하는 만큼, 작동범위가 매우 좁은 특성은 보안성 측면에서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NFC 기술을 활용함과 더불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비접촉결제 표준인 ‘EMV contactless’는 복잡한 결제 절차를 규정하여 거래가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하고 있다. 실제 절차의 구성은 꽤 복잡하지만, 간략히 설명하면 구동, 프로그램 실행, 사용자 ID 정보 전달, 검증, 처리의 다섯 단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전처리(Pre-processing) 단계에서 결제 단말인 터미널은 결제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실행하고 초기 설정을 적용한다. 그리고 NFC를 활성화함으로써 카드(기기)를 감지하여 통신 구동을 위한 정보 교환이 이루어진다. 조합 및 선택(Combination Selection) 단계에서는 결제 상황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일련의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게 되며, 이후 데이터 읽기(Read Application Data) 단계에서 카드 사용자의 정보가 단말로 전송되고, 데이터의 유효성, 거래과정, 소유주에 대한 검증을 거쳐 결제 처리가 진행된다.
카드혁명은EMV Contactless가 주도 한다.
세계적인 카드결제 회사인 Visa의 2022년 소비자 결제 태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현금 사용은 2020년에 비해 급격히 감소했으며. 특히 소비자의 89%는 전자 지갑을, 85%는 주로 온라인 및 비접촉식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를 선호했을 정도로 소비자 사이에서 비접촉결제가 대세로 등장하고 있으며 VisaNet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에서 비자카드를 통한 비접촉식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비접촉결제에는 여러가지 표준이 있지만, 한국을 제외한 세계전반적으로 쓰이는 비접촉 결제는 바로 EMV Contactless 표준이다.
EMV Contactless(EMV 비접촉결제)는 금융IC카드용 비접촉 결제 기술 NFC의 표준이다.
2004~2006년에 도입된 글로벌 신용카드사들의 연합체이자 사실상의 결제 기술 국제 표준화 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EMVCo에서 ISO/IEC 14443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이 기술의 보급 이후 접촉식 결제에서 비접촉식 결제로 시장의 핵심적 기술 패권과 관심이 넘어가고 있는 최근에는 EMV 자체가 국제 비접촉 결제 표준을 지칭하는 말로도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들 또한 EMV 비접촉 결제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Apple Pay와 Google Pay, 가민 페이, SwatchPay! 그리고 글로벌 버전의 삼성 페이와 LG 페이 등의 서비스들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EMV비접촉결제가 광범위하게 쓰이는 분야는 교통분야에서는 큰 혁신을 보이고 있다.
교통분야에서의 혁신
세계각국의 EMV contactless 기반 대중교통 개찰구, 국적에 상관없이 비자, 마스터카드가 있으면 현지 교통카드 사지 않고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은 아직 도입한 곳이 없다)
교통분야에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은 지금까지는 매우 불편했다. 특히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자주 갈경우, 그 나라에서 발행되는 교통카드를 사는 것이 지난 20년간의 상식이었지만, 지금은 그 환경을 EMVContactless가 바꾸고 있다.
EMV비접족결제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후불교통카드와는 다르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후불교통카드는 결제 원리가 매일매일 운행 개시 전에 단말기가 카드사로부터 연체 및 분실 카드 목록을 받아 갱신해 둔 뒤, 운행 중에 승객이 카드를 접촉하면 이 목록과 비교하여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면 일단 승인을 내고, 운행이 끝나면 자료를 모아 한꺼번에 카드사에 정보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를 ‘무승인 결제’를 활용한다. 즉 EMV방식의 비결제방식이 아니라 티머니와 같은 20년 넘은 기술인 MIFARE Classic기반의 기술을 사용하며 한국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EMV컨택트리스의 장점은 EMV컨택트리스를 사용하는 곳이 있으면 전세계 어디에서나 세계적인 결제회사인 비자, 마스터카드의 기반한 신용 혹은 체크카드를 교통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해외에 가서도 따로 현지의 교통카드를 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본 기술의 장점이 현지교통카드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국외 이동이 활발한 유럽에서는 2017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하여 모스크바, 키에프, 이스탄불, 밀라노, 로마, 파리, 런던, 스톡홀롬, 코펜하겐, 프라하, 바르샤바, 취리히, 제노바 등 수많은 유럽도시에서 보편화된 결제방식으로 채택되었으며, 아시아지역에서는 이미 방콕MRT, 싱가포르 전역의 대중교통, 쿠알라룸프르 RapidKL, 홍콩MTR, 타이페이지하철, 까오슝 메트로, 심지어 아날로그 대국인 일본에서도 도쿄메트로(시험중), 후쿠오카 메트로, 오사카 메트로, JR 규슈 후쿠오카 근교 구간에서 비자, 마스터카드 컨택트레스 페이먼트로 교통카드를 따로 사지 않아도 대중교통 지불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왜 한국에서는 도입이 지지부진 한가?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EMV비접촉결제방식에서 한국은 아직도 자신만의 갈라파고스처럼 불모지인 것이 현실이다. 한국 카드사들의 비접촉 결제 서비스와 국내 삼성 페이의 독자 NFC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비접촉 결제 서비스들은 한국 내 결제에서는 EMV 비접촉 결제 지원 단말이 부족한 문제로 인해 EMV 비접촉 결제 인증을 굳이 받으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신용카드 조회기에서 EMV Contactless 결제를 받기 위해서는 EMV 규격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접촉식 결제와 달리 비접촉식 결제는 VISA, MasterCard 등 각 사마다 표준에 차이가 있어 각 브랜드마다 개별 인증을 받아야 하는 문제로 인해 인증 비용이 크게 올라가고, 이로 인해 단말 가격 역시 상승한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국내 버전 삼성페이와 국내 카드사들의 경우 ISO/IEC 14443 규격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별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한국은 단말기 부족과 아울러 카드사들의 소극적인 도입 의지가 맞물리면서 비접촉 결제 도입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2022년 말 현재까지 국내 카드사들 중 많은 수는 EMVCo 회원사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컨택리스 기능을 대부분의 제품에 꿋꿋이 탑재하지 않고 있다.
그 배경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Visa나 MasterCard, JCB, UnionPay 등 EMVCo 회원사들에 의해 카드 매입망이 구축되거나, Interac, eftpos 같은 국가 단위의 통합된 매입 네트워크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각 카드사들과 VAN사들이 구축한 9개의 자체 매입망을 가지고 있고, 국제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서 결제망 가맹 외에는 사실상 아무런 권한이나 영향력이 없어 국내 카드사들이 권고를 무시해도 조치를 취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것에 있다. 더구나 국내 카드사들은 IC칩과 보안 토큰 등 EMVCo의 기술과 규격을 가져다 쓰면서 정당한 라이센스 비용조차 지불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통합된 매입 네트워크나 신기술의 도입과 영향력 확대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어떠한 협조도 거부하고 있기에 전 세계 어디서나 대부분의 카드에 컨택리스가 달려 나오는 현재에도 대한민국 카드사들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한국은 EMV결제의 갈라파고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