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한주필 칼럼-혼란한 세상

씬짜오베트남의 편집 원칙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글을 씬짜오베트남이 쓴다는 것이 그것이고, 두 번째로는 베트남 관련 내용만을 게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좀 더 친절하게 풀이하면 씬짜오베트남에 올리는 모든 글은 씬짜오베트남에 소속된 멤버에 의해 쓰여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뉴스나 단체의 소식들은 다른 소스를 참고하지만 그것을 제외한 모든 글을 우리가 스스로 자료를 찾아서 우리 글로 만들어 올리는 것은 원칙으로 합니다. 

두 번째 원칙으로 내세운 베트남 관련 내용만 올린다는 말은, 씬짜오베트남이 베트남에서 발행되고 베트남에 있는 한국 교민들을 위한 잡지인 탓에 지역 이외의 뉴스나 기사는 가급적 취급하지 않은 것을 또 다른 원칙으로 내세웁니다. 

그런 원칙하에 모든 글을 쓰는 씬짜오베트남에서도 가끔 우리가 사는 이 지역 외의 사건을 다루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해당 사건이 비록 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삶에 물리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용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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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쟁 이야기를 하고자 하니 이렇게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지난 1년 반 전부터 지속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가 이런 저런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 이번에는 영원히 풀리지 않은 숙제를 안고 사는 중동지역에서 또 다른 살육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이에는 이라는 율법을 숭상하는 이스라엘의  대대적 반격으로 양측에서 이미 대규모 사상자가 속출하는 전쟁 양상이 되었는데 그 상황이 너무 심각해 보입니다. 제 5차 중동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아닐까 다를까, 하마스의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위치한 가자지역에 1000 킬로 톤의 폭탄을 쏟아 버렸습니다. 이는 핵무기와 같은 규모의 위력입니다. 자신에게 반항한 적은 몰살시키겠다는 그 핏발선 복수심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서늘해집니다. 

이스라엘이 분노한 이유는 이해가 가긴합니다. 하마스가 점령했던 지역을 수복한 이스라엘 군이 목격한 장면은 도저히 글로써 설명하기 조차 힘든 잔인한 학살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민간인과 아이, 신생아들에게조차 예외 없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그것을 본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성을 잃을 만합니다. 그들의 분노가 어떤 양상을 만들어 낼지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자지역내 모든 식량, 전기, 연료까지 다 막아 버린다고 선언하고 그 지역내 모든 것을 말살시키겠다고 이를 갈며 선언하는 이스라엘 군부의 모습에서는 이성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거기에 세계 어른 노릇을 해야 할 미국의 바이든은 한술 더 뜹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세계의 최강국 대통령으로 위엄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대통령의 자리라면 어떤 경우도 감정을 드러내는 일을 삼가야 합니다. 특히 사람의 목숨이 달린 전쟁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명을 발표하는 내내 감정 섞인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는데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항모를 보내고 추가 군사행동을 약속했습니다. 이분법적인 해결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도록 모든 출구를 막아버리는 느낌입니다. 

지금 이스라엘과 미국의 행동을 보면, 적국의 성을 포위하고 군인과 주민을 구분않고 모조리 말살시키는 작전을 펼치는 중세시대의 전쟁이 떠오를 지경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는 일반적인 전쟁과 다른 양상인 탓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의 경우, 영토확장이라는 정치적 야욕을 위한 전쟁이라, 서로 맥이 빠진 뒤에 적당한 딜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양 민족 간의 골깊은 증오를 바탕으로 합니다. 또한 정치적 전쟁은 일반 국민들에게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군사활동을 조심하는 면이 있지만, 양 국민 간의 증오를 바탕으로 한 전쟁은 그런 긍정적 제한이 없습니다. 한 쪽이 전부 죽고 그 존재를 말살해야만 무기를 내리겠다는 무서운 증오의 마음에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 

지금의 세계에는 유대인의 힘이 너무나 막강하여 이번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에서는 어떤 전개가 되어도 이스라엘의 승리는 불보듯이 빤한 노릇이지만, 과연 그 승리로 이스라엘은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요? 아마 오히려 영원한 전쟁을 자손 대대로 겪어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유대인의 업보는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그들은 2천여 년 전 죄없는 예수를 붙잡아 이스라엘 지역의 로마 통치자인 빌라도에게 끌고 와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주장할 때, 이를 반대하는 빌라도에게 예수의 죽음에 대한 대가를 자신들이 자손 대대로 영원히 받겠다고 천명하고 그 책무를 받아 들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내린 저주가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기도 합니다. 

사랑을 앞세운 세상의 종교가 이기심에 가득한 인간의 심성에 들어가면 어떻게 변질되는지, 중동지역의 길고 긴 환난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합니다. 결국 종교로 시작된 갈등에 의해 인류는 멸망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그 종말은 이제 성큼 더 다가서는 듯 보입니다.

온통 세상이 전쟁 뉴스로 뒤덮여 마음을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우울한 하루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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