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반둥 연결, 기존 3시간거리->40분으로 줄어들어
인도네시아가 수도 자카르타와 제3의 도시 반둥을 잇는 동남아시아 첫 고속열차의 공식 운행을 시작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 보도했다.
이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카르타에서 열린 고속철도 개통식에서 운행 시작을 알리며 “환경친화적인 대중교통의 현대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 열차의 이름은 최고 시속 350㎞까지 달리는 열차의 질주하는 소리를 본떠 ‘후시'(Whoosh)로 지어졌다.
전체 142.3㎞인 이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자동차로 약 3시간 걸리는 두 도시의 이동 시간이 약 40분으로 줄어든다.
209m 길이의 열차에는 601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다. 아직 티켓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좌석 등급에 따라 편도 기준 25만∼35만 루피아(약 2만2천∼3만1천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당분간은 무료로 운영되다 10월 중순께 티켓 가격이 확정되고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하나로 중국 자본과 기술이 투입됐다.
중국은 2015년 일본을 따돌리고 이 사업권을 따냈다. 당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총사업비는 66조 7천억 루피아(약 5조8천600억원)로 예상됐다.
사업비의 4분의 3은 중국개발은행이 40년 만기 연 2% 금리로 대출해주고, 나머지 자금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이 출자해 만든 인도네시아·중국 합자회사(KCIC)가 감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토지 보상 비용이 예정보다 늘어났고 코로나19 대유행까지 터지면서 사업은 늘어졌고, 사업비도 계속해서 커지면서 113조 루피아(약 9조9천300억원)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인도네시아는 늘어난 사업비도 75%는 중국개발은행 대출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KCIC의 증자를 통해 충당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무리한 사업으로 인해 채무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고속철도 사업이 이번으로 끝이 아니라 반둥에서 제2의 도시 수라바야까지 연결할 계획이어서 2단계 사업에서는 중국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1단계 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운행 거리가 짧아 기존 교통수단을 대체해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도네시아 교통연구소(INSTRAN)의 데디 헤를람방 사무총장은 “자카르타와 반둥은 이미 다른 교통수단이 많고 사람들은 단거리 여행 시 훨씬 저렴한 교통수단을 선호한다”라며 30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