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읿어버린 일기장을 반세기만에 베트남에 돌아와서 원 주인에게 반환되는 역사적인일이 최근 일어났다고 아세안데일리지가 2일 보도했다. 티엔씨는 9월 11일 베트남 국회의사당에서 1967년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떠이닌(Tay Ninh) 전투 중 잃어버렸던 진중일기를 돌려 받게 되었다.
티엔은 타이 빙(Thai Binh) 북부 지역에서 태어나 1965년 17세의 나이로 군대에 입대하였다. 그는 베트남 남동부 전장으로 행군하는 동안의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일기를 지니고 다녔다. “내 자손들이 자신들의 조상들이 어떻게 위험과 어려움을 대면하였는지 전해주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종종 행군을 시작하고 1~2일마다 앉아서 일기를 썼고, 감정이 격해졌을 때도 일기를 썼다. 일기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베트남 병사들이 짊어졌던 고통, 위험과 희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그들의 용기와 옳은 것을 위해 싸우려는 의지도 느낄 수 있다.
1967년 3월, 미군은 떠이닌에 있는 티엔의 공군기지를 목표로 한 대규모 수색 작전인 ‘접속 도시(Junction City)’를 진행했다. 그날 티엔은 일기를 잃게 되었다. “작전이 끝난 후에 기지로 돌아갔을 때 나의 가방 안 물건들이 다 흐트러져 있었고 일기가 없어졌었다. 나는 일기를 미군이 가져갔고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그는 말했다. 베트남 통일 이후, 티엔은 베트남 북부로 돌아가서 평범한 생활을 지냈다. 일기에 관한 기억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워지며 전쟁의 기억마저도 함께 사라져갔다.
2022년 티엔은 어느 날 미국에 있는 하버드 케네디 대학의 연구자 단체로부터 그의 잃어버린 일기에 대한 연락이 왔다. 일기에는 이름, 고향 혹은 소속 부대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지 않았고, 고작 ‘르엉 티엔(친절)’ 이라는 그의 필명만 남아있었기에 그는 처음에 의심을 했었다. 그러나, 연구자들과 계속 연락을 하며 일기의 사진들을 받으면서 티엔은 그제야 자신의 잃어버린 일기가 지구 반대편에 보관 돼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995년 베트남과 미국이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양국 정부는 전쟁으로 인한 재해를 해결하고 양측 병사의 유해 유골을 찾으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양국 간에는 죽은 베트남 병사의 수색과 식별에 관한 공식적인 협력이 없었으며, 몇몇 단체와 유공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문서를 제출 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2021년 7월,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는 “베트남 전쟁의 보이지 않는 유산: 베트남 전쟁 사망자의 누락된 데이터 및 역사적 유물을 찾고, 보관하고, 공유하기(Unseen Legacies of the Vietnam War: Finding, Archiving, and Sharing the Missing Data and Historical Ephemera of Vietnamese War Dead)”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양측의 다양한 문서 시스템을 갖춘 첫 번째 연구 노력으로, 실종된 베트남 병사의 신원을 찾고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검증된 고가치 정보와 문서의 제공을 위한 양국 간의 공식 협력 채널도 열렸다.
하버드 연구진들은 노획 문서 활용센터(CDEC)에 저장된 전투 문서를 살펴보면서, 1967년 떠이닌(Tay Ninh)에서 미국 부대가 보관한 일기의 미세 필름 샘플을 발견했다. “우리는 수백만개의 분류되지 않은 미세 필름 문서 페이지 중에서 일기를 발견하였지만, ‘르엉 티엔(Luong Thien)’이라는 필명을 가진 자 외에는 저자나 부대에 대한 정보가 기재 된 것은 없었다”라고 프로젝트 책임자인 응웬 하이(Nguyen Hai)가 말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일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는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병사의 개인적인 역사를 위해서 일기의 저자를 찾기로 결심했다”라고 하이가 덧붙였다.
저자를 찾는 여정은 1966년 2월 13일에 작성된 글에서 시작되었으며, 그곳에는 작가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 “오늘은 나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날이다. 나의 형제 같은 동무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티엔 하이 동 꽈익 마을에 사는 응웬 반 쑤언(Nguyen Van Xuan)이다”라고 티엔은 일기에 기재하였다. 여러 현지인과 관리들, 그리고 해당 단서를 도움으로 연구자들은 죽은 병사인 쑤언의 가족과 연락을 주선하였다. 이를 통해 일기의 진짜 주인에 관한 정보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결국 티엔에게 그 소식이 전달되었다. 티엔이 말하기로, 쑤언은 자신의 대대장일 뿐만이 아니라 그가 매우 아끼던 형제 같은 사이였다고 한다. 쑤언이 죽은 후, 티엔은 모든 전투에서 쑤언의 손목시계를 항상 가지고 다녔으며, 그것을 그의 가족에게 돌려주기 전까지 챙겨두었다고 한다. “만약 내가 전장에서 죽게 됐을 때를 대비해, 나는 쑤언이 전장에서 죽은 날짜를 양력과 음력으로 모두 명확히 기록을 해놨었다. 물론, 그의 가족과 동료들이 그가 죽은 정확한 날짜를 기념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였다”라고 티엔은 전하였다.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인 하이는 “베트남 국회 의장이 목격하는 가운데 티엔이 일기를 돌려받은 순간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하버드 연구자들의 고단한 노력은 티엔과 같은 유공자들이 귀중한 유산을 돌려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라고 전했다.
티엔의 일기 외에도, 하버드 프로젝트는 베트남 측에서 563명의 전사에 관한 기록을 제공하였다. 이 기록들은 미국 국무장관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이 하노이에서 바이든과 휴이 회담을 통해서 베트남 국방부에 제출하였다. 하이 씨가 말하기로는 검증이 필요한 문서들이 대부분 손으로 작성되거나, 손상됐거나, 환경적 요인에 의해 손상됐다고 말했다. 손실된 자료를 복구하기 위한 기술적 어려움 외에도 베트남 전역에서 여러 방언으로 문서가 작성된 점도 걸림돌이었다. 또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연구원들이 우선 많은 문서를 베트남어로 번역해야 했다고도 말하였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베트남과 미국 나라 간, 그리고 국민들이 전쟁의 결과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공식적인 다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데일리 202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