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의 건기가 길어지면서 팜유와 고무, 커피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27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에 따르면 만디리 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량이 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팜유 생산 1위 국가다. 팜유는 기름야자 열매를 찐 다음 압착해 추출한다. 주로 식용유로 쓰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디젤과 섞어 바이오 디젤로도 활용한다.
또 커피는 최대 20%, 천연고무는 2%가량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커피 생산량은 79만4천800t으로 전 세계 3∼4위 수준이고, 천연고무 생산량은 314만t으로 전 세계 2위다.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팜유는 10%, 커피는 15% 오를 것으로 만디리 은행은 내다봤다. 다만 천연고무는 생산량 감소가 크지 않아 올해와 내년 1㎏당 1.5달러, 1.6달러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봤다.
쌀과 옥수수, 밀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세 작물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품은 아니지만 생산량이 부족하면 수입해야 하므로 전 세계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천만명으로 세계 4위다.
보고서는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쌀은 3.2%, 옥수수는 7.4%, 밀은 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만디리 은행의 산업·지역 연구 담당 부사장인 덴디 람다니는 “엘니뇨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최대 0.8%포인트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식량 재고와 물가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폭염과 가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기상학자들은 엘니뇨로 인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강한 폭염과 가뭄을 예상한다.
에디 마르토노 인도네시아 팜유협회(GAPKI) 회장도 “엘니뇨의 영향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