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5,Monday

무엇이 뱅기를 돌렸는가?

2014년도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저께쯤 직원들과 2014년도 열심히 살아보자고 “목, 하이, 바, 짬지!”를 외친 듯 한데, 벌써 직원들이 망년회를 어떻게 할건지 물어 봅니다. 계절의 변화가 없는 곳이라 잊고 지내는 세월의 속절없음을, 잦아지는 망년회 술자리만이 내가 또 한 살 만큼 더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오래된 일이겠지만 아주 낯선 고등학교에서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르기 위하여, 새벽이 어둑한 시간에 온몸을 꽁꽁 싸매고 집을 나선 기억이 어제인 것처럼 뚜렷하게 기억 납니다. 그런데 내 아들놈이 벌써 대학 입학시험을 치른답니다. 그것도 내가 시험을 치른 같은 고등학교에서 말입니다. 그 놈이 젊어 가는 세월이나, 내가 늙어가는 세월이나, 같은 세월의 길이겠지만, 그 놈이 파릇하게 젊어가는 것만큼, 내가 누렇게 시들어가는 것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나 봅니다. 나는 아직 청춘인 것 같은데 내 아들이 벌써 청춘이 되어 간답니다. 그럼 나도 청춘이고 아들놈도 청춘이고 2015년도에는 울 집안에 청춘이 두 명이나 있게 되나 봅니다.

지난 호에 저의 인터뷰 기사가 나갔는데, 저를 진보 칼럼 리스트로 소개 한 것을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말씀 드리자면, 이 칼럼에 있어서는 제가 청춘이 아니기에 최근엔 정치적 성향의 글을 써 본적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여러 부작용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제가 진보니 보수니 하는 그런 정치적 성향의 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를 굳이 제가 분류 한다면 진실을 추구하고 싶은 사실주의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보통 한 편의 칼럼을 쓰기 위해 최소 3, 4편의 관련 자료를 뒤적이게 됩니다. 그것은 진실의 가치를 존중하기에 사실에 부합하고, 가능한 실체적 수치를 찾아내기 위해서 입니다. 물론 몇 편의 글을 진보 편향성의 글이라고 주위에서 염려해주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 책을 탐독하고 여러 자료를 찾아 본 적이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의 어떤 상황에서 “진보”란 단어를 사용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보수”란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어디까지가 “친북”이고 어떤 행동이 “친미”인가도 잘 정립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보수가 좋고 진보는 나쁘다. 진보는 좋고 보수는 나쁘다. 친북은 역적이고 친미는 무조건적으로 애국자란 말 같은 것에는 동의 하지 않습니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민은 친미도 친북도, 진보도 보수도 관심 밖의 사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굳이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자면 분단국가인 특성상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면 민족으로 생각하느냐, 또는 보편적 복지에 동의하느냐, 차별적 복지에 동의하느냐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 또한 북한의 존재는 같은 민족이면서 적국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기에 “그때 그때 달라요” 일 것이며, 복지에 대한 판단 또한 본인의 연령과 처해진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요” 일 것입니다. 따라서 진보니 보수니 상관없이 대부분의 국민은 국가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국수주의자 일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자기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개인이기주의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한명일 뿐입니다. 이것을 친북이나 친미로 구분하거나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구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다만 개인적 이기주의도 절대적 국수주의도 모든 사상은 진실을 벗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행동은 국가가 만든 법적 테두리와 인간이 정한 도덕적 테두리 내에서 허락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국가의 법적 테두리와 그렇게 행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추구하는 진실에 입각한 사실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물론 이번 칼럼도 그러한 것에서 출발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한번의 병도 앓지 않고 죽어 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병들 때문에 의사를 찾아가게 됩니다. 의사는 항상 질문 합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왔습니까?” 그런데 배가 죽도록 아파 의사를 찾은 환자가 “팔도 아프고, 목도 뻐근하고….”라고 답 한다면 의사는 절대로 환자의 아픈 배를 고치지 못할 것입니다. 의사가 전지전능하다는 신도 아닐 것이며, 아픈 배를 ‘아까진기’만 바르면 낫는 시대가 지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진실한 상태 전달이 전제되어야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있고, 이런 절차에 의한 처방만이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적 아픔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모든 사건은 정확한 실체적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야 사건의 진실을 파악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전제로 되어야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있으며, 이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말들이 흘러다니는 것을 소문이라 하고, 이 소문을 활자화 시킨 것을 ‘찌라시’라고 합니다.

2014년은 2013년도에 끝나지 않은 ‘NLL찌라시’로 해가 떠서 “청와대 유출 찌라시”로 해가 지려나 봅니다.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국가는 정부의 발표를 국민이 믿어주길 원합니다. 국민은 360조의 국가 예산으로 왜 찌라시나 생산하고 있었는지 궁금해 합니다. 그리고 375조나 될 내년도 국민 혈세로 또 찌라시나 만들지 않을지 걱정도 합니다. 왜냐하면 국민은 개인적 이기주의자 이기에 본인들이 만든 국가 예산을 본인들의 이익이 되는 곳에 사용하길 바랍니다.

가령 베트남에 있는 교민은 법적으로 의무교육이라,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한국인학교 초·중 과정의 수업료를 법의 취지에 맞게 국가의 외교통상부나 교육부 예산으로 납부 해주길 바랄 수도 있습니다. 이 돈들은 어차피 본인들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본인의 돈으로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는 찌라시나 만들고 관리하는 것을 절대로 찬성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국민들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는 찌라시가 국가의 발전은 고사하고 세계적으로도 쪽 팔리는 일이기에 진실과 상관없이 빨리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되길 바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은 진보와 보수와 상관없이 국가를 사랑하는 국수주의자이기에 또다시 찌라시가 생산되어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더 이상 쪽 팔리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진실 규명과 이을 통한 처방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바램인지, 바램이 아닌지는 알 수가 없지만 찌라시가 되어 버린 사건은 찌라시가 되어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뱅기를 돌린 것은 절대적 인사권자의 지시 때문이며 인사권자의 지시는 기장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창조적 서비스를 망각하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만약 절대적 인사권과 상관없는 일반 임원의 지시였다면 기장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창조적 서비스를 절대로 망각할 리가 없을 것 입니다. 어느 분께서 ‘찌라시’라고 말씀하신 것을 두고 창조적 수사를 한다는 것은, 기장이 뱅기를 돌리지 않을 만큼의 똥 배짱 정도는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 입니다. 2015년도에도 정부 각 부처의 시무식은 창조경제, 창조복지 등 각종 창조로 시작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가이드라인이 있는 창조가 있기는 있는 것인지 궁금할 뿐입니다.

영화 ‘넘버3’에 나오는 송광호씨의 명대사가 생각 납니다.

내, 내, 내가 하, 하늘이 빨, 빨간색이라면, 빨간색이야.
알, 알겠어!

참고로 저는 하늘은 푸른색일 수도 있고, 검은색일 수도 있고, 흰색일 수도 있다고 배웠습니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실이고, 진실 입니다.

작성자 : 최 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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