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해외 도피 생활 끝에 귀국해 수감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머지않아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22일 보도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21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탁신 전 총리가 석방되면 정부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타 총리는 “그가 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탁신은 태국 정치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총리였으며,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재벌 출신으로 2001년 총리가 된 탁신은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됐다.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달 15년 만에 귀국해 수감됐다.
그는 해외에서도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탁신 지지 세력의 정당은 지난 총선을 제외하고 2000년대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탁신 계열의 프아타이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진당(MFP)에 밀려 제2당이 됐지만, 탁신을 몰아냈던 군부 진영과 손잡고 정권을 차지했다.
세타 총리는 “자유의 몸이 된 그에게 내가 의견을 구하지 않으면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탁신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그때 상황을 보자”고만 했다.
부동산개발업체 회장 출신인 세타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프아타이당에 영입돼 총리가 됐다.
탁신은 세타가 총리로 선출된 지난달 22일 귀국했다.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나,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다.
고혈압 등을 이유로 수감 당일 밤 경찰병원에 입원한 가운데 추가 사면이나 조기 석방 가능성도 있다. 교정 당국은 규정상 이르면 내년 2월 가석방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탁신이 귀국을 결정할 때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와 군부 진영 간에 사면 등을 둘러싼 합의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탁신은 풀려나면 정부에 자문하는 역할을 하며 사실상 ‘상왕’ 노릇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2023.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