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동우인들이 골프 스코어 관리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짧은 어프로치와 퍼트라고 확신합니다. 오늘은 가장 중요하다는 어프로치 이야기를 해 봅시다.
골프는 누가 실수를 덜 하는가 하는 게임이라고 하지요. 맞습니다. 그만큼 골프 샷은 실수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은 공에 작은 헤드를 가진 긴 클럽으로 큰 스윙을 하는 것이니 자칫하다가 실수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같은 롱게임은 실수를 덜 하는 기준을 가진 샷입니다. 그런데 그에 비해, 짧은 어프로치 샷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준비된 샷입니다. 기본 개념이 다른 샷입니다. 큰 스윙이 만들어 내는 실수를 덮어주고, 회복하게 하는 보호 장비나 치료약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짧은 어프로치 샷입니다.
이 어프로치 샷에 자신이 생기면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이 편해집니다. 실수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수를 해도 복구가 가능하다고 믿게 되는 것이죠. 거친 산길에도 튼튼한 산악용 신발을 신어서 안심이 되는 그런 기분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동우인들은 아무리 주의를 해도 골프에서 실수는 운명처럼 따른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어프로치와 퍼트가 골프 게임에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프로치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은 전쟁에 나서면서 위생병을 데리고 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 어프로치는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굳이 말한다면 어프로치를 잘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어프로치야말로 연습이 전부입니다. 어프로치 스윙은 드라이버나 아이언의 풀스윙과는 리듬이나 속도가 기본적으로 다릅니다. 더구나 아주 예민한 감각을 드러내는 스윙이라 일괄적으로 언급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신만의 샷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무작정 연습하는 것 보다 요령을 알고 하면 조금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하나의 기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0야드의 기준을 하나 만들면, 나머지 20야드, 40 야드 거리는 그 기준에서 응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백스윙의 크기로 거리를 정할 것인지, 팔로우의 크기로 거리를 정할 것인지, 자신이 편한 방법을 알아내는 것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대체로 52도 어프로치 클럽을 사용할 때, 백스윙 시 팔을 허리까지 올리고 30km/ hour의 속도로 스윙하면 30야드가 나간다는 계산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백스윙의 크기는 신경 안 쓰고 다운스윙 후 팔로우를 왼쪽 허리까지 보내는 방식으로 30야드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자신만의 기준을 하나 만든 후 그 기준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면 기본 무장은 완료한 셈입니다. 그 후에 로프트가 다른 클럽으로 같은 스윙을 하며 달라지는 거리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공을 띄우는 것과 굴리는 경우를 연습합니다. 이것은 클럽으로 구분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볼을 핀 전방 가까이 띄우는 칩샷은 로프트가 누워있는 샌드웨지를 사용하고, 구르는 샷은 로프트가 서있는 9번이나 8번 아이언을 사용하여 구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가능하다며 주로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이 방법은 실수를 많이 줄여줍니다. 설사 실수해도 크게 어긋나지는 않습니다.
샌드웨지를 사용하는 칩샷은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작고 느린 스윙으로 헤드를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핀 포인트 샷으로 섬세한 거리 조정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스윙 방법으로 필 미겔슨이 주장하는 힌지앤홀드(hinge and hold)라는 스윙이 있는데, 백스윙 시 과감하게 손목을 꺾고 공격적으로 다운스윙을 하는데 임팩트 이후 헤드가 손을 지니지 않은 채 스윙을 멈추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실수도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실수를 피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클럽의 바운스를 이용하여 치는 방법입니다. 공을 바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공의 2-3센치 정도의 뒤에서 클럽의 바운스를 지면 가까이 내려놓고, 타격방향으로 일자로 지면을 스치듯 지나가게 하여 공을 가격하는 방법입니다. 클럽헤드를 위에서 떨어뜨리며 공을 바로 가격하는 V자 스윙이 아니라, 헤드를 임팩트 구간에서 조금 평평하게 움직이게 하는 U자 스윙입니다. 이 스윙은 뒤땅을 때려도 헤드는 빠져나가기에 큰 재앙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어프로치 스윙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손으로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왼팔로 공을 민다는 생각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손에 집중하지 말고 팔뚝으로 공을 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불필요한 손동작으로 인하여 뒤땅을 치는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2번째, 그립을 견고하게 잡아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클럽헤드 무게를 느끼기 위하여 그립을 너무 느슨하게 잡는 바람에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립을 느슨하게 잡으면 클럽 헤드가 팔과 따로 움직이며 타격 타이밍이 약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로 뒤땅이나 공머리를 치며 난감한 실수를 만들어 냅니다. 연필을 잡고 글을 쓸 때처럼 그립을 견고하게 잡아서 클럽헤드가 손과 일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어프로치 샷에 대한 얘기를 해봤습니다만, 아마도 이대로 실행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두 제 개인적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제 기준으로 샷에 대한 얘기를 하듯이, 자기 나름대로 샷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남이 인정하건 말건 나는 이렇게 친다는 기준입니다.
이 기준은 자신만의 골프 매뉴얼 같은 것입니다. 오랜만에 필드를 나서 스윙 자체를 잃어버린 듯 혼란이 올 때, 필드에서 갑자기 샷이 망가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헤맬 때, 이럴 때 자신의 스윙 기준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다른 이의 의견이 내는 잡음을 과감히 차단하고 자신이 스스로 익힌 스윙의 기준을 찾아가 직관대로 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짧은 어프로치에 그런 기준이 정립되어 있다면 그 기준은 롱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준은 골프 스코어의 기복을 줄여 줍니다.
나이가 차면 거리가 짧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세월로 약화된 근력을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호쾌한 드라이버로 강한 남성상을 내세우고, 예리한 아이언 샷으로 그린을 찢으며 멋진 사냥 솜씨를 뽐내는 역할은 젊은 친구들에게 넘겨주고, 넓은 그물망으로 고개를 잡듯이 노련한 어프로치와 퍼트에 집중하는 것이 시니어 골퍼의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