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2024학년도 지원자 분석과 향후 준비와 대응

올해 재외국민특별전형 입시가 필답 전형은 대부분 끝난 상태에서 면접 전형 대학과 상위권 대학들의 서류 평가가 한참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기에 금년도 입시 상황을 점검해 보고 향후 준비에 대한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3년 특례는 예년과 비슷하고, 12년 특례는 증가세 이어져
올해 3년 특례의 경우 큰 변화는 없었으나 12년 특례의 경우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먼저 3년 특례자의 경우 서류전형의 경우 필답 전형에서 서류 전형으로 변경한 숭실대학교의 지원자가 작년 200명에서 295명으로 무려 95명이 증가하여 가장 두드러지게 늘었다. 이는 면접전형을 준비하거나 필답 전형을 준비하면서 어느 정도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하나 정도 이 대학을 지원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대 지원자도 276명에서 310명으로 34명이 증가하였고 덕성여대의 지원자가 늘어난 것은 약학과 5명 선발에 의한 효과로 국내 대학 약학과의 경우 대부분의 여자 대학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신규 선발 경향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필답전형에서는 합격 가능성에 무게를 둔 지원 경향을 보인다. 지원자가 55명이 줄어든 건국대의 경우 매년 높은 경쟁률을 보여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과 서류전형 대학이 늘어나면서 11학년 말까지 필답 전형을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 준비기간이 짧아 그만큼 합격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12년 특례자의 경우에는 전년도 보다 100여 명 정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증가는 중상위권 대학들과 연세대학교에 지원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는 합격에 목표한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학교는 1,383명의 지원자가 몰려 단연 독보적인 위상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인재 대학에만 333명의 지원자가 몰려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심리가 반영되었다고 하겠다. 상위권 대학인 성균관대, 한양대, 건국대 등의 지원자가 늘어났다. 특히 필답을 실시하던 동국대가 서류 100%로 변경하면서 13명이던 지원자가 8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서류전형에서 면접을 실시한 한국외대는 27명이 줄어든 245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고 선발이 엄격하다고 소문난 고려대의 경우 47명이 줄어든 768명이 지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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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시는 특징이 많은 한해였다.
올해 입시는 다른 해에 비해 여러 특징이 나타난 한해였다. 먼저 올해 입시를 치르는 학생들은 2020년 시작된 코로나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다. 이들은 코로나가 시작된 9학년부터 온라인 수업을, 10학년이 되어서는 등교는 물론 집에서도 외부 출입이 통제되는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 학업적 기반을 갖춰야 했다.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9~ 11학년에 코로나로 인한 학업적 결손의 가장 중심에 있었던 학생들이다. 대부분 학생이 아직 스스로 학습하는 자세가 갖춰지지 못한 시기에 공부에 대한 집중력을 갖기 어려운 온라인 수업을 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플은 홈 에디션이라는 특이한 시험 방식이 도입되었고 SAT는 디지털 방식이 도입되었는가 하면 AP는 온라인으로 전 세계가 같은 시간에 시험을 치러야 하는 특이한 경험을 해야 했다. 코로나 시기에는 과목별로 매년 시험 범위가 줄어들기도 하였으나 시험을 새벽 3시에 봐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 있기도 했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것은 2019년 11월에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에 대한 최종 적용단계의 해였다는 점이다. 이는 2021학년도부터 블라인드 면접을 비롯하여 교사 추천제 폐지에 이어 이번 학년도부터는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 폐지와 수상 실적을 대입 평가 항목에서 제외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교사 추천서와 함께 정성적 요소의 대표적인 평가자료인 자기소개서의 폐지는 생각보다 입시 방향에 큰 영향을 주었다.

자기소개서 폐지는 생각 이상의 많은 변화로 이어졌다.
자소서 폐지는 우선 제출서류의 간소화와 토플이나 AP 등 학교 밖에서 준비해야 하는 요소들이 더욱 강조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학업과 활동서류에 대한 제출 항목이 기존에는 모두를 혼합하여 10가지였으나 이제는 어학, 표준화학력자료(AP, SAT, IB 등) 그리고 활동 서류 5개로 세분되고 축소되었다. 반면 가천대의 경우에는 자소서 기반의 면접 평가였으나 자소서가 사라지는 바람에 수시모집에서 적용하던 ‘학생부 대체 서식’을 요구하였다. 이는 학생의 중요한 활동 서류를 목록표와 함께 9가지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으로 수정되어 오히려 학생들은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경향은 결국 해외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영어 공인성적이 더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어 기반 없이는 AP나 SAT를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소서 폐지는 서류전형 대학을 준비한 학생들에게는 마지막까지 눈치작전을 가능하게 했다. 기존에는 지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왔기에 대학이나 학과를 단시간 내에 바꾸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자소서가 사라지는 바람에 지원자는 경쟁률을 보면서 클릭 몇 번으로 지원대학이나 학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특히 학과별로 선발하는 많은 대학에서는 비슷한 학과별 경쟁률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2015 교육과정으로 한국학교
내신 성적 변별력 약화 불가피
여기에 한몫 더하는 것이 2015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의 본격적 시행이라는 점이다. 이는 11학년부터 학생들의 선택과목이 폭넓어 진다는 긍정적 면은 있으나 학업성취도 평가는 진로 선택과목의 경우 석차에 의한 등급이 사라지고 예체능 평가와 같은 A, B, C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80점 이상이 A, 60점 미만은 C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중상위권의 대부분 학생은 A를 받게 되는 구조로 한국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성취도는 매우 좋아진다는 점이 있으나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은 크게 사라지게 된다. 이런 구조하에서 최소 50% 이상 학생들이 All A를 받는 현상이 나타나 학업 역량 역시 하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결국 한국학교의 상위권 학생들은 불가피하게 토플이나 AP 등 외부 요소 없이는 상위권 대학 진학에 어려움이 있게 된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게 될 것은 너무도 뻔한 사실이다.

이와 같은 내신 성적에서의 변별력 약화에 대해 서울대학교를 중심으로 전공에 대한 관련 교과를 이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공계열을 중심으로 지원 학과에서 구체적으로 필수적으로 해당 과목을 이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화상 면접이라는 전형 요소를 추가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 서울대의 대응이다.

의예과, 약학과 지원자 크게 늘어
올해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의예과, 약학과, 수의예과 등 국내 경향에 편승하는 듯 지원자가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에서 의예과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현상이 해외에서도 이어지는 느낌이다. 1명을 선발하는 인하대학교 의예과의 경우 50:1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실 대부분 대학교의 의예과나 약학과 등의 선발은 2단계 형식으로 1차는 서류평가 그리고 1차를 통과한 학생들에게 면접전형으로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서류의 경우 고교 성적과 외부 요소 그리고 활동 서류로 구성되어 있으나 변별력이 약화된 학교 내신을 감안하면 SAT나 AP 등 외부 요소가 큰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고교 3년 동안에 토플 공부를 하면서 SAT, AP, IB 등을 특정 점수 이상으로 준비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의예과 등에 합격하는 데는 토플 115점, SAT 1,500점 그리고 AP 3과목 5점, IB 43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 12년 특례자의 지원자가 적은 경우에는 필답을 치러야 하거나 인원수 제한이 있는 경우 지원자가 크게 줄어든다. 의예과 3년 특례의 경우 인하대에 최고의 지원자가 몰린 것은 서류 준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수학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 시 필답으로 선발하는 이 학교에 지원해 본 것으로 보인다. 의예과 12년 특례의 경우에도 필답을 보는 아주대나 1명을 선발하는 중앙대는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이 분야 지원자들은 재수를 감수하고서도 합격에 대한 기대로 계속 입시에 대해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금년도 이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선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빨리 결정해야 한다. 특히 자연 계열 지원자의 경우 더욱 그렇다. 내신 성적의 변별력 약화로 인해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학교에서 그에 관련한 교과 과목을 이수해 오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등학교에서 이수한 과목에서 자신의 학과가 어느 정도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 변화로 인해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에 대한 폭이 훨씬 넓어졌기 때문이다. IB 교육과정의 경우 전공에 걸맞은 HL 과목 선택이 더욱 중요해 졌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DP 점수가 높다고 해당 대학에 합격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영어에 대한 준비가 보다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을 위해서는 토플이나 AP 등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에 대한 기반을 갖추지 않고 서는 이를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영어 기반이 튼튼한 국제학교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한다.

세 번째는 대학별로 매우 디테일한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 서울대의 경우 SAT 점수에서 영어 부분 점수만 입력하고 있다. 단순히 SAT 종합점수가 높다고 유리한 것이 아니라 영어 파트 점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 720점과 수학 780점으로 1,500점인 학생과 영어 700점과 수학 800점으로 1500점인 학생의 경우, 앞의 학생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연세대의 경우 다른 학교보다 먼저 올해부터 수상 실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대신 ‘탐구, 자율, 진로, 기타’ 등 4가지 항목을 제출하게 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수업 시간에 발표한 내용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준비나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 있다면 이를 담당 교사에게 확인받아 제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천대의 경우 학생부 대체 서식을 준비와 제출하는데 온라인 입력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대학과 달리 작성한 자료를 pdf 파일로 제출하게 하고 있다. 이는 글자 수 제한 등에서 매우 유리하다. 30자를 요구하는 한양대와 연세대 봉사활동, 50자를 요구하는 연세대의 비 교과 활동, 그리고 100자로 설명하라는 중앙대 등등 작은 차이인 것 같으나 실제 서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매우 큰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수행한 활동을 50자 정도로 작성하는데 매우 서툴고 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12년 특례의 경우 지원자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12 특례이니 대학은 쉽게 갈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3년 특례자보다 대학 진학에 어려움이 적은 것은 사실이나 지원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보니 평소 생각했던 대학 진학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의 경우 12특례 지원자가 1,383명으로 3년 특례 493명보다 무려 890명이나 많은 인원이다. 12년 특례자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매년 80-100명 정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막연한 기대 보다는 꾸준한 학업 역량을 갖추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다.
돌이켜 보면 대학이라는 관문은 학생들에게 인생에서 처음 맞이하는 긴장된 경험의 시작이다. 평소 꿈을 키우고 이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꾸준히 준비하는 자세로 자신의 인생을 잘 가꾸어 가는 시간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기고 정영오 (KGS 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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